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3분기 1조7273억원의 매출과 349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동기보다 매출은 26.9% 늘었고, 영업이익은 19.9%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다.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의 성장 그래프가 마치 스타트업 같은 모습이다. 이같은 추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을 듯 보인다. 캐시카우가 튼튼할 뿐 아니라 미래성장동력인 신사업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2021년 3분기 실적

아직도 두자리수 성장하는 검색

네이버의 기둥은 검색이다. 네이버 매출의 절반 가까이 검색에서 나온다. 이번 3분기 검색플랫폼 매출은 8239억원으로, 처음으로 800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2% 성장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서치플랫폼은 검색 품질 관련 개선을 지속해왔다”면서 “AI 기술 적용을 통한 광고 효율이 좋아졌고, 블로그-인플루언서 검색을 통한 사용자생산콘텐츠(UGC)의 품질이 좋아졌으며, 커머스의 데이터가 풍부해지고, 로컬까지 사용자와 생산자의 이용이 활발해지면서 검색 전반에 걸쳐 품질 개선의 효과가 굉장히 컸다”고 전했다.

검색은 직접적으로 검색광고 매출을 일으키는 것을 넘어 다른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역할도 한다.

특히 커머스는 검색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네이버 검색창에 입력되는 키워드의 상당부분이 쇼핑을 위한 검색어이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쇼핑 키워드를 검색해서 나온 스마트스토어 검색광고를 클릭한 후 구매를 하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검색광고 매출뿐 아니라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이 올라가고, 네이버페이 거래도 늘어난다. 네이버 검색이 무너지면 네이버쇼핑의 경쟁력도 유지될 수 없다.

한 대표는 “지금까지 검색과 커머스, 로컬 콘텐츠를 하나의 사업 모델로 만들고, 하나의 성장이 다음 성장을 만들어내는 모델이 잘 나오고 있다”면서 “4분기도 성수기 효과로 연간 10%에 준하는 성장을 예상하며 중장기적으로 시장 성장률을 초과하는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제 커머스 회사

이제 네이버의 핵심사업은 커머스라고 할 수 있다. 3분기 커머스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33% 성장한 380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22%가 직접적으로 커머스 매출인 것이다. 검색수요의 상당부분이 쇼핑 검색어라는 점을 생각하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커머스 매출 비중은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3분기 스마트스토어 수는 47만개로 거래액이 전년 대비 29% 성장했다. 브랜드스토어는 전년대비 3배 이상 늘어 올해 누적 거래액 1조원을 돌파했다. 라이브커머스의 성장세도 놀랍다. 쇼핑 라이브는 3분기에 100만뷰 이상을 기록한 방송과 분기 100억원 매출을 달성한 브랜드가 다수 등장했다고 한 대표는 전했다.

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의 핵심 전략은 ‘동맹’이다. 쿠팡이 자체적으로 모든 걸 구축하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동맹 전략의 대표는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다. NFA는 쿠팡 로켓배송 수준의 배송 서비스를 위해 네이버가 물류업체들과 제휴를 맺은 것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나 브랜드스토어 판매자는 NFA 업체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이용해 고객들에게 빠르게 배송할 수 있다. NFA를 통해 네이버는 물류센터에 천문학적 투자를 하지 않고도 고품질의 풀필먼트 서비스를 판매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출처 : 신세계그룹 뉴스룸

한 대표는 “5개 풀필먼트 물류사와 2개 동대문 패션 물류사가 들어왔고 관련된 사업자들의 문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CJ대한통운과 집중해서 협력했던 브랜드스토어를 대상으로 한 풀필먼트를 강화해 매출의 성장이 스마트스토어의 전체 성장률보다 1.7배 높게 성장하는 등의 상황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NFA 효과를 확인한 네이버는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CJ대한통운과 기존의 풀필먼트 투자 규모를 10배 이상 확대하는 논의를 마련했다. 현재는 CJ대한통운이 69개사의 브랜드스토어 제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지만, 규모가 확대되면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도 이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네이버는 신세계그룹과 지분스왑을 통해 혈맹을 천명한 바 있는데, 그에 따른 후속조치도 나오고 있다. 지난 10월 이마트 장보기 서비스가 네이버에서 시작됐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당일배송이나 시간지정배송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한 대표는 “연말까지 테스트하고 내년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카페24와의 지분스왑도 중요한 포인트다. 현재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은 규모가 작은 판매자를 위한 스마트스토어와 규모가 큰 판매자인 브랜드스토어를 중심으로 짜여져 있는데, 카페24와의 제휴는 그 중간에 있는 판매자를 우군으로 만드는 전략이다. 특히 스마트스토어에서 성장한 신생 브랜드는 시간이 갈수록 독립몰에 대한 갈증을 느낀다. 카페24와의 혈맹은 이들이 네이버 생태계를 떠나지 않도록 잡아두는 효과를 가져온다.

가시화되는 글로벌 성과

네이버는 20년 전부터 글로벌을 꿈꿔왔다. 10년 넘게 실패만 거듭하다가 결국 모바일메신저 라인으로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라인의 성공은 일본과 몇몇 동남아시아 국가에 한정됐다. 네이버는 라인이 거둔 절반의 성공을 넘어 진짜 글로벌 시장을 제패할 서비스를 찾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웹툰, 웹소설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다. 3분기 북미에서 네이버 웹툰 월간 이용자 수는 역대 최대치인 1400만명을 돌파했다. 이 지역에서는 DC코믹스의 배트맨을 활용한 오리지널 웹툰을 선보였는데, 출시 1주일만에 구독자 50만명을 돌파했다.

네이버웹툰 오리지널 시리즈로 선보인 DC코믹스 배트맨 (출처:네이버)

이에 힘입어 콘텐츠는 네이버 안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60.2%가 성장한 184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웹툰 이외에 스노우에 뿌리를 둔 서비스들도 글로벌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스노우는 매월 2억명이 사용하는 카메라 앱이 됐다. 메타버스 서비스 제페토는 2억 4000만명의 누적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브랜드와의 제휴, 라이브, 게임과 같은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면서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박상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글로벌 비즈니스는 올 한해 50%가 넘는 성장을 이뤄냈고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 같다”고 전했다.

커머스 사업도 글로벌 진출을 엿보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스토어는 일본에서 9월부터 판매자 모집을 시작했고, 지난 20일부터 베타를 오픈했다. 한국에서 확인한 성공모델을 일본에 이식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한 대표는 “(일본 스마트스토어는) 라인 메신저와의 연계를 시작으로 향후 지홀딩스와의 협업을 확대하여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진행할 것”이라며 “네이버의 입증된 스마트스토어의 기술력과 중소상공인(SME)들과의 생태계 모델을 일본에서도 재현할 계획이며, 네이버 커머스가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는 첫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