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를 빼고도 말할 수 있는 엔씨의 모든 것

올해도 리니지가 리니지했다. 작년에 이어 엔씨가 모바일 부문의 매출 톱을 놓치지 않았다. 자체 IP로 만든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올해도 구글플레이 매출 1, 2위를 쌍끌이했다. 한때 엔씨소프트를 두고 ‘모바일 약체’라고 불렀던 일이 까마득한 과거로 느껴진다.

엔씨소프트에게 올해는 호재가 많았던 해다. 단순히 모바일 게임 부문만 두고 하는 얘기는 아니다. 창단 9년만에 한국 프로야구 정규리그에서 우승을 한 것은 물론이고, 미디어나 금융 등 지금까지 엔씨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보였던 분야로도 인공지능(AI) 기술을 들고 진출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는 올초 엔씨가 선보인 신규 CI와도 연결되어 있다. 올해 엔씨는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리를 만들면서 ‘장인정신, 열정, 끊임없는 도전’을 강조했다. 게임 개발이라는 기업의 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에 도전한다는 내용을 부각하기 위한 것인데, 연말에는 브랜드 미션으로 ‘PUSH, PLAY(푸쉬, 플레이)’를 발표하면서 ‘도전’과 ‘혁신을 이뤄내는 상상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올초 발표한 엔씨의 신규 CI. CI의 컷팅된 모서리는 최첨단 기술력을 상징한다고 엔씨 측은 설명했다.

올해 엔씨소프트에는 어떤 이슈가 있었는지, 그리고 내년은 어떤 일을 준비중인지를 살펴보려 한다. 우선, 올해도 엔씨소프트의 ‘사상 최대 매출’ 행진을 이끌었던 리니지 IP 부터.


역시, 리니지


국내 게임산업에서 PC 온라인 게임 시절의 IP가 모바일에서도 먹힌다는 걸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바로 리니지다. 리니지 이후로, 한때의 영광으로 남았던 IP들이 모바일에서 재탄생하는 사례가 잇달아 나왔다. 그리고 리니지M과 리니지2M은 올해도 모바일게임 시장을 씹어먹었다. 두 게임은 각각 2017년6월, 2019년 11월에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도 매출 최상위인데, 올 한 해 수많은 경쟁작이 도전했지만 두 게임은 최고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특히 리니지M의 경우 출시한 지 3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분기 일매출이 27억원까지 올라가는 경쟁력을 보였다. 회사의 꾸준한 대규모 업데이트가 미친 영향이다. 리니지2M도 연이은 대규모 업데이트를 통해 핵심 콘텐츠를 공급하며 꾸준한 인기 자리를 유지해 리니지IP의 힘을 증명했다.

지난 10일 발매된 리니지 리마스터(이하 리니지)의 출시 22주년을 기념한 OST(Original Sound Track) 앨범 ‘리니지 – The Glorious History’

역시, 린의지


게임 따라 야구도 기세를 탔다. 되는 집안은 뭘 해도 된다는 걸 보여준 곳이 올해의 엔씨인데, 2011년 창단한 엔씨 다이노스가 9년만에 프로야구 정규리그에서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했다. 승리의 주역이라 일컬어지는 양의지 선수가 승리가 확정된 이후 ‘집행검’을 뽑아드는 순간은, 야구팬이 아닌 이들에게까지 인상적인 모습으로 남았다.

구단주인 김택진 엔씨 대표가 전폭적인 지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 2018년 리그에서 전체 꼴찌를 한 후 회식자리에서 모창민 선수가 “양의지를 사달라”고 한 말을 받아들여 거액을 주고 양 선수를 영입한 것은 잘 알려진 에피소드다.

심지어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프로야구 개막이 늦춰지면서 한국의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이 글로벌로 생겼는데, 이때 노스 캐롤라이나(North Carolina)주의 주민들이 약자가 같은 엔씨(NC) 다이노스를 노스캐롤라이나 다이노스라 부르며 응원하는 현상이 생겼다. 따라서 팀의 팬이 글로벌로 확장되는 일도 있었는데, 이 사례로 엔씨 다이노스는 꽤 톡톡한 마케팅 효과까지 챙겼다.


인공지능 기술 기반 신사업 진출


게임회사들이 너도나도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인데, 엔씨도 그렇다. 지난 4월 머신러닝 기반 AI 기자를 개발했고, 10월에는 KB증권‧디셈버앤컴퍼너자산운용과 ‘AI 간편투자 증권사’ 출범을 위한 합작법인을 만들었다.

엔씨의 역할은 자사 자연어처리(NLP) 기술을 합작법인 협력사의 자산운용 금융 데이터와 접목해 인공지능이 자산관리에 대한 조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AI 프라이빗 뱅킹(PB)를 개발하는 것이다.

또, 온‧오프라인 팬덤 활동을 모바일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유니버스’ 개발을 발표했는데, 핵심 기술 중 하나가 아티스트의 실제 목소리를 활용한 AI 보이스로 원하는 시간과 상황에 맞춰 전화를 받을 수 있게 했다.

엔씨 측은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미디어, 금융, 엔터테인먼트 등 다방면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중이다.


내년에는? 대기중인 신작들


엔씨가 내년 출시를 예고한 신작에는 대표적으로 트릭스터M, 블소2, 프로젝트TL 등이 있다. 먼저 트릭스트M. 귀여운 리니지라는 별칭이 있는 이 게임은 엔씨의 자회사 엔트리브소프트가 11년간 서비스해 온 트릭스터 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다. 아기자기한 2D 도트그래픽, 독창적인 드릴 액션 등 원작의 주요 재미 요소를 계승해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10월 28일에 사전 예약을 시작했는데 한 달여 만에 300만명을 넘기는 관심을 받았다.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신작 중 하나는 내년 1분기 출시가 예고된 모바일 MMORPG ‘블소2’다.  블소2는 2012년 출시된 PC MMORPG게임 ‘블레이드 & 소울(이하 블소)’의 정식 차기작이다. 동양 판타지 기반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무협 게임이다. 엔씨 측은 블소2에 기존 모바일 게임을 뛰어넘는 높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차원이 다른 자유도와 액션성을 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었다.

리니지 시리즈 최신작인 ‘프로젝트 TL’은 PC와 콘솔 플랫폼 기반의 MMORPG다. 첫 발표 때부터 관심을 모았던 게임인데, 이 회사 측은 프로젝트 TL을 ‘다음 세대를 위한 리니지’라는 모토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래스(Class, 직업) 기반의 전투’, ‘높은 자유도’, ‘혈맹 중심의 세력전’ 등 리니지 시리즈 고유의 특징을 계승하면서 섬세한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월드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엔씨 측은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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