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챗봇을 어떤 경우에 쓰시나요? 저의 경우는 이용하는 서비스의 고객센터에 문의를 할 때 챗봇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예전에는 문의가 있으면 콜센터에 전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보냈는데 챗봇이 등장한 이후 간단한 문의는 챗봇을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챗봇 서비스가 아직은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죠. 조금만 복잡한 질문을 해도 못알아 듣거나 딴 소리를 합니다. 그래도 간단한 질문은 챗봇으로 해결할 수 있어서 ARS의 복잡하고 긴 안내를 듣지 않아도 되니 좋습니다. 또 GTP3 등 최근 AI 기반의 자연언어처리 기술의 발전속도가 엄청 빠르기 때문에 챗봇의 성능도 빠르게 좋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젊은 세대가 전화나 대면대화보다 모바일메신저와 같은 문자 대화에 더 익숙하기 때문에 챗봇의 확산 속도 역시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챗봇 이야기를 꺼낸건 코어.AI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코어AI는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2014년 설립된 챗봇 스타트업인데, 최근에 국내에 지사를 설립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초대 지사장으로는 RPA(로봇프로세스자동화) 소프트웨어 기업 오토메이션애니웨어 지사장을 역임한 이영수 대표가 맡았습니다.

앞에서 코어.AI를 챗봇 회사라고 소개를 했는데, 이 회사는 스스로를 챗봇 회사라고 정의하지 않습니다. 지능형 가상 비서 플랫폼이라고 말합니다.

챗봇과 가상 비서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지난 18일 코어AI가 한국시장 진출을 선언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는데, 그 자리에서 발표된 내용을 종합하면 챗봇은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지만 지능형 가상비서는 일을 대신 수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또 챗봇은 서비스 업체가 설계한 시나리오 대로 간단한 버튼 클릭으로 대화를 하게 되지만 지능형 가상비서는 사람과 대화하듯 사람의 언어로 대화를 하면서 업무를 맡길 수 있다고 코어AI측은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기업의 직원이 세일즈포스에 새로운 고객 데이터를 입력한다고 가정해보죠. 이런 업무는 챗봇의 역할이 아닙니다만 챗봇이 잘 활용한다고 해도 “고객 홍길동 씨 주소 알려줘” 등 정보를 열람하는 용도로민 활용할 것입니다.

새로운 정보를 입력하기 위해서는 세일즈포스에 접속해서 여러 링크를 타고 이동해 데이터를 입력하는 창을 열어야 입력할 수 있었죠. 그러나 코어.AI를 도입하면 챗봇과의 대화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챗봇 대화창에 “세일즈포스에 새로운 고객 홍길동 씨 등록해줘”라거나 “〇〇산업에 주문서 넣어줘”라고 말하면 된다는 겁니다. 챗봇이 업무를 대신 수행해 주는 비서라는 설명입니다.

지금까지 챗봇이 고객센터와 같은 채널에서 주로 활용됐는데, 코어AI는 기업의 많은 업무에 지능형 가상비서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코어AI 측이 제시하는 분야는 기업내 지식(문서, FAQ, 매뉴얼, 지식포털 등) 검색, 고객응대, 인사관리, IT운영 등입니다.

코어AI 측은 자신들의 차별점을 머신러닝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통의 챗봇 기술업체들이 머신러닝으로 시스템을 만드는데 자신들은 머신러닝뿐 아니라 펀더멘탈 미닝 (Fundamental Meaning), 지식그래프 등을 이용하는 게 차별점이라는 설명입니다. 코어AI의 백서에 따르면, 펀더멘탈 미닝은 컴퓨터 공학이 아닌 언어학적 접근입니다. 표현을 이해하기 위해서 단어의 의미, 위치, 동사의 활용형, 대소문자 활용, 복수형 등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해서 분석하는 방법론입니다. 지식그래프는 단어와 단어 사이의 관계 등을 이용해서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는 기술입니다. 회사 측은 보도자료에서 “코어에이아이의 대화형 AI 플랫폼은 지식그래프, 펀더멘털 미닝, 머신러닝과 같은 세가지 자연언어처리 엔진을 조합하여 타 기술 대비 더 적은 데이터를 가지고도 보다 높은 정확도를 제공함으로써, 최종 사용자(고객, 직원)의 경험을 크게 개선함은 물론 최적화된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회사 측의 설명대로 이 소프트웨어가 정말 잘 작동되는지는 좀더 봐야겠지만, 코어AI가 그리고 있는 그림은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기업에서 경영자나 고위 임원은 대부분 실무를 하지 않고 비서나 담당자에게 지시를 합니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일 자체가 아니라 의사결정이기 때문이죠. 경영자와 고위임원들은 좋은 판단을 내리는 데에 더 집중하라고 회사에서 비서나 실무자를 지원해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판단은 고위임원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실무자들도 판단의 기로에 설 때가 많고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실무자들도 비서가 필요하죠. 코어AI의 주장 대로라면, 데이터 입력이나 정보수집 등 시간을 많이 쓰는 업무는 챗봇에 맡기고 더 본질적인 일에 매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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