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꺾고 반도체 매출 1위 탈환한 삼성, ‘R&D에 하반기가 달렸다’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기업 매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2017년~2018년 메모리 호황 이후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한 것이다.

2021년 2분기 실적을 비교해 보면, 인텔보다 삼성전자가 우세한 모습을 보였다. 우선 삼성전자는 2021년 2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 197억달러(한화 약 22조7400억원), 인텔의 전체 매출은 196억달러(약 22조5909억원)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삼성전자는 6조9300억원(달러화 약 60억2347만달러), 인텔은 6조3000억원(약 54억7589만달러)를 각각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한동안 1위 자리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 원인으로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메모리 시장의 호황을 꼽았다. 우선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강자이고, 인텔은 CPU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양사 모두 신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현재 시장에서는 메모리 수요가 좀 더 높기 때문에 메모리에 주력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좀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서버 및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메모리 수요가 증가했고, 이는 삼성전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또한 각 사업 부문에서 삼성전자와 인텔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점유율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점유율 1위이고, 인텔은 CPU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 하지만 각 기업의 동향은 차이가 있었는데,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견조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인텔은 현재 AMD에게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다.

한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만약 인텔의 CPU 점유율이 과거와 비슷했다면 인텔이 여전히 1위를 차지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번에 AMD 실적이 잘 나왔고, AMD의 점유율 상승은 곧 인텔의 점유율 하락을 의미하기 때문에 인텔이 약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인텔이 AMD에게 따라 잡히기 시작한 것은 2012년 AMD에 리사 수(Lisa Su) CEO가 처음 총괄 부사장으로 입사하고, 2013년 인텔에 브라이언 크르자니크(Brian Krzanich)가 취임하고 나서부터다. 리사 수 CEO가 취임한 이후, AMD는 라이젠 시리즈 등 가성비와 품질을 고려한 제품을 개발해 나갔다. 반면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경영성과를 위해 통신칩,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신사업에 주력하고, 공정미세화 및 아키텍처 연구팀을 대거 해고한다. 결국 인텔은 기술력 면에서 크게 발전하지 못했고, AMD는 이를 바짝 따라붙게 됐다.

결국 크르자니크 CEO가 퇴임하고, 로버트 스완을 거쳐 지난 2월 15일, 팻 겔싱어(Pat Gelsinger)가 취임했다.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인텔은 크르자니크 CEO의 퇴임 이후 회생을 위한 준비해 왔고, 지금이 준비해 왔던 것을 다시 보여주기 시작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텔은 엘더레이크, 사파이어 래피즈 등 연이은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고 있으며, IDM2.0을 통해 파운드리 사업에도 손을 뻗었다.

인텔이 실제로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서는 올해 하반기에 나올 신제품이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지 대중들로부터 검증을 받고, 파운드리도 인텔7 공정이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뤄지는지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보통 주가도 어떤 기업이 발표 자체를 하는 것보다는 해당 제품이 얼마나 좋은 지 검증이 되면서 올라간다”며 “이는 곧 사람들의 기대감이 말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제품을 사람들에게 검증했을 때 나타나기 때문에, 기술력을 부단히 키워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도 하반기 DDR5와 낸드 등 신제품 양산 및 출시를 예고했다. DDR5의 경우에는 전망도 밝다. 5G 등의 분야에 힘입어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5G 기술에서는 무엇보다 빠른 대용량의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데, DDR5는 이에 최적화돼 있다. 더불어 삼성전자도 지속해서 5나노 이하의 반도체 생산을 위해 GAA(Gate All Around) 공정을 연구하고 있다. 해당 공정을 성공적으로 도입할 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적극적인 해외 투자가 절실하다는 의견이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세계적으로 파운드리 수요가 높지만, 타 기업에 비해 삼성전자는 다소 해외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삼성전자의 구체적인 해외 진출 로드맵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반도체 패권을 쥐기 위해 삼성전자도 해외 투자에 적극적으로 가담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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