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다가 없다, 그리고 지도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다.”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송창현 대표가 2019년 창업하고 현대차그룹이 투자한 스타트업 ‘포티투닷’은 지난 2년간 자신들이 하는 일을 꽁꽁 숨겨왔다. 자율주행 플랫폼인 ‘유모스(UMOS)’를 만든다고 말은 했지만, 실제로 어떤 기술을 포함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해왔다. 제대로 된 그림을 보여줄 때까지, 전략 노출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 그림이 최근 ‘유모스 데이 2021’이라는 온라인 컨퍼런스를 통해 공개됐다.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는 ‘모든 것이 스스로 움직이고 끊김 없이 연결된 세상을 만든다’는 비전과, 이에 맞춘 도심형 통합 자율주행 솔루션 ‘유모스’를 공개했다.

쉽게 말하자면 자율주행계의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개념이다. 모든 기업들이 서버를 가질 필요 없이 클라우드 서비스로부터 여러 자원과 기술을 필요한 만큼 빌려쓰듯, 자율주행과 관련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를 포티투닷에서 제공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필요한 부분만을 가져다가 쓸 수 있도록 패키지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

그러기 위해서 유모스에는 크게 두 가지의 핵심 기술이 들어간다. 하나는 자율주행 서비스를 위한 기술 인프라인 ‘에이카트(AKit)’와 그 인프라 위에서 돌아가는 모빌리티 서비스인 ‘탭!(TAP!)’이다.

에이키트는 스스로 움직이는 교통수단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며, 탭은 생각하지 않아도 연결되는 교통 유틸리티를 완성하는 플랫폼인데, 이는 세부적으로 ▲자율주행 AI 소프트웨어 AKit Core ▲자율주행 AI 하드웨어 플랫폼 AKit NCU ▲모빌리티 플랫폼 TAP! Core 기술 ▲경량화된 자율주행 지도 SDx Map 등 4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핵심은 “교통에 쓰이는 디바이스를, 우리가 아주 단순하게 쓰는 전기와 같은 유틸리티처럼 교통에 쓰이는 디바이스를 스스로 움직이게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포티투닷은 기존과는 다른 방향성의 전략을 가져가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것이 “라이다를 뺀다”는 것이다.

송창현 대표는 창업 전, 네이버의 R&D조직인 ‘네이버랩스’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총괄하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때와 포티투닷의 가장 큰 차이는 “라이다가 없고, 따라서 HD 정밀 지도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솔루션을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시범 운영 중인 포티투닷의 자율주행 차량

일단 포티투닷이 만드는 자율주행 모빌리티에는 라이다가 없는 대신 자체 제작한 일곱 대의 카메라와 다섯 대의 레이더, 글로벌 내비게이션 위성 시스템(GNSS), 관성 측정 장치(IMU)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과 상대방 차의 속도, 다른 차와의 거리 등을 예측해낸다.

자율주행 기업들이 라이다를 쓰는 이유는 그 정확도 때문이다. 따라서 정확도만 잡는다면 라이다가 없다는 것이 비용효율적인 면에서 크게 유리하다. 포티투닷 측에 따르면 라이다가 없을 때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가격을 크게 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라이다를 활용하는 구글의 자율주행차 웨이모의 가격은 대당 수억원을 호가한다. 라이다를 많이 붙였기 때문이다.

또, 자율주행차는 기존의 내연기관차가 아닌 전기차에 맞춰서 제작되는데, 라이다의 경우 전기를 많이 먹는다. 전기차에서 전력 소모가 크다는 것은 매우 불리한 부분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라이다를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고정밀 HD 지도가 필수다. 그러나 고정밀 HD 지도는 제작도 어렵지만, 유지 보수도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고정밀 지도를 자율주행차가 소화하려면 데이터가 많이 든다. 1km 반경을 라이다를 위한 고정밀 지도로 만들려면 최소 1기가바이트(GB)에서 3GB의 데이터가 든다.

포티투닷의 경우 고정밀 지도 대신, 네이버나 카카오 지도 서비스 같은 SD 맵을 자율주행차를 위한 지도로 바꾸는 자체 맵핑 기술을 공개했다. 본인들이 만드는 솔루션에 맵핑 기술을 탑재하는데, 이렇게 지도를 바꾸면 지도를 처리하는데 쓰는 데이터가 500킬로바이트(Kb) 정도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후 목표는 그 데이터를 50Kb 수준으로 줄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남는 데이터로 자율주행차가 인포테인먼트 등에 쓸 수 있는 자원이 많아진다.

향후 목표도 공개됐다. 현재 상암과 판교에 로보택시 네 대를 운영 중인데, 의미있는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 연말까지 한 대당 7000마일 이상의 마일리지를 쌓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내년 까지 스케일아웃이 가능한 ‘에이킷 1.0 ES’를 완성하고, 이를 자동차 제조회사(OEM)의 차량에 통합할 수 있는 ‘에이키트 1.0’을 2023년 4분기까지 만들어내겠다고도 밝혔다. 이 통합 패키지에는 하드웨어, 시스템, 센서, 지도 업데이트, 자율주행 코어 소프트웨어, 사용자를 위한 인포테인먼트까지 모두 들어갈 전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은 어디에 가장 먼저 들어갈까? 현대차그룹을 먼저 생각해볼 수 있지만, 포티투닷 측은 그 역시 하나의 OEM이라고 설명한다. 오는 10월, 서울 상암에서는 자율주행 순환버스가 운행된다.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조례를 제정해서 공포했는데, 앞으로 본격적인 자율주행 기술의 경쟁이 시작되는 것을 뜻한다. 이와 관련해 포티투닷 관계자는 “기술 자율주행 스타트업은 특정 기술만 전문적으로 파지만, 포티투닷은 모두 진행하므로 수직계열화가 가능하다”며 “호환성에 고민이 없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모두 제작하는 곳은 국내에는 거의 없으므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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