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 신용카드 아닌 신용대출 핀테크 기업 어펌

테크 기업들에게 올해는 조금 다르게 기억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코로나19도, 미대선도 아닌 사상 최대의 기업공개(IPO)의 해로 말이다. 기업공개에 나선 기업 수만 봐도 지난해에 비해 65% 이상 증가했다. 최근까지 에어비앤비, 도어대시, 로빈후드와 같은 거물급 테크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예고한 만큼, ‘대박’을 노리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상장 러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펜데믹 수혜를 입은 어느 핀테크 기업도 나스닥 상장에 도전했다. 인공지능 기반 핀테크 기업 ‘어펌(Affirm)’이다. 고객의 신용을 간단히 체크해 소액대출을 제공하는 어펌의 기업가치는 30억달러(약 3조3400억원)를 돌파했다. 소비자 중심의 ‘후불결제’ 플랫폼이라는 평가를 받는 어펌은 과연 어떤 기업일까.


어펌’이 뭐길래


어펌의 핵심은  POS(판매시점관리, Point-Of-Sale) 할부 대출 상품 제공이다. POS대출이란 온라인 쇼핑 시 간단한 신용등급 조회를 거쳐 일정 한도 내의 금액을 할부로 대출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소비자의 후불 결제를 돕는 일종의 ‘구매 대부업’으로 이해하면 쉽다.

이를테면 아디다스 웹사이트에서 신발을 구매하는 A씨를 떠올려보자. A씨는 지금 당장 통장 잔고나 신용카드가 없어도 당황하지 않는다. 어펌 이용자이기 때문이다. 원하는 신발을 골라 결제 창에서 ‘어펌으로 결제’를 클릭한다. 이름과 이메일, 생일, 사회보장번호를 입력한 후 할부 옵션을 선택하면 곧바로 구매가 이뤄진다. A씨가 고른 신발을 어펌이 선결제해 준 것이다. A씨는 해당 금액을 할부 개월에 맞춰 어펌에게 지불해야 하지만 연체료나 패널티는 없다. 어펌이 신용카드사는 아니지만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 신용도를 분석, 마치 신용카드를 발급해준 것과 같은 역할을 한 것이다.

어펌의 수익모델은 소비자에게 청구하는 ‘이자’다. 아예 이자가 없는 상품들도 제공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신용도에 따라 대부분 10%에서 최대 30%까지 이자가 붙는다. 선택가능한 할부 옵션은 3개월, 6개월, 12개월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너십을 체결한 판매 업체를 통해서도 어펌은 수익을 낸다. 현재 어펌은 월마트와 구찌, 다이슨, 아디다스, 이벤트브라이트 등 6500곳이 넘는 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어펌을 통해 결제가 이뤄질 때마다, 건당 일정한 수수료를 붙여 이익을 내는 구조다.

어펌 측은 “어펌을 결제 시스템에 추가할 경우, 재주문율이 20% 향상되고 평균주문량도 85%가량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후불결제 가능하게 한 기술력은?



‘후불결제(Buy now and pay later)’라는 어펌의 핵심 키워드 뒤에는 핀테크를 선두할 만한 기술력이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어펌 내 구성원의 47%는 엔지니어링과 기술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기반의 기술,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분석으로 사용자의 신용도를 분당 수천 개까지 평가할 수 있다. 테크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프로덕트민트는 어펌의 신용평가 기준이 최대 80여가지의 알고리즘 기준에 의해 운용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알고리즘은 밝히지 않았으나, 어펌이 미 증권거래소(SEC)에 제출한 기업공개 신청서에 따르면 어펌은 750만개 이상의 사용자 대출 전력과 지난 6년 동안 축적된 상환 기록으로 자체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왔다. 또한 머신러닝을 활용한 위험 분석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10억 개 이상의 복잡한 변수 집합을 개별 데이터 베이스화 시켜 사용자가 어펌으로부터 금전 사기 및 과도한 대출을 할 수 없도록 예방해왔다고 주장한다.

어펌 측은 사용자의 편리성을 돕는 자사의 기술력이 이커머스를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Z 세대들을 적극 끌어왔다고 강조한다. 미국 통계 사이트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70% 온라인 쇼핑을 선호한다. 또한 미국 여론 조사 업체 해리스 폴(Harris Poll)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64%가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가 아닌 테크 기업의 플랫폼으로 금융 상품을 구매하거나 신청하는 것을 고려한다. 나아가 이러한 비중은 18세에서 34세 사이의 미국인들에게는 최대 81%까지 상승한다.

현재 어펌 사용자의 47%가량은 밀레니얼 세대이며, Z 세대를 포함하면 절반을 크게 넘는다. 리서치 업체 와이풀스(YPulse)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젊은 세대의 소비력은 계속해서 확장되어왔으며 올해는 2조5000억달러(약 277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어펌 측은 “작은 글씨의 약관과 미심쩍은 추가 금액으로 가득한 전통적 금융 서비스들에 실망한 젊은 세대들이 ‘후불결제’와 같은 솔루션을 점점 더 많이 찾고 있다”면서 “신뢰와 변함 없는 헌신에 기반한 우리의 혁신적인 접근법이 우리를 미래 결제 수단과 커머스라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게 한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페이팔과 어펌을 만든 맥스 레브친


어펌의 창업자 맥스 레브친(Max Levchin)은 온라인 결제 시스템 페이팔(PayPal)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현재는 데이터분석업체 ‘팔란티어’를 이끌고 있는 피터 틸과 함께 공동으로 페이팔을 창업했으며, 2000년 일론 머스크의 회사 ‘X.com’과 합병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페이팔은 지난 2002년 나스닥에 상장하여 이베이로부터 15억달러(약 1조6700억원)에 인수됐다.

이후 레브친은 스타트업 양성 창업지원기관 ‘HVF’를 창업했다. 리뷰사이트 옐프(Yelp)와 소셜미디어 슬라이드(Slide)는 그가 성공적으로 육성한 스타트업 사례로 꼽힌다. 레브친은 야후와 구글에서도 잠시 몸담은 바 있다.

맥스 레브친은 2012년 핀테크 회사 어펌을 창립했다. 당초 투자자로만 참여할 계획이었으나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것으로 결정을 급 선회했다고 알려진다. 어펌 창립 당시 회사 비전은 “삶을 개선하는 정직한 금융상품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어펌은 레프친의 실리콘밸리 내 인적 네트워크 덕분에 시드 펀딩 자금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 페이팔을 함께한 팔란티어의 피터 틸, 링크드인을 이끌고 있는 레이드 호프만이 어펌을 지원했다. 현재 어펌은 미국 전역에 6500개의 제휴 업체와 620만명 이상의 고객을 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상장 앞 둔 어펌, 전망은


어펌의 기업가치에 대해 지난 7월, 월스트리트 저널은 50억달러(약 5조5600억원)에서 100억달러(약 11조1100억원)으로 추산했다. 어펌은 올해 안에 나스닥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AFRM’이라는 약칭이 사용된다.

주목할 점은 최근 어펌의 가파른 성장세다. 어펌이 미 증권거래소(SEC)에 제출한 상장 신청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93%가 증가한 5억1000만달러(약 5600억원)이다. 또한 최근 3개월 간 기록한 매출은 전년 대비 98% 증가한 1억7400만달러(약 1900억원)으로 코로나19 여파로 성장 흐름을 이어가는 이커머스 업계와 핀테크 업계의 수혜를 어펌이 동시에 가져간 것으로 분석된다.

스타트업전문매체 크런치베이스는 어펌이 올해 순손실 부문에서 기록한 1억1260만달러(약 1250억원)가 전년 1억2050만달러(약 1300억원)에서 감소했다며 통제할 수 있는 수준에 들어왔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최근 3개월 간의 순손실은 153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한 수준이다.

어펌을 향한 시장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시장조사업체 E마케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온라인 결제 시장 매출은 약 3조4000억달러(약 3700조원)으로 20% 가량 성장했으며, 향후 2023년에는 5조8000억달러(약 644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자상거래 시장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펌의 미래가 괜찮아 보이는 이유다.

우려도 있다. 미정치매체 악시오스는 운동기구 전문판매기업 ‘펠로톤’(Peloton)이 어펌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 하는 비중이 너무 높다고 경고했다.

통계에 따르면 펠로톤은 어펌의 전체 매출에서 3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어펌으로 펠로톤을 구매하는 주 고객층이 어펌의 핵심 고객층보다 나이가 더 많고 상대적으로 부유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펠로톤에 의지하는 어펌의 비즈니스 전략은 불안정하다는게 악시오스의 해석이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이호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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