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외쿡신문입니다.

신기술은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하지만 동시에 위협하기도 합니다. 적절하고 균형잡힌 규제가 그래서 필요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균형잡힌 규제’라니, 자기모순 같죠? 하지만 그걸 지향해야 하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유럽연합(EU)이 규제에 있어선 늘 한 걸음 앞서가고 상대적으로 보수적입니다. 기술의 발전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앞서가고 있는 것을 견제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라고 할까요. 기술 규제에 있어선 EU가 세계 표준 주자가 되겠다는 생각에 그런 것 같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s)이 대표적이죠.

이번엔 인공지능(AI)을 광범위하게 규제하는 제안을 내놨습니다. 최종 결정된 게 아니라 제안입니다. 곧 27개 회원국들이 참여하는 유럽평의회와 유럽의회가 이를 검토하게 됩니다. 법이 되기까지는 수년이 소요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한 번 훑어볼까요.

◊김윤경의 눈에 띈 해외 뉴스 

EU의 행정부 역할을 하는 EU 집행위원회(EC)는 21일(현지시간) “사람들의 안전과 생계, 기본권(safety, livelihoods, rights of people)에 위협으로 여겨지는 AI 시스템은 EU 내에서 금지될 것”이라는 내용이 골자인 108페이지짜리 제안을 내놨습니다. AI 기술이 더 많이 퍼지기 전에 규제하려는 시도인데요, EU는 지난 2019년 AI 윤리 가이드라인, 작년엔 ‘AI의 발전과 신뢰 확보를 위한 백서’를 내놓았습니다. 우르졸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지침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것들입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취임 100일 안에 AI 정책안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었죠.

제안서를 보면 생체인식, 주요 인프라 관리 및 운영, 교육 및 직업훈련, 고용, 근로자 관리, 민간 및 공공 서비스, 법 집행, 이주나 망명 등의 통제 이런 각 분야에서 안전과 생계, 기본권에 있어 ‘고위험'(high risk)이라고 판단되는 AI 시스템은 EU 내에서 사용할 수 없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교통, 시험 평가, 대출시 신용평가에서 사용되는 AI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됩니다.

당연히 ‘고위험’ AI 애플리케이션을 제조하는 업체는 사전에 당국에 AI 교육에 사용되는 데이터셋의 품질, 설계뿐 아니라 이 시스템 사용에 대한 감독 수준, 앞으로 어떻게 지속적으로 사후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상세히 제출해야 하겠죠. AI 기술에 노력을 쏟아 부은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기술 회사들에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제안입니다.

특기할 만한 건 공공 장소에서 생체인식, #안면인식을 하는 경우 법 집행기관에 대해선 예외를 두긴 하지만 당국에 미리 허가를 받지 않고선 대부분 사용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안면인식 기술을 ‘실시간으로 사람들을 골라내는 것’이라고 표현을 했네요. 이 지침을 위반할 경우 해당 기업이 전 세계적으로 올리는 매출의 6%, 또는 최대 3000만유로를 과징금으로 물리기로 했습니다.



고객 서비스를 인간처럼 하고 있는 #챗봇이나 #딥페이크 같은 특정 AI 사용 사례에 대해선 사용자가 “인공적인 것과 상호작용하고 있다”고 꼭 알려주도록 했습니다. 그럼 잠재적인 위험이 완화될 수 있다고 보는 거죠.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EU 경쟁담당 집행위원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Margrethe Vestager)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기자회견에서 “오늘날 우리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고, 인간 중심적인 AI의 개발과 그 활용에서 유럽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걸 목표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규정이 AI의 특정한 사용과 관련된 인적, 사회적 위험을 다루는데 이건 신뢰를 만들기 위해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업계쪽에선 “이제 유럽에서 AI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비용이 엄청나게 들거나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합니다만 AI가 인간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민간 연구업체 에이다 러브레이스 인스티튜트(Ada Lovelace Institute)의 칼리 킨드 디렉터는 뉴욕타임스(NYT)에 “지난 수년간 AI를 규제하는 게 뭔가에 대한 논의는 수많이 있었지만 대비책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고 뭐가 일어나는지 보자는 식의 상황이 지속됐다”면서 “국가나 블록(EU같은)이 제안한 첫 번째 경우가 이번 제안”이라고 규제가 구체화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다만 정책이 너무 광범위하고 또 기술기업들에게 스스로를 규제할 수 있는 너무 많은 재량권을 주고 있진 않은지 의구심을 표하면서 “꼭 지켜야 하는 엄격한 기준(red lines)과 뭘 할 수 있는 지와의 사이에서 경계가 확실하지 않게 된다면 너무 많은 해석의 여지를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럽만 AI의 위험성을 고려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미국 당국도 움직이고 있는데요,  미 #연방무역위원회(FTC)는 최근 “인종적으로 편향된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AI 시스템이나 사람의 고용, 주택, 신용, 보험 또는 기타 혜택을 부정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해선 우리가 개입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매사추세츠주나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같은 도시들, 샌프란시스코 등에선 경찰의 안면인식 사용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구요. 업계의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인간에게 유리하도록 하자는 두 마리 토끼가 잡히도록 규제가 마련되면 하는 바람입니다. 모든 규제가 그러해야겠죠.

◊1분만에 읽는 ‘후루룩 뉴스’

1. #아마존#손바닥 인식 결제

아마존이 손바닥 스캔 결제 기술을 테스트 중입니다. 이름은 #아마존 원(Amazon One)인데요. 초창기에는 아마존 무인 매장인 아마존 고에서 테스트를 하다가, 현재는 아마존이 인수한 오프라인 식료품 매장인 홀푸즈의 점포들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하네요. 쇼핑객은 키오스크를 처음 사용할 때 신용카드와 팜 프린트(Palm Print)를 연결해놓고, 이후부터는 키오스크에 손을 대는 것만으로 결제할 수 있습니다.

장문 인식은 한국에서 이미 도입된 바 있는 정맥 인식과 유사하지만 손금, 손의 융기, 정맥을 포함한 피하 조직 특징도 빠르게 스캔하는 방식인데요. 신용카드나 현금 결제보다 더 빠르게 결제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아마존 서비스답게 프라임 멤버십 가입자는 할인을 받을 수도 있게 설정돼 있습니다. 아마존은 초창기에는 아마존 고를 포함한 12개의 매장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 아마존 본사 인근의 시애틀 홀푸즈 일곱개 점포에서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이종철)



2. #차량용 반도체 부족, 자동차 공장 문이 닫힌다

반도체 부족 현상이 자동차 산업에 주는 타격이 커지고 있네요. 미국의 완성차 브랜드 포드는 미국 공장 가동 중단을 연장한다고 합니다. 이 공장에서는 F150 픽업트럭과 익스플로러 SUV 등 인기 차종이 생산되는데 아무래도 공급에 큰 차질이 생기겠네요. 포드 입장에서 이 차종들은 이익이 많이 남는 모델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반도체가 수급되면 이 차종 생산에 먼저 투입했는데 이 마저 생산이 중단된 것이죠. 결과적으로 포드의 영업이익에 큰 차질을 빚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포드는 지난 2월에 반도체 부족 사태로 올해 영업이익이 10억~25억달러(약 1조1161억원~2조7907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는데, F150와 익스플로러마저 생산 차질을 빚으면 영업이익 전망은 더 안좋아 지겠네요.

공장 중단은 비단 포드만의 일은 아닙니다. 제너럴모터스(GM)도 부분적으로 북미 공장 생산을 중단했고, 토요타, 폴크스바겐, 스텔란티스(전 피아트 크라이슬러) 비슷한 행보를 걸었습니다. 심지어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차량의 디지털 계기판 대신 아날로그 계기판을 탑재하는 사례도 나온다고 합니다.(심재석)

3. 중국 전자제품 박람회 개막

중국 전자제품 박람회 #넵콘 차이나(NEPCON China) 2021이 상하이 엑스포 전시장에서 개막했습니다. 지난 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기약없이 연기됐죠. 하지만 올해에는 4월21~23일, 총 4일간 진행됩니다. 700여 개의 전자제품 기업이 참석할 정도로 규모도 큰데요, 세계 전자제품 설비와 기술 솔루션을 엿볼 수 있습니다. 중국 일간지 환구시보는 “이번 넵콘 차이나의 하이라이트는 #EMS“라고 강조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EMS는 Electronics Manufacturing Service의 약자로, 전자제품 생산 서비스를 말합니다. 다른 업체의 전자제품 생산을 대행하는 업체죠. 보도 내용에 따르면, 매년 넵콘 참가자 중 40% 이상이 EMS 업체라고 합니다. 넵콘 차이나에서는 EMS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준비했습니다. EMS 어워드를 통해 업계의 발전에 도움을 준 곳에 시상을 하고, EMS 관련 종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도 마련했다고 합니다. (배유미)

4. #90세 홍콩 할머니한테 #365억원 뜯어낸 사기꾼

90세 할머니한테 보이스피싱을 한 사기꾼이 잡혔다가 풀려났다고 합니다. 홍콩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타국에도 꽤 많이 알려졌습니다. 사기 액수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죠. 무려 2억5490만홍콩달러(약 365억7000만원)입니다. 이 사기꾼은 지난해 8월 홍콩 최고의 부촌이라고 불리는 더 피크(The Peal)에 사는 할머니한테 자신을 공안이라고 소개하며 전화를 걸었습니다. 할머니의 신분이 중국 본토에서 범죄에 도용됐다고 겁을 줬죠. 그리고는 할머니 집에 방문해 자신들과 연락할 수 있는 휴대폰을 건넸습니다. 이 휴대폰을 통해서만 연락하라는 거였죠. 할머니는 이후 열 차례에 걸쳐 두 개의 은행 계좌를 통해 365억원을 송금했죠. 이 사기 피해는 할머니와 함께 사는 가사도우미가 할머니의 딸에게 주의하라는 경고를 주면서 알려지게 됐다고 합니다.

경찰이 잡은 범죄자의 나이는 글쎄 열아홉살이라고 합니다. 지난 3월 25일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는군요. 경찰은 또 다른 범죄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하는데요, 보이스피싱은 정말 나쁜 범죄입니다. 사기로, 협박으로, 다른 이의 인생을 망치지 말아주세요.(남혜현)

5. 전 세계 기업들이여, #기후변화 위기 해결에 동참하라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 요즘 기후변화 문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경고가 잇달아 나오고 있습니다. 전세계 기업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얼마나 동참하고 있을까요? 25%도 안되는 기업들만이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네요.
지속가능한 금융회사로 알려진 아라베스크(Arabesque)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공개된 배출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계 최대 주가지수 가운데 14개에 ‘온도 점수’를 할당해 분석한 결과를 최근 공개했습니다. 그 결과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을 1.5도보다 아래로 제한하자는 ‘파리기후변화협정’의 약속을 이행하고 있는 기업 수는 평균 25% 미만에 그쳤습니다. 스톡홀름30 50%, DAX30 39.3%를 비롯해 스웨덴과 독일, 스위스, 핀란드, 일본의 주요지수 상장기업들이 많았습니다. 오히려 미국(S&P100)과 런던(FTSE100)은 23.1% 수준이고, 호주(ASX50) 지수에서는 4.5%라는 초라한 수치가 나왔네요.

더욱이 기업 가치가 5조달러에 달하는 기업의 15%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하니 놀랍습니다. 그나마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점은 2014년 조사 때에 비해서는 개선된 수치라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기후변화를 늦출 수 있도록 책임의식을 갖고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요즘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경영이 화두인데요, 기업이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길 바랍니다. (이유지)

◊오늘 주목한 기업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유아이패스(UiPath)가 간밤에 뉴욕 증시에 데뷔했습니다

오토메이션 애니웨어(Automation Anywhere), 블루프리즘(Blue Prism) 등과 함께 업계를 장악하고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이 시장에 최근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소프토모티브란 업체 인수를 통해섭니다.

RPA는 로봇 소프트웨어를 통해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는 걸 말합니다. 머신러닝을 통해 훨씬 더 똑똑해진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인거죠. 단순한 반복적인 거래를 자동화하는 단계를 떠나서 기업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고객관계관리(CRM) 또는 전사적 자원관리(ERP) 등의 비즈니스 소프트웨어들을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연결해 줍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지난 2019년 RPA가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분야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라며서 유아이패스에 주목했더랬죠. 테크크런치 최근 기사를 보니 유아이패스는 순수한 RPA 이상으로 플랫폼을 확장하려고 계속 노력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됩니다. 자체적으로도 확장할 수 있겠고 인수합병(M&A)을 통해 자동화 기능을 추가할 수 있겠죠.

유아이패스는 주당 56달러에 총 #13억달러를 조달했습니다. 지난해 9월 39억달러를 조달한 스노우플레이크, 지난 1월 SAP에서 17억8000만달러를 조달한 퀼트릭스에 이어서 자금 조달 규모는 미 소프트웨어 업체 가운데 역대 세 번째로 큽니다.

시초가는 65.50달러, 장중 한때 70달러선을 넘었고 23% 상승하며 마감했습니다. 종가(69달러)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360억달러(약 40조2100억원)에 달합니다. 증시 데뷔와 더불어 주식으로 기부도 했는데요, 규모가 최대 60만달러 규모입니다.

유아이패스는 지난 2005년 MS 출신 엔지니어 대니얼 다인즈가 루마니아에서 설립한 회사입니다. 다인즈는 그로부터 약 10년 후 미국으로 이전해 뉴욕에 본거지를 두게 됐는데 아직 정규직 직원 2863명 가운데 약 4분의 1은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 있습니다. 다인즈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에서 사업을 하게 되면 회사가 초창기에 실수를 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글로벌하게 생각하도록 해주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81% 늘어난 6억760만달러입니다. 여전히 적자긴 한데 2019년 적자가 5억1990만달러에 달했던 게 지난해 9240만달러로 대폭 축소됐습니다. 총마진율은 89%, 소프트웨어 업계에선 매우 높은 편이라네요.

‘큰 손’ 투자자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도 잔뜩 주목하고 있다는 RPA 시장. 유아이패스의 움직임과 함께 계속 지켜볼까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윤경 선임기자> s914@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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