아이템스카우트 최경준 대표의 숨겨진(?) 계획

아마 온라인 쇼핑몰 셀러 중에서 ‘아이템스카우트’라는 이름을 모르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셀러들이 “무슨 상품을 팔면 잘 팔릴까”를 고민할 때 아이템스카우트의 데이터를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아이템스카우트를 간단히 정의하면 셀러를 위한 시장조사 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이라는 망망대해에서 길을 비춰주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현재 고객들이 많이 검색하고 있는 상품은 무엇인지, 어떤 종류의 상품들이 온라인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는지, 어떤 상품 판매가 경쟁이 치열한지 등의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판매자는 이런 데이터 기반으로 어떤 상품을 판매하면 좋을지, 마케팅은 어떤 방식으로 할지 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주식차트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데이터가 어떻게 바뀌는지 보면서 미래를 예측해 볼 수도 있습니다. 보통의 분석 툴들은 내 쇼핑몰 안의 데이터를 분석하는데, 아이템스카우트는 시장상황을 분석해준다는 점에서 독특합니다.

‘아, 내가 이 상품을 판매하면 어느 정도 팔 수 있겠구나’를 예측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쇼핑몰 판매자들에게는 필수템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아이템스카우트가 기반하고 있는 데이터는 네이버에서 나옵니다. 네이버 데이터에 공개된 데이터와 아이템스카우트 측이 크롤링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조합해 판매자들에게 유용한 형태의 정보로 가공해서 제공합니다.

아이템스카우트를 운영하는 문리버의 최경준 대표에 따르면, 현재 아이템스카우트의 월간 순방문자수는 18만~19만 명 정도라고 합니다. 네이버쇼핑의 판매자수가 약 40만명 정도인데 그중 40~50%가 아이템스카우트를 이용하는 셈입니다.

최경준 대표

그런데 판매자로 등록된 모든 이들이 활발하게 판매를 하는 것은 아니죠. 등록된 판매자 활성 판매자 비중은 40%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결국 네이버쇼핑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판매자 대부분이 아이템스카우트를 한달에 한번 쯤은 이용한다고 이해할 수 있을 듯 보입니다.

최 대표는 “지금까지는 영세한 셀러들이 주로 아이템스카우트를 이용했는데, 이제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 브랜드도 이용하기 시작했다”면서 “중견규모 이상의 기업들도 이용할 수 있는 플랜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 여기까지는 아이템스카우트의 SaaS(Software as a Service) 비즈니스 소개였습니다. 아이템스카우트가 그리는 그림이 여기까지라면 이 회사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판매자라는 타깃 고객은 한정적이고, 이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익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네이버쇼핑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여서 해외진출도 불가능합니다. ‘국내 셀러를 위한 시장분석 툴’로는 쏠쏠한 수익을 내는 중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겠지만, 유니콘으로 가치평가를 받거나 나스닥 상장 같은 큰 꿈을 꾸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최경준 대표는 “나스닥을 꿈꾼다”고 말합니다. 얼핏 허황된 이야기 같은데요, 최 대표가 그리는 다른 그림이 있을까요?

최 대표는 앞에서 설명한 SaaS 비즈니스의 한계에 대해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는 아이템스카우트의 분석 서비스에 대해 “코스닥 상장 정도가 가능한 비즈니스”라고 설명합니다. 그럼에도 나스닥을 언급하고 있다는 건 다른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요, 최 대표는 무엇을 하려는 걸까요?

앞에서 말했듯 아이템스카우트는 “잘 팔릴 상품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툴”입니다. 이 툴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곳은 당연히 이 툴을 만든 회사일 겁니다. 자신의 툴을 활용해서 잘 팔릴 상품을 분석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 아이템스카우트가 “올 겨울에는 다시 어그부츠가 유행하겠군”이라는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직접 어그부츠를 판매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예측분석이 정확하다면 이 상품은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겠죠?

네, 바로 이게 최 대표와 아이템스카우트가 그리고 있는 나스닥을 향한 그림입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직접 상품 기획하고 공급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최근 뛰어난 기획과 마케팅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는 브랜드가 다수 등장하고 있습니다. 손연재 선수가 광고하는 커블체어나 저주파마사지기 클럭, 마약베개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제품들은 뛰어난 기획과 성공적인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천재적 아이디어는 반복해서 등장하기 어렵습니다.

최 대표는 “한 명의 천재 기획자가 만들 수 있는 상품은 유한하기 때문에 (성공을 거둬도) 확장이 쉽지 않다”면서 “저희는 어떤 한 명에게 기대지 않고 데이터를 통해서 추출해 내기 때문에 확장이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 대표는 데이터 분석으로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상품을 기획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데이터 분석을 잘 하면 어떤 상품이 잘 팔릴지, 어떤 식으로 광고를 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가격은 어떻게 책정할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최 대표는 데이터 분석이 아이템스카우트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데이터 분석을 잘하지 못하면 상품 기획에도 실패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는 최근 시리즈A 투자를 받았는데 투자금은 데이터 분석 인프라 구축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처음에는 마스크와 손세정제가 잘 팔리다가 마스크 스트랩이 팔리기 시작했고, 게임용컴퓨터, 휴대용 모니터, 커블체어나 마사지건 등이 잘 팔리더니 최종적으로 골프용품까지 온 모습입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이런 소비자의 니즈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저희는 데이터 과학을 통해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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