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360도로 접히는 LG 그램

출시 이후부터 크램쉘 형태만을 고수해온 그램이 컨버터블 노트북을 출시한다. 이름은 간단히 LG 그램 360이다.

크기는 기존과 비슷한 14형과 16형이다. 일반적인 비즈니스 노트북이 13.3인치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고려해보면 여전히 대화면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활용도는 다른 컨버터블 노트북과 동일하다. 노트북 모드에서는 기존 노트북처럼 사용하고, 영상을 보거나 터치펜을 사용할 때는 반대로 접어 태블릿 모드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태블릿 모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360도 힌지를 적용하면 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카메라 위치나 스피커 위치 등 대부분의 설계가 변경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하판에 스테레오 스피커가 탑재된 맥북을 포함한 여러 노트북은 힌지를 단다고 해도 키보드가 아래쪽을 향하면 스피커 활용에 문제가 생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느 부분으로 접혀도 사용자 쪽을 향하도록 스피커가 하단 힌지 부분에 탑재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카메라가 하단에 있어 많은 이들의 공포를 자아냈지만 힌지를 얇게 유지하면서 상단에 카메라를 넣었다.

외관에서 또한 인상적인 것은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는 다양한 컬러를 넣었다는 것이다. A4지 두장을 붙여놓은 듯한 그램 특유의 하얀 컬러를 사용하지 않고 블랙(옵시디안 블랙), 실버(쿼츠 실버), 그린(토파즈 그린) 컬러를 사용했다. 군대에서 사용해도 될 것 같은 토파즈 그린 컬러가 인상적이다. 컬러는 사이즈마다 다른데 블랙은 16과 14, 실버는 16, 그린은 14형에만 출시됐다.

하드웨어 소재는 상판 커버는 알루미늄, 하판 바디는 마그네슘을 사용했다.

펜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그래픽 작업에 사용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인데, 그에 맞게 16형은 2500 x 1600의 높은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다. 14형은 FHD(1920 x 1080)이다. 색역은 DCI-P3를 99% 만족시킨다.

그래픽 작업을 하기에 고사양이라고 부를 순 없지만 작업 자체는 가능한 인텔 11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다. 타이거레이크 기반의 이 프로세서는 최근 내장 GPU(아이리스 Xe) 성능이 많이 발전한 상태다. 영상 편집이나 그래픽 툴들을 실행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작업은 실행할 수 있다. 타이거레이크 칩셋을 탑재하며 EVO 인증을 획득했다. 빠른 충전, 노트북을 열었을 때 빠른 슬립 모드 해제, i5 이상 CPU, 썬더볼트 4 지원과 와이파이 6 등이 기본 지원된다. 그러나 i3 모델도 존재하므로 구매 시에는 사양을 잘 따져보는 것이 좋다. 일부 모델만 EVO 인증을 받았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i3 모델의 경우 아이리스 Xe가 아닌 UHD 그래픽이 들어간다.

그램은 내부를 점차 건드리지 못하게 만드는 다른 노트북과 달리 여전히 내부에 하드웨어를 추가할 수 있는 설계를 선보이고 있다. SSD 슬롯을 하나 더 두고 있어 최대 2TB의 SSD를 추가할 수 있다.

무게는 기존 그램보다 조금 더 나간다. 기본형에서 1kg 미만인 14형은 1.25kg, 16형은 1.48kg으로 그램으로 부르기 약간 애매한 수준이다. 13.3형의 경우 컨버터블임에도 1kg 미만 제품이 존재한다.

다만 다른 제품에 비해 배터리가 충분하다. 14형은 72Wh, 16형은 80Wh로 맥북 프로 16형을 제외한 대부분의 노트북 배터리 용량을 압도한다. 무게를 약간 손해 보더라도 활용 시간을 보장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밀스펙(MIL-STD)의 충격, 먼지, 고온, 저온, 진동, 염무, 저압 기준을 충족했으나 LG 그램은 항상 밀스펙 통과를 통해 내구도를 보장했다고 말했고 그램은 항상 내구도가 부족했다. 따라서 밀스펙 통과로 인한 내구도 보장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

가격은 일반적인 그램보다 약간 더 비싸다. i5/메모리 8GB/256GB 기준 14형 209만원, 16형 224만원이다.

총합해보면 좋은 수준의 성능, 컨버터블, 굉장한 배터리, 적당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으며 다른 컨버터블 노트북의 존재로 인해 가격이 약간 아쉽다.

*참고: 제품스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