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 미국 겨냥 “폐쇄·보호주의는 쇠락의 길…협력과 개방 중요”

“협력과 개방이 바로 세계 번영과 경제 성장의 길이라는 것은 역사가 말해준다. 더 큰 개방과 번영을 위해 폐쇄에 반대한다.”

국제 투자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11일 화웨이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컨퍼런스인 ‘트러스트 인 테크 서밋(Trust InTech Summit)’에 연사로 참여해 이같은 입장을 밝히며 “문을 걸어잠그는 국가는 늘 경제 문제에 봉착했고 쇠락의 길을 걸었다”고 경고했다.

로저스 회장의 이같은 경고는 최근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우고 있는 미국을 정조준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면서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 퇴출과 제재 압박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화웨이의 경우 계열사까지 모두 블랙리스트(거래제한목록)에 올려 미국 기술로 만든 모든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금지시켰다. 안보위협을 이유로 자국 내에서 화웨이의 5G 통신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장비 철거 명령도 내리고 있다. 또 이를 우방국에도 요구하는 실정이다.

로저스 회장은 “미국은 점점 문을 걸어잠그고 있다. 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세계보건기구(WHO)를 탈퇴했고, 이란 핵 협정 등도 파기했다. 이것이 폐쇄 징후”라며 “작년 중국이 출원한 특허 중 12%는 다른 나라와 협력해 이뤄낸 반면에 미국은 그 비중이 7%밖에 안된다”는 사례를 들기도 했다. 또 다른 폐쇄 징후 사례로는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EU 탈퇴)를 꼽으면서 “다른 국가들은 점점 더 개방으로 가고 있다. 이들은 더 강력해지고 더 큰 번영으로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개방을 지향하고 보호주의는 지양해야 한다. 기술 분야는 (개방이) 더욱 중요하다”며 “기술이나 경제에 대한 일방적인 접근은 위험하다. 보호주의, 특히 기술에 있어 보호주의는 글로벌 세상에 도움 되지 않고 해가 돼 왔다”고 지적했다.

로저스 회장은 이날 역사적으로 영국, 미국을 포함해 다양한 국가들이 개방과 공유, 협력으로 인해 성장했고, 세계 경제가 발전했다며 시간을 들여 이렇게 설명했다. “18~19세기 미국은 영국으로부터 목화를 입수해 면화를 생산하고 가공방법을 배워 점차 산업 강국이 될 수 있었다. 1830~1840년대 전세계의 30%의 기계를 보유하고 있던 영국으로부터 기계를 배워 재화를 생산하게 됐다. 이후 미국이 점차 영국으로부터 우위를 가져오게 됐다. 이후 1950년대 들어 일본이 알루미늄, 철강 등 미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갔다. 그 다음엔 한국같은 나라도 성장할 수 있었다. 미국은 자국에서 개발한 프레킹 기술을 다른 나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공유해 만들어 석유시추와 천연가스 생산량을 증가시키는데 기여했다. 400년 전을 거슬러보면 영국도 해양 강국이던 네덜란드로부터 조선기술을 배웠다. 그 뒤에 영국이 그 뒤 산업혁명을 이끌고 제조업 기술 혁명을 주도했던 것이다. 이로 인한 경제 발전같은 공유와 기술의 변화는 미국의 경제발전을 이뤘고, 그 영향은 한국, 중국 등 다른 나라들까지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로저스 회장은 “화웨이는 미국보다 많은 측면에서 앞서 가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화웨이를 내쳐버리고 문을 닫아버릴 일이 아니다”라며 “기술과 브레인 파워에 대한 차별은 결국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 문을 걸어잠그는 국가는 항상 어려움에 봉착했다. 경쟁은 힘들지만 더 나은 혁신과 번영을 가져온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협력하고 배울 수 있는 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의 최근 행보가 흥미롭다”고 거론하며 “경제를 개방하고 고품질 기술을 전세계에 개방하겠다고 선언하는 동시에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천명했다. 이는 전세계에 좋은 일이고 모두에게 번영을 가져올만한 일”이라고 긍정적으로 풀이했다.

그러면서 “폐쇄는 고통의 길이다. 개방은 발전의 길이며 번영의 길이다. 그동안 미국은 기술에 개방적이어서 번영 누릴 수 있었다”며 “화웨이로부터 중국을 배울 수 있다. 중국도, 알리바바나 텐센트도 미국으로부터 배웠지만 미국도 전세계도 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저스 회장은 “(미국이) 안보 (위협)이나 국익보호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틱톡, 빌리빌리가 미국인들에게 위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중국뿐 아니라 워싱턴도 마음만 먹으면 내가 하는 전화 한 통까지 사용자 정보 염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만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이어 “국가 간 서로 문을 잠그게 되면 경제는 위기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그리고 더욱 악화될 것이다. 폐쇄는 곧 무역전쟁으로 이뤄지고 경제와 기술을 가두게 된다”고 재차 경고하며 “10대 누구나 틱톡과 빌리빌리를 쓸 수 있도록 개방해 더 큰 시너지와 경제성장과 번영을 누리자. 협력과 개방이 바로 번영과 성장의 길이며 더 나은 삶의 길”이라고 피력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첫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