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서비스가 1주년을 맞는다. 하나의 은행 앱 또는 핀테크 앱에서 모든 은행의 계좌를 조회, 이체할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는 지난해 10월 30일 시범 서비스를 시작해, 12월 전면 시행했다. 약 1년 동안 오픈뱅킹 서비스는 사용자들에게, 핀테크 사업자에게, 은행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이와 함께 오픈뱅킹 서비스 고도화 방안과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지 살펴봤다.

핀테크 사업자, 비용절감 효과 톡톡

오픈뱅킹 서비스로 핀테크 사업자들은 비용절감의 효과를 얻었다. 핀테크 기업이 은행에 부담하는 수수료는 기존대비 10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평균 수수료는 한 건당 500원에서 50원으로 절감됐다.

실제로 간편송금 토스를 제공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4월, 서비스 5년 만에 첫 흑자를 내기도했다. 토스 측은 구체적인 흑자액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오픈뱅킹 서비스로 은행자동출금시스템(CMS) 사용 수수료가 3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핀테크 기업들은 편의성이 뛰어난 자사 플랫폼 내세워 오픈뱅킹 사용자 끌어들이기에 나섰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핀테크 오픈뱅킹 서비스를 통해 주로 출금이체(82.5%)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잔액조회(7.5%), 거래내역조회(6.7%) 순으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시중은행들 “주거래 고객 확보위해 서비스 고도화”

한 은행 앱에서 여러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시중은행들은 고객들이 다른 은행앱이나 핀테크 앱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잡아두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자행 앱에 타행 앱을 연계하면, 주거래 고객이 타행 앱을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오픈뱅킹 서비스로 인해 주거래 고객을 타행에 뺏길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 시중은행들에게 오픈뱅킹 서비스는 위기이자 기회인 셈이다.

은행들은 오픈뱅킹 서비스 차별화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의 오픈뱅킹 서비스에 잔액이 부족하거나 추가금액이 필요한 경우, 타은행 계좌에서 국민은행 계좌로 빠르게 이체시키는 ‘충전’ 기능을 신설했다. 오픈뱅킹 서비스의 접근성을 강화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카드 등의 물질적인 매체가 없이도 ATM으로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편리성과 재미요소를 더한 바로이체, 꾹이체 서비스를 내놨다. 우리은행은 우리원뱅킹 앱의 메인화면에서 모든 은행 계좌 조회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계좌 정보를 자동입력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했다. NH농협은행은 금융자산 수준을 연령대와 지역별로 비교할 수 있는 ‘내금융 생활비교’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밖에 시중은행들은 오픈뱅킹 서비스를 등록할 경우 우대금리를 제공하거나, 경품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 활동을 통해 주거래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용자, “금융 서비스 편의성 높아졌다”

결과적으로 사용자 입장에서 오픈뱅킹은 금융 서비스 편의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여러 금융 앱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고도화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A은행 앱에서 B은행, C은행 계좌의 잔액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 잔액을 A은행 계좌로 송금할 수 있다. 또 E핀테크 앱을 통해 A, B, C은행 계좌조회, 이체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또 한 앱에서 보유 중인 계좌를 기반으로 한 자산관리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은행들이 주거래 고객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있는 만큼, 사용자 입장에서는 질좋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오픈뱅킹 서비스 사용자는 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과 시장조사기관 KRG가 지난 4월 은행 앱에서 오픈뱅킹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용자들은 오픈뱅킹 서비스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약 71.3%가 이체 시 “송금 수수료가 무료라는 점”과 “간편송금 앱과 같은 통합 조회, 이체가 가능하다”는 유용성 측면에서 만족한다고 답했다.

앞으로도 오픈뱅킹 서비스 이용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10월 오픈뱅킹 서비스가 출범한 이후 가입자, 등록 계좌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경제 활동인구의 82% 이상이 등록했다. 지난 9월 기준으로 오픈뱅킹 서비스 가입자는 5185만명, 등록 계좌는 8432만좌, API이용건수는 17억6000건에 이른다.

제2금융권 참여는 ‘곧’

오픈뱅킹 서비스 참가기관이 서민금융기관, 금융투자회사 등 제2금융권으로 확대된다면, 국내 계좌기반 조회, 이체 서비스 전체 영역에 대한 오픈뱅킹 서비스가 가능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전산개발 등을 거쳐 12월부터 오픈뱅킹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농협,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산림조합 등의 중앙회와 우정사업본부, 증권사 17곳 등 24개 기관이 참가할 예정이다.

(자료출처=금융위원회)

다만 카드사는 수신계좌 보유기관이 아닌 특성을 감안해, 기존 참가업권과 별도 협의, 전산개발을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참사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오픈뱅킹을 향후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연계할 계획도 세웠다. 이 경우 마이데이터 앱에서 맞춤형 상품추천 등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마이데이터 업체를 통해 자동차 보험을 가입할 경우 마이데이터앱 접속만으로 자동차보험료 이체 등을 할 수 있다.

남은 과제는 ‘탄탄한 오픈뱅킹 생태계 구성’

현재 오픈뱅킹 서비스는 시중은행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들은 핀테크 기업들을 포함한 증권, 보험사도 오픈뱅킹 의무제공기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오픈뱅킹 의무제공기관으로 지정될 경우, 참여자들에게 보유하고 있는 금융 데이터를 개방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오픈뱅킹 참가기관에게 일정 수준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방안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시장수요, 제공방식, 시스템 구축방안, 제공 데이터별 적정 가격 수준 등의 협의를 거쳐 개방할 데이터를 선정할 예정이다.


핀테크 기업의 경우 선불전자지급수단 고객계정의 잔액, 거래내역, 간편결제 세부내역 등이 제공 정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카드사는 카드 보유내역이나, 결제예정금액, 결제계좌 등의 정보를 개방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도 추가적인 정보 개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은행권만 이용할 수 있는 어카운트인포(계좌정보통합관리) 서비스를 API 형태로 추가 개방할 예정이다. 이 API를 활용한다면 오픈뱅킹 계좌에 등록 시, 일일이 계좌를 입력할 필요가 없다.

이밖에도 디지털금융협의희는 핀테크 기업들도 은행권과 함께 오픈뱅킹망 운영비용을 부담하는 방안과 오픈뱅킹 조회 수수료 조정,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 고도화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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