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2년 상반기 GAA 기술을 본격적으로 도입한다. TSMC는 2024년부터 이 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는데, 삼성전자가 이보다 2년이나 앞서는 셈이다.

GAA(Gate All Around)는 전력효율, 성능, 설계 유연성 등을 확보할 수 있는 반도체 구조로, 3나노 미만의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필수로 적용해야 한다. GAA 기술을 확보하면 3나노뿐만 아니라 2나노 이하의 반도체 생산도 앞당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7일 진행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1’에서 2022년 상반기에 GAA 구조를 적용한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2023년에는 GAA 3나노 2세대 반도체를 양산하고, 2025년에는 2나노 반도체도 생산할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가 이번 발표에 주목한 이유는 삼성전자의 GAA 3나노 1세대 반도체 양산시점이 구체화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까지만 해도 2022년 내에 GAA 3나노 1세대 반도체를 양산한다고 했는데, 내년 상반기로 시점이 좁혀진 것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이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1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진행하고 있다. (출처: 삼성전자)

GAA 앞서는 삼성, “수율 안정적”

삼성전자가 GAA 3나노 1세대 반도체를 계획대로 양산한다면, TSMC보다 기술 경쟁력 면에서 앞서게 된다.

TSMC와 삼성전자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 1, 2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 양사는 먼저 미세공정을 구현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인데,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다.

TSMC는 기존에 사용하던 핀펫 공정을 활용해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할 예정이다. 2나노 이하의 반도체를 양산하기 위해서는 GAA 기술 개발이 불가피하지만, 우선 3나노 반도체부터 빠른 시일 내에 양산하기 위함이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GAA 공정을 먼저 개발한 후,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하고자 한다. 반도체 구조를 아예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 기간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GAA 공정기술을 한 번 확보하면, 2나노 이하의 반도체도 비교적 수월하게 생산할 수 있다. 이를 노리고 삼성전자는 GAA 기술을 먼저 개발하기로 했다.

업계는 기대보다는 우려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특히 수율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나노 공정으로 갈수록 회로가 좁아지면서 전하 간 간섭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는 곧 반도체 결함으로 이어지고, 수율은 낮아지게 되기 때문이다.

GAA 공정 개발에 실패하면 다시 핀펫 공정을 도입해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위한 연구를 해야 하는데, 이미 3나노 핀펫 반도체 양산 계획을 내놓은 TSMC에 비해 양산시점이 더 늦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수율 문제는 어느 정도 극복한 것으로 파악된다. 익명을 요청한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GAA 3나노 1세대 반도체 수율이 의미 있게 나왔기 때문에 삼성전자도 시점을 구체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승산이 있어서 공식적으로 발표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3나노 공정 생산 수율이 안정적으로 됐으며, 지금은 양산 준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고객사 유치, 그 다음은 에코시스템 구축

고객사 유치도 순조롭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파운드리 포럼에는 500개사의 팹리스 기업과 2000명 이상의 고객들이 사전 등록했다. 역대 삼성 파운드리 포럼 중 가장 많은 인원이 등록한 것이다. 이는 많은 팹리스 기업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TSMC의 시장점유율은 52.9%,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7.3%를 기록했다. TSMC가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훨씬 컸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고객사를 다수 확보하게 된다면,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고,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있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는 OSAT(Outsourced Semiconductor Assembly and Test) 등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에코시스템을 탄탄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 TSMC는 오랜 업력을 바탕으로 OSAT 기업과 긴밀히 협업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비교적 에코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고객사 유치를 넘어 OSAT 기업과도 추가 협업을 계획할 필요가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미국에 제2 생산라인 건설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은 포럼에서 “미국 내 새로운 생산라인 지역은 정해지는 대로 곧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