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구원투수가 티몬을 살리겠다고 밝힌 계획

국내 1호 소셜커머스 티몬의 현재 모습은 다소 초라하다. 소셜커머스 3사라는 이름으로 같이 묶였던 쿠팡이 한국의 아마존이라 불릴 정도로 성장한 반면, 티몬의 존재감은 실종된 지 오래다. 롯데에 매각하려 했던 시도도 틀어졌고, 계획했던 IPO에도 실패했다. 창업자는 회사를 떠났고 대표는 계속 바뀌었다. 매출은 줄고 있으며, 이익은 여전히 마이너스다. 월간 방문자수는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인 오늘의집보다도 적다. 라이브커머스와 같은 혁신적 도전을 가장 먼저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현재의 성과는 경쟁사들보다 좋지 않다.

티몬은 지난 6월 장윤석 피키캐스트 창업자를 새로운 구원투수로 영입했다. 그런데 그는 커머스에 아무런 경력이 없는 인물이다. 티몬의 대주주인 사모펀드는 매각이든 IPO든 엑시트(Exit)를 원하는 상황으로 보이는데, 장 대표는 이런 쪽의 전문가도 아니다. 장윤석이라는 인물과 티몬은 뭔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보인다.

그가 이런 티몬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13일, 장윤석 티몬 대표가 라이브 방송 카메라 앞에 섰다. 고객, 파트너, 미디어 앞에 공식적으로 처음 등장한 것이다. 부임 이후 4개월 동안 티몬 되살리기를 위해 고민한 결과가 정리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장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커머스 3.0’을 이야기 했다. 1.0은 인터넷이 열었고, 2.0은 모바일이 열었으며, 이제 3.0이 열릴텐데, 티몬이 그 맨 앞에 서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그는 이커머스3,0을 “관계형 커머스”라고 정의했다.

사실 ‘이커머스 3.0’이니 ‘관계형 커머스’니 하는 수사들이 피부에 잘 와닿지는 않았다. “그래서 뭘 하겠다는 거지?’”라는 의문이 먼저 들었다. 장 대표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겠다는 걸까.

“콘텐츠DNA를 커머스와 결합”

장 대표는 피키캐스트라는 콘텐츠 서비스로 한때나마 성공을 경험했던 인물이다. 수익화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어떤 콘텐츠에 사람들이 몰리는지는 경험한 바 있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컨텐츠를 식별하는 장 대표의 경험에 티몬의 커머스를 더하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예를 들어 이날 티몬은 틱톡과의 제휴를 발표했다. 제휴가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낼 지는 아직 분명치 않지만, 틱톡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를 티몬 라이브커머스 등에서 유도하고, 티몬의 판매자를 틱톡의 광고주로 유도하는 활동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크리에이터 양성을 먼저 할 계획”이라며 “리뷰를 전문으로 쓰는 재야 고수들을 발굴하고 제품협찬에 대한 리뷰를 쓰도록 제공해서 리뷰 콘텐츠를 생산해두면 틱톡 숏폼 콘텐츠로 연동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DC2를 위한 플랫폼”

장 대표의 발언 중 흥미로운 코멘트 하나가 있다. “D2C를 위한 플랫폼이 되겠다”는 것이었다.

D2C란, ‘Direct to Comsumer’의 약자로, 판매자(브랜드)와 소비자가 직접 연결돼 거래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판매자가 자사몰을 구축한 후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자사몰로 유입시켜 판매하는 형태를 D2C라고 부른다. 나이키와 같은 유명 브랜드가 아마존을 떠나 자사몰 중심의 판매로 전략을 바꾸면서 D2C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본질적으로 티몬은 D2C와는 반대진영에 있다. 판매자가 직접 만나지 않고, 플랫폼을 통해 만나야 티몬이 돈을 벌기 때문이다. 티몬이 D2C를 한다면 그동안의 비즈니스와는 전혀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미가 된다.

장 대표는 자신이 생각하는 티몬의 D2C 전략에 대해 “티몬의 자산을 파트너들과 나누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티몬의 라이브커머스인 티비온에 판매자들이 개별 계정을 만들어 구독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구독자 데이터를 자체적인 마케팅에 쓸 수 있다. 티몬이 인풀루언서와 상품개발자(MD), 제조사들을 연결해 판매자 자체상품(PB)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고 장 대표는 설명했다.

정리하자면, 장 대표가 언급한 티몬의 D2C는 판매자가 자체 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 외에 지자체와 제휴를 맺고 지역의 콘텐츠와 특화상품을 발굴할 계획도 발표했다. 현재 포항시를 비롯해 3개의 지자체와 이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장 대표는 전했다.

장 대표는 “이커머스 3.0이라는 티몬의 비전을 통해 고객과 파트너에게 사는 재미를 전하고 상생하며 동반성장하는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해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티몬 혼자서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커머스라는 방향성을 기본으로 티몬과 함께하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하는 상생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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