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공급난이 맥도날드 밀크셰이크에 미친 영향
영국 맥도날드에서 당분간 밀크셰이크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24일(현지시간) CNN과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전국 1300여개 매장에서 밀크셰이크와 병음료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공급망과 물류망 문제다.
맥도날드는 “다른 소매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일부 공급망 문제를 겪고 있어서 영국, 스코틀랜드, 웨일즈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밀크쉐이크와 병음료를 팔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주 치킨 업체 난도스(Nando’s)도 45개 매장의 문을 닫았는데 역시 주 재료인 치킨을 공급받기 어려워서였다. KFC는 최근 공급망 문제로 일부 메뉴 품목을 비축할 수 없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음식점 뿐 아니라 소매 유통업체들도 어렵다. 재고 비축은 커녕 당장 판매할 매대에 올릴 제품도 공급망 문제 때문에 줄어들고 있기 떄문이다.
사정은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 미국 프록터앤갬블(P&G)은 공급망 문제로 올해 세후 기준 19억달러의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손실을 메우기 위한 제품 가격 인상이 예정돼 있다. 제너럴밀즈도 물류, 배송비 상승에 따라 전 세계 시장에서의 제품 가격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5.4% 올라 이미 13년만의 최고치를 찍었는데 물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에선 많은 중소 수출업체들은 지금 블랙프라이데이를 비롯, 미국의 연말 홀리데이 시즌용 주문을 받고 있는데, 주문이 들어와도 선박을 예약하지 못해 수출할 길이 막막한 형편이다. 선박 예약이 되어도 운임은 이미 크게 올랐으니 또 부담인 상황.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려다 보면 제품 가격으로 이 운임을 전가할 수도 없다.
운임은 상당히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런던에 본사를 둔 드루리 해운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8개 주요 동서 노선에서 컨테이너를 선적하는데 드는 복합 비용, 즉 전 세계 컨테이너 지수가 9613.12달러로 올랐다. 한 해 전에 비해 360%, 그러니까 3.6배가 상승한 것.
해운 운임 수준을 주간 단위로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도 계속 오름세다. 지난달 4000선을 돌파한 이후 더 올라 지난 20일 기준으로 4340.18을 기록중이다. 4000선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이고 전년 대비 4배 이상 오른 것. 미주와 유럽 노선 운임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건 이 구간을 주로 이용하는 우리 수출 기업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는 얘기다.
중소 업체들은 선박 운임이 오른다고 항공 운송으로 갈아탈 여유도 없다. 물류비 상승이 그동안 우리 경제를 ‘코로나 시국’에도 잘 달릴 수 있게 해줬던 견인차 수출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어 우려된다.
컨테니어 선사인 하파그로이드(Hapag-Lloyd)의 롤프 하벤 얀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현재 상황은 빨라야 내년 1분기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화물(수하물)이 제 때 도착할 확률은 약 40%인데 작년 이맘때 그 확률은 80%였다”고 덧붙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윤경 선임기자> s914@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