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의 히어로 대전, 네이버는 ‘마블’ 카카오는 ‘DC’
[다섯 줄 요약]
- 일명 ‘미국만화’의 대명사인 마블 코믹스와 DC 코믹스의 원작이 웹툰 형태로 제작됨
- 네이버웹툰은 마블, 카카오페이지는 DC의 시리즈를 웹툰화.
- 두 회사는 본의 아니게(?) 마블 vs DC의 구도로 히어로물 경쟁을 이어가게 됐음.
- 두 회사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은 마블과 DC의 한국 판권을 가진 출판사 ‘시공사’. 따라서 웹툰은 한국팬을 상대로 한글로 만들어짐.
- 한국은 마블과 DC의 팬이 많은 국가이기는 하나, 상대적으로 만화보다 영화의 인기가 더 컸음. 이를 감안하면 웹툰화가 마블 원작 만화의 인기를 불러오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도 궁금해지는 부분.
네이버웹툰에 블랙 위도우가 내려온다. ‘마블 웹툰 프로젝트’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첫 번째 작품으로 ‘블랙 위도우’를 택했다. 마블 코믹스 원작을 웹툰 형태로 제작한 첫 타이틀이라는 의미가 있다. 지난 4월에는 카카오가 DC 코믹스의 ‘배트맨’ 등을 웹툰으로 공개한 바 있어 네이버-카카오 두 회사가 이번에는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히어로물로 경쟁을 이어간다는 의미가 있다.
6일 네이버웹툰은 국내 공식 마블 퍼블리셔인 출판사 ‘시공사’와 손잡고 마블 코믹스의 웹툰화 시리즈를 시작키로 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작품은 영화로도 개봉되는 ‘블랙위도우’다. 네이버웹툰 측은 “기존에 가로형으로 방대하게 연출되었던 그림을 스크롤 연출에 맞게 구성하고 말풍선과 텍스트의 크기를 적극적으로 조정하는 등 과감한 방식의 재창조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원작 블랙 위도우’는 인기 작가 마크 웨이드가 2016년 미국 현지에 연재한 타이틀로 러시아 스파이 출신 히어로 ‘나타샤 로마노프’의 과거의 현재를 아우르는 작품이다. 블랙 위도우라는 캐릭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원작 코믹스로, 7일 영화 개봉도 앞두고 있다.
네이버웹툰 측은 블랙 위도우를 시작으로 시공사와 협업, 마블 코믹스 시리즈를 계속해 웹툰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11월 개봉 예정인 영화 ‘이터널스’의 원작 코믹스 외에 ‘어벤저스’ ‘스파이더맨’ ‘헐크’ 등을 9얼부터 네이버웹툰과 네이버시리즈를 통해 선보인다.
네이버웹툰 김여정 한국웹툰 리더는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출판 만화이자, 세계 최고의 슈퍼 히어로물인 마블 코믹스의 원작을 모바일 환경에 맞춘 웹툰으로 구현할 수 있게 돼 의미가 남다르다”며 “‘블랙 위도우’를 시작으로 국내 코믹스 및 영화 팬들에게 원작 만화의 새로운 매력을 소개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월에 먼저 DC 코믹스와 협업을 알린 카카오페이지는 ‘배트맨’ ‘저스티스 리그’ ‘원더우먼’ ‘슈퍼맨’ 등 4종을 한국형 컬러 웹툰으로 연재 중이다. 이중 가장 많은 독자 수가 많은 작품은 ‘저스티스 리그’로 현재 14만4000명이 구독 중이다. 다른 세 작품도 10만명이 넘는 수준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DC코믹스는 마블 코믹스와 함께 미국 만화 산업계를 이끄는 양대산맥으로 꼽힌다. 이들이 만든 히어로 슈퍼맨 배트맨 원더우먼 등은 지난 수십년 간 만화와 영화 등 여러 콘텐츠로 각색되며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특히 ‘조커’ 등 특유의 어두운 세계관이 매력적인 DC코믹스 작품들은 국내에도 팬층이 두텁다고 카카오페이지 측은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지 역시 네이버웹툰과 마찬가지로 출판 만화 컷과 대사를 웹툰 스크롤 호흡에 맞춰 제작했다. 아울러 양쪽 페이지 전체를 활용한 그림 등 DC코믹스에 종종 등장하는 출판 만화 특유의 연출도 모바일 호흡을 고려해 새로 다듬었다.
웹툰 프로듀싱을 총괄한 출판사 ‘시공사’ 관계자는 “정보량이 많은 미국 만화의 글과 그림이 가진 장점을 손실없이 웹툰으로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서 “가로 방향으로 읽히는 기존 코믹스를 세로로 표현함에 있어 이질감을 줄이고 디테일이 살아있는 높은 완성도의 작화를 보여 드릴 수 있도록 공들였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경쟁으로 그동안 국내에서는 인기가 덜했던 마블 코믹스와 DC 코믹스의 만화 콘텐츠가 인기를 얻게 될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국내에 마블과 DC의 팬은 많지만 상대적으로 영화 관객 동원력이 더 컸기 때문이다. 일본 만화에 더 익숙한 한국 시장에서 비교적 낯선 형태와 정서의 미국 만화가 얼마나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지도 관심이 가는 부분이다.
앞서 카카오페이지 측도 DC 코믹스의 웹툰화를 공개하면서 “언어 차이와 출판 만화의 접근성 문제로 DC코믹스 작품을 접하기 어려웠던 많은 팬에게 원작의 매력을 새로 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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