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스타트업은 크게 성장하고, 어떤 스타트업은 망한다. 또, 어떤 스타트업은 성공도 실패도 하지 못한다. 이 차이를 가르는 것은 무엇일까?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이들은 ‘될성부른 떡잎’을 어떻게 구분할까?

29일 스파크랩이 서울 노들섬에서 연 ‘데모데이’에서 국내외로 꽤 알려진 액셀러레이터들이 온라인 토론을 열었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네트워크(GAN)의 패트릭 라일리 CEO, 알키미스트 액셀러레이터 라비 벨라니 매니징 디렉터, 스파크랩 김유진, 이한주 공동대표가 참여해 아시아 기술 스타트업인 ‘라이즈’의 케이시 라우와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들이 나눈 대화 중 흥미로운 부분을 임의의 질문을 붙여 일부 소개한다.

사진은 시계 방향으로 케이시 라우 라이즈 공동 주최자, 패트릭 라일리 GAN ㅊCEO, 김유진 스파크랩 공동대표, 라비 벨라니 알키미스트 액셀러레이터 매니징 디렉터.

한 번도 본적 없는 팀, 화상미팅만으로 큰 돈을 베팅할 수 있을까?

화상 미팅은 분명 대면 미팅에 비해 시간을 덜 들일 수 있다. 일단 움직이는 시간을 뺄 수 있으니까. 그렇지만 애초에 얼굴 한 번 안 본 창업자에게 큰 돈을 투자하는 것이 쉬울까? 취재하면서 만난 벤처투자 관계자들은 관련해 “어렵다”고 답해왔다. 그래서 물었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투자자들도 그런 고충이 있을까?


패트릭 라일리 GAN CEO= 원격 미팅이 훨씬 더 빨리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어, 더 많은 후보를 살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원격 미팅에도 문제가 있다. 직접 만나볼 수 없기 때문에 신뢰를 쌓는데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화상 회의를 여러번 해야 하고 훨씬 더 많은 콜을 하는 등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라비 벨라니 알키미스트 액셀러레이터 매니징 디렉터= 원격의 장점은 실력으로 승부를 걸 수 있다는 점이다. 대면 발표에서는 키가 작아서 왜소해 보인다거나 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비대면의 경우 오히려 평등하다. 여성 창업자 같은 경우에도 실력으로 승부를 걸 수 있다.

다만, 대면의 경우에는 좀 더 규모가 큰 딜의 경우에는 비대면보다는 대면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소규모 계약을 하고 6개월 동안 기업실사를 하면서 그 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배우게 되는데, 대면으로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이 어려운 단점은 있다.


이한주 스파크랩 공동대표= 계약 규모가 크기는 어렵다. 그전부터 관계가 있었다면 괜찮지만 처음부터 줌으로 만나서 큰 규모의 계약을 하기는 많이 힘들다. 솔직히 말하자면, 시간이 더 지나야 원격 미팅이 어떤 임팩트를 내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비대면 시대, 한국 기업도 실리콘밸리 투자 유치가 쉬워지진 않았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리콘밸리의 VC들이 다른 국가의 기업에 투자하기 조금 더 수월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

라비 벨라니= 코로나 이후 온라인으로 실리콘밸리를 경험하지 못했던 창업자를 더 많이 만나게 되고 투자도 늘었다. 비대면 시대에 실리콘밸리의 VC들이 다른 국가의 기업들에 투자하기가 조금 더 수월해진 결과기도 하겠다. 현재 재정 정책과 화폐가치도 한 몫했을 거다.

그래도 여전히 현실적 제한이 있다. 미국의 VC 중 약 3분의 1이 외국 기업에 투자하기 어렵다. 세금과 관련한 문제이므로 단시간내 바뀔 수 있는 사항은 아닌 것 같다. 만약 한국의 기업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온다고 하더라도 미국의 VC가 줌미팅을 통해 투자를 약속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본다. 실리콘밸리의 VC들은 본인들이 관심 있는 지역의 회사들에 투자하길 원한다. 진정한 의미에서 ‘글로벌 펀드’라고 불리는 곳은 많지 않다.

 어떤 스타트업이 성공하고 어떤 스타트업이 실패하나?

성공하는 스타트업의 공통분모를 묻는 질문이 있었는데, 김유진 스파크랩 공동대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는 대답을 내놓았다. 예상치 못한 스타트업이, 기대했던 곳보다 더 큰 성과를 내기도 하는 곳이 이 바닥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키워드는 있었다.


패트릭 라일리= 실패하는 회사의 공통점은 확실하다. 설립자끼리 의견이 일치가 안 되거나, 번아웃된 경우다. 우선 설립자가 계속 살아남아야 하고 계속 일을 잘 해줘야 다이내믹이 유지가 된다. 성공하는 스타트업에서 중요한 점은 시장에서 점유율을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다.

라비 벨라니= 학술 연구 결과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교훈이 딱히 없다는 것”이다. 성공한 기업의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할 수 없다. 창업자의 퍼스널리티나 연령도 다양하다. 흔히들 20대 차업자가 성공할거라고 말하는데, 실제 성공 확률이 높은 나이는 40대 초반이다.

결과적으로, 승자를 살펴봤을 때 가장 중요한 걸 하나 뽑으라면 “어느 시점에 시장에 들어갔느냐하는 마켓 타이밍”이다. 에어비앤비도 굉장히 훌륭한 기업이지만 경기 침체 시기라서 그런 성장이 가능했다. 사람들이 자기 집의 남는 방을 빌려주면서 돈을 벌려고 했던 때라서다.

될성부른 큰 꿈허황된 꿈’은 어떻게 구분할까?

발표에서 인상깊게 본 부분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더라도 커다란 비전에 돈을 넣겠다는 VC들의 의지였다. 궁금해졌다. 아니, ‘이룰 수 있는 꿈’과 ‘허황된 꿈’을 어떻게 구분한다는 말인가. 판별하는 기준이 있을까? 그래서 물었다.

라비 벨라니= 실패할 가능성보다는 얼마만큼 크게 성공할 수 있느냐를 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그것이 VC의 중요한 자질이다. 광기와 천재성 사이에는 굉장히 미묘한 차이가 있다. 성공할만한 사람들은 비전과 실행력을 모두 갖추고 있다. 즉, 아이디어를 풀어가는 전술을 갖고 있으며, 10년 뒤에는 어떻게 되어 있을지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예컨대 우리는 퀀텀 컴퓨팅 회사에 투자했는데, 이 회사가 향후 18개월 간의 계획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한주= 펀딩 기한 이후의 계획을 물어본다. 비즈니스로서 가능성이 있지만 VC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는 사업은, 광기가 있는 비전을 갖지 못하는 경우다. 따라서 비전과 향후 계획을 물어보고 난 후 판단하게 된다.

‘크레이지 빅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해서, 꼭 나쁜 비즈니스는 아니다. 단지 VC나 액셀러레이터가 투자할 수 있는 회사는 아니다. 투자자이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가지고 투자를 하는 거다. 이왕 할 거면 엄청나게 대박날 회사에 투자를 하는 거다. 한국에서의 창업팀은 아직 퀀텀 컴퓨팅을 새로 만들겠다든지 하는 정도로 큰 도전을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앞으로 점점 그런 빅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파크랩이 시작한 7~8년 전과 비교해서 지금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점점 도전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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