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패키지 기술 ‘I-Cube4’로 파운드리 역량 선봬
삼성전자가 새로운 반도체 패키지 기술 ‘I-Cube4’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기술을 통해 삼성전자는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AI/클라우드 서비스, 데이터센터 등의 분야에 진출할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역량을 고객사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I-Cube4는 CPU, GPU를 비롯한 하나의 프로세서와 4개의 고대역 메모리(HBM, High Bandwidth Memory) 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구현하는 2.5D 패키지 기술의 일종이다. 2.5D 패키지 기술은 인터포저(Interposer, 반도체 칩과 인쇄회로 기판 사이에서 회로 폭 차이를 완충시키는 기판) 위에 프로세서와 메모리 칩을 함께 배치하는 기술을 말한다. 프로세서와 메모리가 하나의 칩처럼 배치되기 때문에 성능은 높이고, 면적은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 요청에 따라 탑재하는 칩의 개수는 변동될 수 있으나, 프로세서를 포함해 총 5개의 칩을 하나의 패키지 안에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기술력을 갖췄다”면서 “이는 삼성 파운드리의 역량을 고객사에게 선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I-Cube4에는 삼성전자가 그간 사용해 온 실리콘 인터포저가 적용돼 있다. 실리콘 인터포저를 사용하면 미세화나 전력 면에서 장점이 존재한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초미세 배선을 구현했으며, 반도체 구동에 필요한 전력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패키지 안에 탑재되는 반도체 칩이 많아지면, 필요한 인터포저의 면적도 증가하게 된다. 관계자에 따르면, 인터포저의 면적이 증가하면 그 안에 탑재되는 배선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려워진다. 따라서 공정 상의 어려움도 수반된다. 하지만 이번 기술을 통해 삼성전자는 100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얇은 인터포저도 변형되지 않도록 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만의 반도체 공정·제조 노하우가 적용됐다.
또한, I-Cube4에 몰드를 사용하지 않는 구조를 적용해 열을 효율적으로 방출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인터포저 위에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모두 배치한 후, 나중에 웨이퍼를 절단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습기, 진동 및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몰드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웨이퍼를 먼저 자르고 프로세서와 메모리를 배치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외부 영향 자체를 줄였기 때문에, 몰드 없이도 반도체의 변형 위험 요소를 줄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는 패키지 공정 중간 단계에서 동작 테스트를 진행해 불량을 사전에 걸러내고, 전체 공정 단계를 줄여 생산 기간을 단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기술은 고객 층의 요청에 따라 삼성 파운드리에서 생산이 가능한 5나노 공정까지 커버할 수 있다. 관계자는 “해당 패키지는 프로세서를 몇 나노로 탑재하냐가 관건인데, 삼성전자가 현재 선보인 5나노 공정까지 커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강문수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마켓전략팀 전무는 “고성능 컴퓨팅 분야를 중심으로 차세대 패키지 기술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라며, “삼성전자는 ‘I-Cube2’ 양산 경험과 차별화된 ‘I-Cube4’ 상용화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HBM을 6개, 8개 탑재하는 신기술도 개발해 시장에 선보이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2018년 로직과 2개의 HBM을 집적한 ‘I-Cube2’ 솔루션을 선보였으며, 2020년에는 로직과 SRAM을 수직 적층한 ‘X-Cube’ 기술을 공개한 바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 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