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화제입니다. 주요 언론사들이 앞다퉈 시장에 매물로 나온 이베이코리아의 새 주인으로 ‘이마트’를 지목했습니다. ‘이베이가 이마트-네이버 컨소시엄에 본입찰 결과를 통보했다(연합뉴스)’던가, ‘이베이코리아 인수 우선협상자로 신세계그룹이 확정됐다(중앙일보)’는 등의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가로는 4조~4조5000억원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제가 업계에서 전해듣기로는 4조3000억원 정도의 가격이 논의됐다고 하는데,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네이버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최종 참가 여부도 업계의 관심사입니다. 앞서 네이버는 신세계그룹과 이베이코리아 투자를 위한 컨소시엄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서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20%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신세계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했다(아시아경제)’는 내용의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 편에서는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불참을 잠정 결정했다(한국경제)’는 상반된 보도가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네이버, 이마트 양사의 공식입장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와 관련돼서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는 겁니다. 양사는 공시를 통해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지분 인수를 위해 본입찰에 참여했고,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입찰 절차에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시점은 이베이코리아측과 세부사항을 조율하며 논의하고 있는 단계로 아직 확정된 내용은 없다는 게 양사의 입장입니다. 특히 네이버는 “당사의 최종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습니다. 향후 불참을 포함한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을 공시에 내포한 것이죠.

이베이코리아 인수건과 관련한 이마트(위)와 네이버(아래)의 공시 내용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마트를 이베이코리아의 ‘새로운 주인’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가 시장에 있는 것은 맞습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본입찰에 참여한 두 유력 후보 기업 ‘이마트’와 ‘롯데쇼핑’ 중 롯데쇼핑이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롯데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적극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분위기는 최근에 와서 급반전 됐다고 합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안 되는 이유를 주장하는 방향으로요.

롯데쇼핑에 앞서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SK텔레콤, MBK파트너스까지 모두 인수전에서 발을 뺀 상황입니다. 이제 이베이코리아 인수 유력 후보는 이마트 ‘하나’만 남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거래 조건을 조율하는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는 단계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면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시너지가 비교적 명확하다고 평가합니다.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 전부터 증권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신세계그룹이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던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오픈마켓’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오픈마켓’은 강희석 SSG닷컴 대표(이마트 대표 겸임)가 취임부터 관심을 갖던 사업입니다. 실제 SSG닷컴은 지난 4월부터 오픈마켓 시범 운영을 공식적으로 시작했고, 외부 3자 판매자를 SSG닷컴 플랫폼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열심입니다.

SSG닷컴이 오픈마켓 서비스를 도입한 이유는 ‘상품 구색(Selection)’을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오픈마켓 도입을 통해 기존 종합몰 운영 시절 보유했던 1000만종 수준의 상품구색을 빠르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 봤습니다. 오픈마켓은 기존 종합몰에 존재했던 입점 심사 및 승인 과정이 생략되기에 상품을 보유한 3자 판매자를 빠르게 늘려갈 수 있는 방법론이 됩니다. 3자 판매자들은 플랫폼 안에서 경쟁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저렴한 가격을 만드는 효과도 볼 수 있습니다.

오픈마켓을 강화하고 있는 SSG닷컴에 있어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3자 판매자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충하는 쉬운 방법이 됩니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1세대 오픈마켓 사업자(지마켓)로 시작한 업체로 가장 오래된 판매자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오래됐다는 것은 그만큼 오랜 경험과 역량 있는 판매자들이 이베이코리아에 다수 포진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제 막 오픈마켓을 시작한 SSG닷컴 입장에선 탐나는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거래액 성장세가 정체돼 있어서 아쉽지만, 이베이코리아를 이용하는 다양한 고객 네트워크도 인수를 결정할 만한 이유가 됩니다. 2020년 기준 이베이코리아 추산 거래액 18~19조원 수준이면 같은 기간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 거래액(17조원)보다 많습니다. 언론사들을 중심으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곧바로 시장 1~2위를 노릴만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평이 나오는 배경이죠.

이마트를 포함한 신세계그룹이 갖춘 오프라인 유통망과 이베이코리아 입점 온라인 판매자들의 상품을 결합한 시너지를 노려볼 수도 있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마트는 매장 후방 공간을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PP(Picking&Packing)센터를 계속해서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마트 매장 자체를 ‘물류센터’로 전환하는 EOS(Emart Online Store)도 확장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마트 입장에서는 이렇게 확보한 도심 물류거점을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확보한 대량의 3자 판매자에게 제공하는 ‘풀필먼트(Fulfillment)’ 사업의 추진도 가능합니다. 풀필먼트는 이베이코리아가 동탄에 오픈한 4만평 규모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CJ대한통운과 이미 하고 있는 사업이기도 합니다. 경쟁사인 롯데쇼핑도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협력하여 유사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죠. 오픈마켓을 강화한 후에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사업입니다.


반면 네이버는?

반면 네이버는 ‘굳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이유가 없는 업체 중 하나로 업계에서 뽑혀왔습니다. 그 이유는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와 마찬가지로 ‘오픈마켓’을 기반으로 성장한 사업자이기 때문입니다. 네이버는 C2C 마켓플레이스 스마트스토어를 성장시켰고 이미 45만개 이상의 온라인 스토어가 네이버쇼핑 안에 개설돼 있습니다.

이를 바꿔 말하면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한다고 해도 판매자 네트워크 확충의 시너지를 100% 보기는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국의 온라인 판매자들은 여러 마켓플레이스에 동시 입점하여 판매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베이코리아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판매자들은 이미 네이버에서도 상품을 팔고 있을 수 있고, 실제로 많이들 그럽니다.

판매채널 측면에서도 네이버는 2020년 기준 28조원의 거래액을 만든 성장하는 플랫폼입니다.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규모와 성장세 측면에서 모두 이미 앞질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더군다나 네이버의 거래액에는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이 일부 포함돼있기도 합니다. 이베이코리아가 네이버쇼핑에 입점하여 상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참여하여 얻을 수 있는 직접적인 시너지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이번 네이버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와 관련해서도 지분 교환을 하여 네이버 동맹군의 일원이 된 이마트에 필요한 현금을 일부 지원하는 측면의 협업으로 보는 시선이 많은 이유입니다.

사실 네이버 입장에서도 이베이코리아가 스러지는 것보다는 어떻게든 살아있는 것이 이득입니다. 이베이코리아는 네이버쇼핑에 입점하여 광고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사로 현금창출에 도움이 되고, 치고 오는 쿠팡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으로 역할을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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