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24 생태계 탐구] ①‘리얼패킹’을 만드는 김종철 인베트 대표

(편집자 주) 세상의 모든 물건이 온라인으로 팔립니다. 더 많은 기업과 개인이 온라인에서 각자의 몰을 운영하게 될 텐데요. 각각의 매장이 고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솔루션도 계속해 나오겠죠. 그런 솔루션은 어느 한 기업이 모두 만들어낼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기획했습니다. 국내 대표적인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가 운영하는 스토어에, 어떤 솔루션들이 올라와 있는지, 그리고 이 솔루션을 만든 회사들은 각각 어떤 비전을 갖고 일하는지를 인터뷰해봤습니다. 첫 번째 인터뷰이는 포장 영상을 촬영해 제공하는 ‘리얼패킹’의 김종철 인베트 대표입니다.

내가 최근 6개월 내 새로 산 제품 중 가장 덩치가 큰 녀석은 TV다. 지난해 11월, 블랙프라이 세일 때 물건너왔다. 내 주머니 사정에는 고가의 물건이라 혹시라도 배송 중 잘못되지나 않을지, 설치 전까지 불안불안했다. 아마, 보내는 사람도 불안했을지 모른다. “상품이 잘못됐다”는 고객 클레임은 기업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분일테니까. 문제는, 이 ‘잘못’의 소재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제품 제조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 배송 중 파손이 일어났는지, 이도저도 아니면 혹시 고객의 실수인지, 증거가 없으니 통상 물건을 파는 판매자가 책임을 지는 일이 다반수다.

인베트는 원래 쇼핑몰 판매자들이 주문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주문관리시스템(OMS)’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OMS 사업은 각 판매채널(예를 들어 쿠팡이나 옥션 등의)의 정책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졌다. 독립적으로 사업을 계획해 운영하기 어렵다는 걸 실감하던 즈음, 악성 클레임 때문에 힘들어하는 쇼핑몰을 보면서 “증거 영상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김종철 인베트 대표는 “비대면 거래가 더 많아질텐데 배송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제공하면 불합리한 환불요구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것이 ‘리얼패킹’의 시작이었는데, 사실 진짜 솔루션이 나온 것은 아이디어가 생긴 후로도 5년이나 흐른 2016년이다. 김종철 대표를 최근 서울 마포 디캠프 건물에서 만났다.

인베트는 어떤 회사?

물류영상시스템인 ‘리얼패킹’을 만든다. 기본적으로는 매 주문마다 포장과정을 촬영해주는 솔루션을 만든다. 카메라와 스캐너, 노트북이 결합된 하드웨어 장비에 더불어 포장 단위로 영상을 촬영하고 저장하는 솔루션을 SaaS 형태로 제공한다. 촬영된 영상은 혹시 있을지 모르는 고객과 분쟁을 해결하는데 쓰인다. 촬영된 영상은 문자메시지나 알림톡을 통해 고객에게 전송되므로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인베트 측의 설명이다. 브랜디, LVMH, 현대 한섬, 마켓컬리, 스타일난다 등이 리얼패킹 등 250여개 회사가 리얼패킹을 쓴다. 인베트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물류 시스템에 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등 물류와 관련한 ‘영상’ 솔루션을 다변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종철 인베트 대표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나오는데 5년이나 걸린 이유가 있나?

회사 경쟁력 중에 제일 핵심적인 부분이다. 리얼패킹은 출고 시점에 영상을 찍지 못하면, 나중에 데이터를 가져올 수가 없다. 출고시점에 완벽하게 촬영이 되어야 한다. 물류센터 상황에 맞춰 완벽하게 영상을 제때 촬영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드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렇겠다. 영상을 안 찍어놓으면 말짱 꽝이니까

그래서 훨씬 무결하고 안정된 솔루션이어야 한다. 저희 고객사 중 많이 쓰는 분들은 한달에 영상이 30만개씩 올라온다.

고객사가 몇 군데 정도 되나?

지금 250개 정도의 유료 고객사가 있다. 그리고 그 안에, 3PL 모델을 하는 고객사가 있어서 하나의 고객사를 통해 스무개, 서른개의 회사가 서비스를 쓰기도 한다. 즉, 실제 리얼패킹을 쓰는 회사는 250개보다 훨씬 더 많다는 이야기다.

무결한 솔루션을 만드는데 5년이 걸렸다. 무엇이 핵심이었나?

회사의 가장 중요한 보안사항이다(웃음).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물류 현장이 똑같은 데가 하나도 없다.


모든 물류 창고의 환경이 모두 다르다?

그래서 어렵다. 거기에 맞춰서 매번 개발을 해야 한다. 심지어는 한 회사의 환경도 계속 바뀐다. 회사가 커지면 더 좋은 시스템으로 바뀌지 않겠나? SI 시스템으로 만들면, 그때 그때마다 다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고객사를 수백개씩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다 바꾸겠나. 그러니까 완벽하게 패키지가 되지 않으면, 현장에 도입이 거의 어려운 상태다.

그 다음의 핵심 부분은 영상 처리가 쉽지 않다. 일단 영상이 많다. 하나의 영상이 30분, 40분짜리도 있다.

리얼패킹 도입 현장.

하나의 상품을 포장하는데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리나?

B2B 물류가 그렇다. 또, 사람들이 리얼패킹을 ‘포장’만 생각을 하는데 저희 고객사 중에는 수리점도 있고, 각 프랜차이즈 지점에 대량으로 물량을 보내는 B2B 회사도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각 지점에 필요한 기자재를 보내야 한다. 예를 들어 이커머스에서 배송이 잘못돼 반품을 신청하면 택배사가 가서 가져가면 된다. 그런데 기업 물류는 배송이 잘못가면, 다시 본사에서 차를 보내 갖다줘야 한다. 그날의 장사를 해야 하지 않나. 따라서, 실제로 물건이 갔는지 안갔는지 확인할 수 있는 영상 증거가 남아 있어야 서로 편리하다. 리얼패킹이 적용되는 분야가 생각보다 넓은데 상용화 되기가 쉽지는 않다.

듣고 보니 그렇다

저희가 그동안 솔루션 업그레이드를 2000번을 했다.

헐, 2000번. 모든 상품이 크기가 모두 달라서 그럴까? 촬영물 크기에  따라 장비 셋팅도 다 다르게 해야할 것 같은데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내기까지도 3년은 걸렸다. 어떻게 보면 물리적 경험치를 반영하는 것이 크다. 기술이 좋다고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다. 디캠프 입주 심사 발표 준비를 하면서 보니까, 저희가 최근 3~4년 사이 다룬 물류 케이스가 한 500개 정도가 되더라.

2011년에 왜 이런 아이템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나?

이전에 하던 비즈니스가 OMS 쪽이었다. 그때 사업이 재미가 없어서 피봇을 할 걸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도 쇼핑몰들이 클레임 처리에 곤욕을 겪고 있었다.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일일이 찍어서 보내는 업체도 있었다. 그건 너무 불편한 일이다. 그렇게 사진을 보낸다고 하더라도 고객이 자신의 상품이라고 믿어주지도 않았다. 또 당시에 현장을 많이 돌았는데, 가끔씩 직원들이 복도에 나와서 울고 있는 경우도 봤다. 고객들이 몇시간씩 불만을 토로해서다. 그때는 그런 일이 많았다. 그래서 상품이 어떻게 나갔는지 증명만 하면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차피 시장은 비대면 거래로 계속 가고 더 커질텐데 불합리한 환불 요구에 판매자들이 무조건 응해야 하는 구조가 잘못됐다고 봤다. 정확히 잘잘못을 따져서 책임을 지는 비즈니스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했다. 일하는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좀 덜 받게 해주고 싶었다.

좋은 솔루션이긴 하지만 리얼패킹을 쓰려면 장비도 사야하고, 또 사용 횟수만큼 비용도 내야 하는데 부담스러워 하진 않나?

비용부담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장비가 안 비싸다. 보통 물류창고에 들어가는 장비들은 대체로 수억원을 호가하게 비싸다. 저희 거는 지금 장비 기준으로 해도 한 작업자 셋팅하는데 노트북을 포함해도 100만원이 안 된다. 보통 이커머스 포장 작업자가 열명만 되도 꽤 큰 업체인데, 돈 1000만원 들여서 장비를 구축하는 것은 별로 비싸지 않다. 월 이용료도 과금 방식이 다양하다. 아주 적게 쓰면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고, 물량이 많은 3PL 같은 경우는 거기에 맞는 요금제를 제공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쓰는 방식과 유사하다. 지금 흑자인가?

그 기로에 서있는 것 같다. 투자를 안 하면 남을 것 같다. 그런데 적자 나는 구조는 아닌 것 같다. 이렇게 된지 얼마 안 됐다. 연구개발비가 엄청나게 들어갔다. 지금도 매출 걱정은 안 하는데, 리얼패킹의 거시적 목표를 봤을 때 이제 1단계 전, 시작점이라고 본다. 지금을 시작으로, 앞으로 해볼 수 있겠다, 괜찮겠다 싶어 확장할 아이템 리스트가 열 몇가지가 있다. 계속해 연구개발을 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리얼패킹이라는 근본 모델을 기준으로 파생해나갈 수 있는 단계가 한 열가지 정도 있다는 말인가?

지금 하면 되겠다 싶은게 열 가지다. 정체성을 어디에 두고 갈 것인지를 생각하고 있다. 물류로 갈지, 이커머스로 갈지, 아니면 조금 더 확장해서 비저빌리티한 모든 걸로 갈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지금은 앞으로 인베트의 모습을 만들어갈 과도기에 있다고 보면 되나?

일단 두 가지다. 작년에 저희가 목표한 것이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완벽한 ‘리얼패킹 버전1’을 만들자. 두 번째가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서자였다. 완벽한 버전1이라는 것이 결국은 기본기와 핵심을 말하는데, 10년만에 이 뼈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아직 부족한 것이 있다고 보지만, 이게 완성이 되면 이걸 가지고 할 수 있는 비즈니스는 굉장히 많다.

버전1은 어느정도의 모습을 갖췄나? 부족한 부분은 어떤 걸까?

최소한 물류 쪽에서는 완성이 된 것 같다. 기술적인 것은 버전1이 됐는데 서비스나 상품 설계는 더 해야할 부분이 있다. 예를 들면, 알맹이는 잘 만들었는데 패키지는 아직 검정 봉투에 담아 주는 그런 모습이다. 리얼패킹이 그동안 전략적으로 영업 타깃을 세분화해 마케팅을 하다보니 우리를 가리키는 프레임이 ‘포장 영상 플랫폼’이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가 “물류의 비저빌리티를 제공하는 솔루션이 되겠다”라고 말하면 안 와닿을 수 있다.

“여기 영상 찍던데 아니었나”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겠다

그렇다. 그 포장 영상 플랫폼이라는 이미지가 지금 단계에서는 약간 촌스럽달까, 특정 솔루션처럼 여겨진달까 하는 그런 고민이 있다. 그래서 우리 비즈니스를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에 대해 많은 연구와 시행착오와 고객사의 의견과 시장조사를 하고 있다. 대표님들 사이에서는, 속어이긴 하지만 “있어빌리티를 어떻게 할거냐” 그걸 얘기하는 거다(웃음).

아까 2000회씩 업그레이드를 했다는데서 깜짝 놀랐다. 처음엔 리얼패킹 솔루션을 사람들이 많이 원할까 싶었는데, 대표님은 확신이 있었나보다

저도 사실 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제가 이걸 한다고 하면 “(포장 영상을) 왜 찍어야 해?”하고 반문이 들어왔다. 그 다음에는 “이거 간단한 거 아냐? 사업하면 수요가 얼마나 있겠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저도 그 의문과 계속 부딪히며 사업을 했다. 지금은 이 질문에 특별히 변명을 하지 않는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이제 끝났다고 생각한다. 이런 질문을 했던 대표님들이 저희 거를 카피캣해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왜 해야 하느냐는 답을 그때는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를 못했는데, 하는걸 보여주니까 괜찮겠다고 싶은 거다. 그런 고민이 끝난거가 제가 오래 갖고 있던 계획들에 대한 확신을 줬다. 그 단계적인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올해 가장 큰 고민은 아무래도 브랜드 리빌딩이겠다

그렇다. 그리고 그 고민과 맞물린 것이, 아까 말한 열 몇가지 사업 아이템 중에 어떤 걸 먼저할지다.

새로운 아이템 중, 가장 실현에 근접한 걸 말해줄 수 있을까?

2월부터 리얼패킹 영상을 글로벌 서비스하는 걸 출시했다. 글로벌 전략 중에서 첫 번째 단계로 국내에서 해외로 나가는 상품에 리얼패킹 솔루션을 제공한다. 해외에서의 클레임율이 훨씬 높은데 반품을 받기도 어렵다. 비용 때문이다. 상품을 날리게 되거나 다시 보내주거나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 것을 감수하고 비즈니스를 한다. 듣다보면 10년 전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과 비슷하지 않나?

그렇다. 당시에 딱 같은 이유로 영상 촬영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 아닌가?

최소한 한국에서 나가는 K쇼핑과 관련한 역직구의 경우에는 외국에 있는 고객들도 한국에 있는 고객처럼 영상을 받아볼 수 있게 하자.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국가마다 법률이 다르고 문자 사용 비용도 다 다르다. 현지인들은 현지 언어로 된 영상을 봐야 하는 이슈도 있다. 올 2월부터 기술적으로는 190개국에 보낼 수 이게 개발을 했고, 1차 서비스는 8개국에서 시작한다.

카페24 스토어에 리얼패킹 솔루션을 올렸다. 이유는 무엇일까?

카페24 고객들 중에 저희 솔루션을 쓰는 곳들이 있다. 리얼패킹이라는 존재를 아직 모르는 곳들도 많은데, 이런 앱스토어 자체의 존재 필요성은 크다. 우리가 카페24 스토어에 가장 먼저 들어간 곳 중 하나다.

스토어라는 것은 생태계에 대한 보장이 되어야 한다. 플랫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버넌스’라고 생각한다. 거버넌스 안에는 주도권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 거다. 플랫폼이 기본적으로 생태계를 약간은 방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게, 대신에 그 환경에 해가 될만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제재를 해주고, 치안을 유지해주는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또, 거기에 들어갔을 때 어떤 실리가 있느냐도 중요하다. 실제로 얼마나 열심히 지원을 해주느냐. 어떻게 호흡했을 때 시너지가 날 건가에 대한 진지하게 그거를 받아주고 같이 고민해줄 수 있는 채널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스토어에 들어가서 만나는 고객사들은 카페24가 모든 기능을 하나하나 개인화해서 맞춰주는거에 익숙하다. 그런데 앱을 만들어 스토어에 올리는 회사 입장에서는 그런 개인화 요구에 맞추는 것이 어렵다. 가는 곳마다 환경에 맞춰 다르게 개발을 해주면 확장성이 떨어진다. 고도화, 발전화는 곧 체계화와 자동화의 과정이다. 스토어를 만드는 카페24는 (자동화와 표준화의) 흐름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

[바이라인플러스 12월 무료 웨비나 ]

  • 텐센트 클라우드의 메시징 솔루션 IM 활용방안 👉  사전등록 
  • ‘모니터링’을 넘어 ‘옵저버빌리티’로의 진화 👉  사전등록 
  • VM웨어 멀티클라우드의 전략과 VM웨어 Cloud on AWS 의 역할 👉  사전등록 


이전레터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