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1] TCL 롤러블 스마트폰과 어명 디스플레이

중국의 가전업체 TCL이 흥미로운 여러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특히 여러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올해 안에 상용화할 것으로 발표해 흥미를 끌었다.

세로 롤러블 디스플레이

LG가 선보인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가로로 확장하는 제품이다. 스마트폰에서 태블릿이 나오는 형태다. 그러나 TCL이 선보이는 제품은 세로로 확장한다. 폴더블 폰인 갤럭시 Z 플립과 같은 짧은 직사각형 형태에서 긴 직사각형 형태로 변한다. 짧은 디스플레이는 6.7인치, 펼친 디스플레이의 크기는 7.8인치이며 다 펼쳤을 때의 형태가 스마트폰과 유사하다. ‘굳이 왜’라는 생각이 들지만 생각해보면 Z 폴드는 접었을 때 엄지손가락만 한 작은 스크린만 활용할 수 있는 반면, 접었을 때도 스크린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인터페이스는 갤럭시 Z 폴드처럼 상황에 맞춰서 변하는 형태(어댑터블 유저 인터페이스)라고 한다.

어명 디스플레이

무려 17인치 화면을 제공하는 제품이다. 따라서 두루마리 부분이 매우 크다. 이 두루마리를 펼치면 왠지 “역모죄를 꾀한 이청은 사약을 받으라”라고 써있을 것 같다. 디스플레이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제대로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시연 영상에는 등산하는 사람을 등장시켰다. 이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사람의 연령대를 왠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만 같다.

TCL은 키노트에서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OLED라고 밝혔다. 이것은 OLED의 필수인 유기물 재료를 도포하는 방식을 말한다. 보통은 분말 형태의 유기물을 공중에 뿌려 진공 증착하는데, 최근에는 잉크젯 프린터가 출력하듯이 액체 유기물을 프린트해 붙이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재료 낭비를 막고 비용을 줄일 수 있다.

17인치 프린티드 LED 스크롤링 디스플레이는 특정 색역을 100% 만족시킬 정도로 색상도 좋다고 표현했는데, 무슨 색역을 만족시키는지는 발표하지 않았다. 이 경우 sRGB일 확률이 높다. DCI-P3와 Adobe RGB는 100% 만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이다.

족자처럼 양손으로 들어야 한다면 모니터로 사용하기가 애매해지는데, 이 부분을 보완한 액세서리를 선보여야 기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인용으로는 영의정 정도 돼야 쓸 수 있을 것이다.

두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올해 내 출시된다고 밝혔다. LG와 더불어 올해가 포터블 롤러블 디스플레이의 원년이 되는 것이다.

미니 LED TV

LG와 삼성 외에도 TCL 역시 미니 LED TV를 출시할 것으로 밝히고 있다. 미니 LED 전구는 마이크로LED 전구 크기(100µm)에 근접한 151µm 크기를 사용한다. LG나 삼성처럼 로컬 디밍 블록을 사용하는 형태다. 디스플레이 패널(LCD)과 광원(미니 LED)의 거리가 0mm라며 OD Zero Mini-LED로 부른다. OD는 Optical Distance(광학 거리)라는 뜻이다. 이외에도 4K 미니 LED TV, QLED TV, LCD TV 등을 출시한다. 발표 말미에 올해 내 더 훌륭한 디스플레이를 무엇인가 하나 더 발표한다고 했는데, 디스플레이 기술은 대부분 밝혀진 상황이므로 8K TV 혹은 마이크로LED TV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 TV

안드로이드가 아닌 구글 TV를 구글과 협의해 출시한다. 키노트에서 보여준 화면은 현재 안드로이드 TV의 홈 화면과 유사한데, 구글의 IoT 제품들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허브형 제품일 것으로 예상된다.

폴더블 제품도?

폴더블 제품 티저가 슬쩍 지나갔다. 갤럭시 Z 폴드와 같은 형태다. LG처럼 폰을 태블릿으로 늘리는 롤러블 디스플레이 티저도 지나갔다.

이외의 스마트 기기들

비교적 저렴한 TCL 시리즈를 북미에 출시한다. TCL 20 5G와 SE 모델을 선보이며, 펜슬과 스마트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는 TAB 10s,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을 제공하는 블루투스 이어폰 MOVEAUDIO S600, 동물 목걸이에 걸어 추적하는 TCL Movetrack 등을 공개했다.

가장 재미있을 제품은 소형 VR 글래스다. 1080p FHD 화면을 제공하는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이다. AR 형태가 아닌 VR 제품이므로 소프트웨어 영향을 덜 받고 영상 경험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화면은 140인치까지 구현 가능하다고 한다. AR 제품은 소프트웨어가 부족하면 아무 쓸모 없고 놀림감만 되는 제품이다. 눈 옆에서 새는 빛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았다.

추진력이 강점

TCL은 자회사 CSOT에서 디스플레이를 만든다. 중국 회사들의 특징이라면, 팔리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특이한 디스플레이를 일단 만들고 보는 것이다. 따라서 보기에 가장 재미있는 제품을 선보인다. 그러나 이 제품들을 실제로 만날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취미로 드럼치는 포체티노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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