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같은 플랫폼을 금융 상품 중개 서비스로 볼 수 있을까?

예컨대 카카오페이 앱은 보험이나 투자, 대출 상품의 광고를 싣는다. 그러나 소비자가 각 상품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클릭하면 구체적인 내용은 다른 앱, 곧 카카오페이의 자회사 서비스로 옮겨져 확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에서는 금융 상품을 중개하는 회사가 각 상품에 맞는 라이선스를 획득하도록 의무화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생각해보자. 상품을 직접 중개하거나 판매하지는 않지만, 판매 페이지까지 연결해주는 광고 상품을 탑재한 카카오페이에는 어느 정도까지 책임이 부과되어야 할까?

이 의문은 올해 3월 금소법이 시행되면서 제기됐다. 금소법은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 금융사나 핀테크 업체들이 고객에게 상품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라는 등의 취지를 갖고 만든 법이다. 오는 24일이 되면 계도기간이 끝나서, 모든 금융사들이 이 법을 지켜야 한다.

법의 취지에는 금융업계에서 대체로 공감하지만, 앞서 언급한 내용처럼 입장이 부딪히는 부분도 있다. 예컨대 대출이면 대출, 투자면 투자, 보험이면 보험 등 각 상품별 자회사를 갖고 있는 카카오페이와 같은 플랫폼 의 특성 때문이다. 자회사와는 별도로, 금융 플랫폼이 상품 중개를 위한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한다는 내용에 대해서 카카오페이 같은 일부 핀테크 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카카오페이와 같은 핀테크 업체의 위치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에 대해 업계와 금융위의 풀이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9일 핀테크 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금소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설명했다. 금소법에서는 금융플랫폼이 법적지위(금융상품판매업자)를 획득하지 않았다면 금융상품을 중개할 수 없다고 나와 있는데,  여기에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뿐만 아니라 카카오페이와 같은 핀테크 업체들의 서비스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카카오페이의 첫 화면에는 대출, 투자, 보험 서비스가 나오고 이를 누르면 여러 금융상품을 볼 수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카카오페이가 금융상품 중개 서비스를 한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금소법 내용대로 카카오페이가 증권업, 보험중개업(GA) 등 서비스에 맞는 법적지위를 획득해야 한다고 말한다.


금융위가 카카오페이를 중개업자로 본 핵심 이유는 이용자가 카카오페이의 대출, 투자, 보험 등의 서비스 운영 주체를 ‘카카오페이’로 오해할 수 있어서다. 근거로 ▲카카오페이의 첫 화면에서 결제, 대출, 보험, 투자를 제공 서비스로 표시한 것과 ▲소비자 시각에서 모든 계약절차가 카카오페이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것 ▲가입자가 (카카오페이에) 보험 상담 의뢰 시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를 연결해준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는 즉각 반박했다. 서비스 주체인 자회사가 법적요건을 갖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는 “자체적으로 또는 자회사를 통해 필요한 라이선스를 획득하는 등 제도적 요건을 준수하며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카카오페이 앱 안에서 이뤄지는 펀드·투자는 증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이 관련 법적자격을 획득해 제공하고 있다. 보험 서비스는 금융상품 판매대리 중개업 자회사인 KP보험서비스가 하고 있다. 대출은 그동안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사업을 해왔으며 판매대리중개업자 라이선스를 신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금융위는 인정하지 않았다. 자회사가 자격을 취득한 것이지 플랫폼 운영주체인 카카오페이가 법적지위를 취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금융플랫폼 서비스는 크게 ‘잠재고객 발굴·유도-상품 설명-청약-계약’의 네 단계로 이뤄진다. 이때 첫 번째 단계를 카카오페이가, 나머지 세 단계를 카카오페이의 자회사에서 맡고 있는데 첫 번째도 판매과정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는 당혹스러운 눈치다. 현행법상 전자금융업자는 보험중개업을 할 수 없어, 금융위의 주장대로라면 카카오페이는 보험중개 서비스를 접을 수밖에 없다. 또 금소법 계도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법적 자격을 취득해야 하는지, 기간 내 가능한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초부터 금융당국과 카카오페이는 금소법 ‘중개’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금소법에도 중개에 대한 유권해석이 없어 금융위와 카카오페이는 서로 다른 해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계도기간을 앞둔 시기 공론화로 이어진 것이다.

금소법 계도기간은 이번 달 24일부로 끝이 난다. 25일부터 금소법에 저촉될 시 법에 따라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 안으로 당국과 핀테크 업계가 어떤 내용으로 조율을 할지가 관건이다.


카카오페이는 계도기간 안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초부터 금융당국의 가이드에 따라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을 실시해 왔으며, 이번 지도 사항에 대해서도 계도기간 내 금융당국의 우려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 당국은 일단 각 입장을 듣고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간담회에서 금융위 측은 “오늘 업계로부터 들은 질의사항, 애로사항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페이 외에 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하고 있는 토스, 뱅크샐러드 등은 현재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 여부가 없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네이버파이낸셜은 결제, 자산관리 중심의 서비스로 상품 중개는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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