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에서 ‘아이유’ 다시 듣는다

한국 스포티파이 이용자들도 ‘아이유’의 음원을 들을 수 있게 됐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하는데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가수들의 음원을 서비스 할 수 없어 곤란했던 스포티파이로서는 한숨돌릴만한 일이다. 물론, 아이유를 비롯해 스포티파이를 타고 글로벌 진출을 하고 있는 가수들 입장에서도 긍정적 소식이다.

11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구 카카오M) 측은  “스포티파이측과 음원 유통을 위한 계약 협의를 마치고,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서비스에 음원 공급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국의 스포티파이 서비스에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유통하는 음원을 이용할 수 없었다. 예컨대 아이유의 음원을 스포티파이에서는 들을 수 없는 식이었다.

두 회사가 음원 유통에 합의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음원 업계에서는 스포티파이가 글로벌로는 막강한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일지라도 국내서는 큰 힘을 쓰지 못할것이라고 전망해왔다. 국내 음원을 수급 못해 찻잔속의 태풍에 그쳐버린 애플 뮤직의 사례가 근거가 됐다.  한국 사람들이 한국 음악을 잘 듣지 못하는 플랫폼이라면 인기를 얻기 어려울 것이란 이유였다.

갈등의 구체적 이유는 공개되지 않아 왔다. 극적인 합의를 알린 이번 발표에서도 “왜 음원을 유통하기로 했는지”에 대한 이유는 빠져있다. 다만, 유추해볼 근거는 있다. 현지시간 10일자 외신 ‘버라이어티’의 보도 일부분이다.

A source tells Variety that the uproar on social media from fans of the label’s artists, which include IU and APink — as well as some artists themselves — led Kakao to return to the negotiating table, with terms not dramatically different from those originally offered.

(한 소식통에 따르면, 아이유 에이핑크 등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레이블에 속한 아티스트들의 팬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논란을 제기하면서 카카오를 당초 제시했던 조건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요점은 “국내 가수와 팬들의 압박”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움직이게 했다는 것이다. 아티스트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음원이 모든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유리하다. 플랫폼을 운영하는 유통사와 아티스트의 입장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개별 가수들의 팬들이 소셜미디어에 이러한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지적은 국내 음악계에서도 나왔다. 지난 1일 가수 타블로 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유통사인 카카오M과 스포티파이의 의견 불일치로 에픽하이의 새 앨범이 글로벌 발매할 수 없게 됐다”며 “누구의 잘못이든간에, 왜 항상 예술가와 팬들은 기업의 욕심 때문에 고통을 받아야 하나”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앞서 버라이어티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계약서의 조건이 이전에 합의를 위해 주고받던 내용과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변화를 이끌어낸 것은 아티스트와 팬들의 ‘여론’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속한 아티스트들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측에서는 열흘간의 음원 공급 중단이 “힘겨루기에 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당초 2월 말까지 글로벌 음원 계약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스포티파이의 국내 음원 서비스 내용까지 계약서에 추가하려다 보니 논의가 길어진 것 뿐이라는 입장이다. 단, 두 회사가 오랜기간 합의에 불일치해온 계약 내용에 대해서는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한숨돌린 스포티파이 측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포티파이 관계자는 “한국의 청취자에게도 해당 음원과 함께 7000만 곡 이상의 트랙 및 40억 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아티스트, 레이블 및 권리자 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의 음원 스트리밍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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