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업무용 메신저 출시…슬랙과 많이 다르네?

카카오가 업무용 메신저 기반의 협업 솔루션 시장에 뛰어든다. 기업용 IT 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된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16일 ‘카카오워크’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카카오워크는 업무용 메신저라고 정의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의 슬랙, 국내 스타트업 잔디와 근본적으로 유사하다. 업무용 메신저를 통해 조직원들끼리 대화를 나누거나 자료를 공유할 수 있다. 기업들은 보안 등의 이유로 업무에 일반 메신저 사용을 금하는 경우가 있다.


카카오톡과 유사해서 누구나 쉽게


 

카카오워크의 가장 큰 특징은 카카오톡과 유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기업이 업무용 메신저와 같은 협업 도구를 도입해도 낯설어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카카오워크는 카카오톡처럼 이용할 수 있어서 심리적 진입장벽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카카오톡에서 구매한 이모티콘(스티커)을 카카오워크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유용하게 사용하는 ▲친구 즐겨찾기 지정 ▲대화방 핀 고정 ▲채팅방 내 멘션 ▲말풍선 답장/전달/공지 등의 기능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연락처, 채팅방, 추가 서비스 등 세 개의 탭으로 구성된 것도 비슷하다.


한국 기업들이 원하는 한국적 기능– ‘조직도‘ ‘결재‘ ‘근태관리


 

카카오워크의 특징은 ‘한국적’ 기능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 기업문화의 특성으로 인해 요구되는 기능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런 기능들은 슬랙과 같은 해외 솔루션에는 없다.

대표적인 게 조직도와의 연결이다. 이는 해외의 협업 솔루션이 한국 시장에 들어올 때 가장 먼저 요구받는 기능이다. 국내 기업은 CEO를 기점으로 트리 형태로 조직돼 있다. 커뮤니케이션 역시 이와 같은 조직 구조 기반으로 진행된다.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어느 본부 어느 부서에 근무하는지, 팀장인지 팀원인지, 직급은 무엇인지 알지 못하면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겪는다.

카카오워크는 이와 같은 요구사항을 처음부터 받아들였다. 카카오워크의 첫번째 탭에서는 회사 조직도 및 전체 임직원 목록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손쉽게 직원을 검색하고 해당 직원의 근무 시간이나 휴가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전자결재 기능이 내장된 것도 한국적 특성이다. 슬랙과 같은 해외 협업 솔루션에는 전자결재 기능이 없다. 외국 기업은 별도의 결재 절차 없이 메신저에 OK만 보내도 결재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 기업은 직급별로 올라가면서 전사서명을 해야 결재가 된다. 이런 전자결재를 위한 별도의 솔루션(그룹웨어) 시장이 국내에는 존재한다. 이런 점에서 카카오워크는 단순 기업용 메신저 시장으 그룹웨어 시장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근태관리 역시 한국적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주52시간제로 인해 직원들의 업무 시간을 체크하는 것이 중요해진 기업들이 많다. 별도의 솔루션 없이 카카오워크에 체크하는 것만으로 업무 시간을 기록할 수 있다.


솔루션이 아닌 플랫폼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측은 카카오워크를 “종합 업무 플랫폼”이라고 정의한다. 일반적으로 플랫폼이란 공급자와 소비자를 연결시켜주는 장을 의미한다.

회사 측은 기업에서 기존에 사용하고 있었던 업무 도구나 IT 서비스도 카카오워크와 연결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영업 조직에서는 고객 관리 기능을, 제조/생산 조직에서는 제조 및 설비 관리 기능을, 유통/쇼핑 기업에서는 매출/주문/배송 관리 기능 등을 다양한 형태의 봇(BOT)을 만들어 추가하고 데이터를 공유,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워크 세번째 탭에서는 지라(Jira), 깃허브 (GitHub) 등 써드파티 솔루션과 연결 기능을 제공한다. 또 카카오워크는 기업이 자사 시스템을 메신저에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는 커스텀 봇 개발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외부 시스템을 연결하고 내가 원하는 기능이 따로 있다면 관리자 기능에서 해당 기능을 만들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종의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측은 일종의 앱스토어를 제공할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외부 업체들은 카카오워크 이용자들에게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고, 이용자들은 마음에 드는 기능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다.

이는 그동안 어렵게 여겨왔던 ‘디지털 혁신’을 데스크 환경에서 직접 경험해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채팅방에 AI 비서가 탑재


 

회사 측은 아울러 카카오워크 채팅방에서 AI 비서인 ‘캐스퍼’가 탑재된다고 설명했다. 대화 중에 채팅창에 ‘/캐스퍼’를 입력해 필요한 정보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 “/캐스퍼 현재 환율이 어때?”, “/캐스퍼 내일 서울 날씨는 어때?” 등의 명령어를 대화창에 입력하면 답을 얻을 수 있다. 출시 초기에는 지식이나 생활 정보 검색이 중심이 되지만 추후 회의 일정 예약, 회사 생활 정보 검색 등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백상엽 대표는 “‘카카오워크’에서 내 업무를 도와주는 진정한 AI 어시스턴트를 만날 수 있도록 할 것” 이라며 “우수한 벤처 기업들과 상생하는 마켓 플레이스를 구축하고 기존에 사용하던 IT 시스템과 내게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직접 커스텀할 수 있는 쉬운 IT 환경을 제공하겠다” 고 밝혔다.

보안 면에서는 종단간 암호화 기반 메시징을 포함한 종합 보안시스템 ‘Kakao Work E3™(Enterprise Endpoint Encryption) System’을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모든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암호화되어 저장된다. 원격 로그아웃, 동시접속 제한, 메시지 파일의 보관기간 설정 등은 이용 기업이 스스로 설정할 수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이석영 부사장은 “’카카오워크는 업무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는 종합 업무 플랫폼으로 AI와 검색기술을 통해 기업 디지털 혁신을 지원한다”며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제공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카카오워크는 모바일 앱과 PC 앱을 모두 제공하며, 모바일 버전은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PC 버전은 카카오워크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향후 오픈하는 유료 플랜은 총 3가지로 기업이 각자의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으며, 11월 24일까지는 ‘프리미엄 플랜’을 무료 사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 기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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