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과 스토리텔링의 조합 ‘붉은사막’,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다

펄어비스의 야심작 ‘붉은사막’의 인게임 플레이 영상이 게임업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더게임어워즈(TGA 2020)’에서 공개됐다. 지난해 지스타에서 처음 공개된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검은사막’ 이후 처음으로 ‘사막’이라는 IP를 갖고 만드는 PC온라인‧콘솔게임이다. 새 트레일러는 그후로 1년 동안 붉은사막의 개발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게 만들어졌다.

붉은사막의 트레일러는 공개 이후 200만 조회수를 넘겼다. 내년 연말 께 출시될 예정으로, 펄어비스의 여타 게임과 마찬가지로 자체 엔진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검은사막은 펄어비스를 일으켜준 작품이라, 새로운 ‘사막’ 후속작에 대한 회사 안팎의 기대가 크다. 특히 펄어비스 창업자인 김대일 의장이 작업의 기획부터 함께 해 이목을 끌었다. 펄어비스 측에 따르면, 김 의장은 새 트레일러 편집에까지 참여하는 등 열성을 보이고 있다. 김대일 의장은 ‘릴 온라인’ ‘R2’ ‘C9’ 등을 만든 스타 개발자로, 일명 ‘김대일 사단’을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김대일 사단의 스타 개발자들인 정환경, 이성우 프로듀서(PD) 등이 총괄해 작업 중인 붉은사막은 내년 연말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처음에는 MMORPG로 공개됐는데, 일년이 지난 지금은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로 장르가 바뀌었다. 스토리텔링에 힘을 주고 현실성이 강한 액션을 도모하기 위한 선택으로 설명했다.

붉은사막의 새 트레일러 공개를 기념해 정환경, 이성우 공동 프로듀서(PD)와 채효석 액션 디렉터가 15일 서울 반포 메가박스에서 공동 인터뷰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환경 PD는 “다양한 기후대와 지형이 있고 인간과 여러 종족이 모여 사는 세계관을 가졌다”고 붉은사막을 소개하며 “액션활극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펄어비스의 채효석 붉은사막 액션디렉터, 정환경 붉은사막 공동 PD, 이성우 붉은사막 공동 PD

장르 바뀐 붉은사막, 검은사막보다 ‘스토리텔링’에 신경 썼다


“결과적으로 저희가 원하는 모습을 개발하고 만들어내려면 기존의 전통적인 MMORPG의 형식보다는 내러티브나 시나리오를 잘 살리고 원하는 액션을 잘 표현할 수 있게 했다”

정환경 PD에 따르면, 펄어비스 개발팀은 올해 고심 끝에 붉은사막의 장르를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로 바꾸었다. 개발 과정에서 ‘모험’과 ‘활극’이 강조되면서 시나리오를 보다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이날 영상으로 깜짝 등장한 김대일 의장은 “(붉은사막에서는) 모험한다, 세상을 돌아다닌다, 활극을 하고 문제를 해결한다, 이게 제일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세상을 돌아다니며 모험하고, 문제를 푸는 주인공에게 스토리텔링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정 PD도 “작년에 차세대 MMORPG를 보여주겠다고 장담했는데 내부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이같은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성우 PD는 스토리텔링을 강조하며 “주인공의 스토리 외에도 이용자가 자기만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 액션


스토리텔링 만큼 강조된 것은 ‘액션’이다. 김대일 사단은 릴온라인 시절부터 ‘타격감 있는 액션’으로 주목받은 개발진이다. 붉은사막도 타격감을 강조한다. 특히, 사람과 사람이 싸우는 것과 같은 현실감 있는 타격감과 피격감이 부각됐다.

심지어는 무기를 놓친 캐릭터가 급한 김에 앞의 적에게 그냥 주먹을 휘두른다거나, 자기 무기 대신 주변의 도끼를 집어서 싸우는 일도 가능하다. 그래서 여타 게임에서는 찾기 힘든 레슬링이나 태권도 동작 같은 것이 가미됐다.

액션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면서는, 개발진들이 조금 신나보였다. 채효석 액션디렉터는 “용병마다 RKO(레슬링 기술) 방식이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고, 정환경 PD는 “용병이니까 생존을 위한 막검술의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기존의 게임들에서 보였던 짜여진 화려한 검술 말고, 이용자가 캐릭터에 동화돼 정말 내가 싸우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검은사막은 주로 무기를 사용했는데 붉은사막은 무기 위주라기보다 태깅플레이를 활용했다. 용병과 태그 플레이를 해서 함께 싸우도록 하는 것이 목표여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의 제자를 초빙해 모션캡처를 하기도 했다.”

그래서 모션캡처를 따는 등 실제 동작을 반영하는데 신경을 썼다고 채효석 디렉터는 말했다. 게임 내에 액션에 숨결을 불어 넣는 일에 집중한 것이다. 세세한 액션 묘사와 타격, 피격감은 개발진이 말하는 붉은사막의 강점이다. 이성우 PD는 “레슬링이나 태권도 동작 등은 다른 게임에는 없는 부분이라 붉은사막의 특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시까지 앞으로 1년


“국내에서 선보이는 첫 트리플에이 게임이 될 거다. 그런 만큼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고 최고가 되보는 게 최종 목표다”

이성우 PD의 포부다. 아직 개발 단계에 있고 출시일이 꽤 남은 만큼 “기대가 되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트레일러에서 보였던 프레임드랍과 관련해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공개된 것이 인게임(게임 내 플레이&스토리) 영상이고, 부드럽게 보이기 위한 일체의 조작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했다. 다만, 차세대 기기 등 최대한 더 많은 기기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프레임 드랍이나 최적화 관련 문제에 대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검은사막이 글로벌로 인정받았으니, 붉은사막 역시 국내 시장만 겨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새 트레일러의 공개 무대가 캐나다에서 열린 TGA였던 것도 많은 것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붉은사막이 검은사막의 성과를 뛰어넘을 수 있을까?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데, 아직 1년의 시간이 더 남았다. 그 사이, 개발진이 말한 것처럼 콘텐츠가 더 살 찌고 보다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꽤 많은 게이머가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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