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나의 찾기 네트워크에서 서드파티 제품을 지원한다.

애플의 나의 찾기(Find My) 기능은 애플 제품들을 일종의 분산 네트워크로 구성해 내 애플 제품을 분실했을 때 찾아주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내 아이폰을 분실했다면 다른 사람의 폰 네트워크까지 사용해 내 폰이 어디 있는지 알려준다. 다른 사람의 폰을 노드로 사용하는 셈인데, 이 기능을 사용하려면 내 폰도 노드로 제공해야 하는 편리하지만 걱정되는 기능이다.

애플은 이 기능에 대해 ‘기기 정보가 애플에 전달되는 경우는 분실 모드로 설정했을 때뿐’으로 밝히고 있다. 또한, 분실 모드가 설정돼도 종단 간 암호화가 지원된다고 밝히고 있다. 공개키 방식을 사용한다. 나의 찾기 기능으로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는 물론, 이것을 찾는 게 가능할까 싶은 에어팟이나 애플워치도 찾을 수 있다. 맥북 역시 찾을 수 있도록 설정돼 있다. 애플이 파는 모든 스마트 기기에 적용된 것이다.

애플의 나의 찾기는 블루투스(BLE) 망을 사용한다. 따라서 이 블루투스 트래킹 기능만 열어주면 다른 제품도 문제없이 나의 찾기를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은 지난해 WWDC에서 서드파티에게도 이 기능을 열어줄 것을 발표한 바 있는데, 올해 이 기능이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예시로 등장한 세 제품에는 아주 적절하게도 자전거가 포함돼 있다. 한번 잃어버리면 영원히 찾을 수 없는 물건이다. 전기 자전거라 배터리도 이미 내장하고 있으므로 별도 충전에 대한 염려도 없는 제품들이다.

자전거 2종은 VanMoof S3와 X3로,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북미 등에서 구매할 수 있는 자전거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2000유로 정도다. 4월 7일 이후 구매하는 제품에 한해서 나의 찾기 기능이 제공된다. 구매 예정이라면 이 부분을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서드파티 이어폰도 포함된다. 벨킨이 만드는 SOUNDFORM Freedom True Wireless Earbuds이 나의 찾기 항목에 포함됐다. 에어팟과 비슷한 형태의 블루투스 이어폰이다. 이 제품은 국내서도 출시된 제품이므로, 나의 찾기 지원 제품도 빠른 시일 내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은 99달러로 에어팟 세대보다 저렴하다.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

이 두 제품은 나의 찾기를 내장한 완제품이다. 그런데 배터리가 없는 일반적인 상품에 부착해 사용하는 제품도 있다. 치폴로의 ONE Spot은 분실물 찾기 기능이 내장된 액세서리로, 열쇠고리의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블루투스를 내장해 아이폰을 나의 찾기에서 찾는 것과 거의 동일하게 찾을 수 있는데, 일반적인 블루투스 트래커보다 더 많은 기능을 갖추고 있다.

ONE Spot은 시리, 알렉사 등과 함께 보이스 컨트롤을 지원한다. 물건이 어딨는지 음성으로 찾아주는 기능이다. 비슷한 방식으로 위젯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 만들어 홈 스크린에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제품에는 120데시벨까지 낼 수 있는 스피커가 달려 있어 제품을 찾을 때 소리로 찾아낼 수 있는데, 어떤 소리를 울릴지 벨소리를 지정할 수 있다. 120데시벨은 시끄러운 클럽에서의 음악 소리 수준이므로 제품을 소리로 찾기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가장 특이한 기능은 이 제품을 카메라 셔터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멀리 떨어뜨려 두고 제품을 터치해 사진을 찍는 방식이다. 블루투스가 쌍방향 입력이 가능한 것을 이용한 멋진 기능이다. ONE Spot은 배터리 교체형 제품이며, 배터리 하나로 최대 2년간 사용할 수 있다. 방수 기능을 지원한다. 가격은 개당 25유로이며 6월부터 출고된다.

지금 나온 세 제품은 ‘나의 찾기는 이런 것이다’ 싶을 정도로 적절하다. 그런데 애플은 여기서 더 나아가 앞으로 UWB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U1 칩에 탑재된 UWB(Ultra Wideband) 기술은 블루투스처럼 근거리에서 작동하지만 블루투스보다 더 정밀해서 방향까지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이다. 따라서 UWB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면 애플도 예상치 못한 다양한 ‘나의 찾기’ 제품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의 나의 찾기 서드파티 프로그램은 기존 충전기 등의 액세서리와 마찬가지로 MFI(Made for iPhone/iPad)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나의 찾기용 MFI 프로그램은 올봄 스펙이 공개될 예정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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