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과 야후재팬을 운영하는 ‘Z홀딩스’의 경영 통합이 승인됐다. 네이버는 4일 공시를 통해 “2020년 8월 4일 기준으로 글로벌 각 국의 반독점 심사가 모두 승인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연대


이번 경영통합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손을 맞잡은 것이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지분을 가진 조인트벤처를 만들고, 이 조인트벤처가 Z홀딩스를 지배하는 구조다. Z홀딩스는 라인(모바일 메신저), 야후재팬(포털), 야후쇼핑과 조조(커머스), 재팬넷뱅크(커머스) 등의 사업을 펼치게 된다.

이는 일본 시장에서는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일본 최대 모바일 플랫폼과 일본 최대 포털 회사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했던 것과 비슷한 그림이지만, 국내에서 다음이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일본에서 야후재팬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기 때문데 경영통합의 파급력도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와 미래의 거래


이번 경영통합은 현재와 미래의 거래라고도 볼 수 있다.



Z홀딩스는 2019년(회계년도) 매출액 11조원에 영업이익이 1조7140억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기업이다. 이는 네이버보다 약 두 배 정도의 매출액이다. 지난 해 네이버 전체 연결 매출액은 약 6조6000억원이었다.

반면 라인은 지난 해 매출 2조5609억원에 438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라인이 일본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하기는 했지만, 기업 규모나 실적 등 수치만으로는 Z홀딩스와 라인은 비교하기 힘든 수준이다. 그럼에도 이번 경영통합에서 Z홀딩스와 라인의 가치는 비슷한 것으로 평가됐다.

야후는 현재는 매출도 많고 영업이익도 크지만, 모바일 플랫폼 시장을 놓쳤다. 모바일메신저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아니라 생활 플랫폼으로 발전해나가는 발판인데, 야후는 이 발판이 없다. 뒤늦게 쇼핑과 금융으로 만회하려고는 하는데 여력이 많지 않은 상황이었다.

반면 라인은 야후에 비해 매출도 훨씬 적고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모바일이라는 플랫폼을 쥐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가능성이 높게 평가됐ㄷ. 위챗이나 카카오 등 모바일메신저를 보면 금융, 커머스, 교통, 콘텐츠 등 모바일메신저는 일상생활의 전반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특히 일본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아직 70%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일본에서 라인의 성장 가능성이 남아있고, 대만과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서도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야후재팬은 꿈도 꾸지 못하는 해외시장에서의 더 큰 성장을 기대할 수도 있다.


시너지는…


그러나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 사례를 보면 모바일 메신저와 포털의 결합이 큰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고 긍정적 전망만 하기는 어렵다. 카카오는 다음을 인수한 이후 크게 성장했지만, 사업적인 면에서 시너지가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카카오와 합병한 이후 다음의 검색점유율은 낮아졌고, 포털 사업이 크게 성장하지도 않았다. 대신 다음의 많은 서비스가 사라졌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야후재팬과 라인이 경영통합을 이루면 페이, 금융, 검색 등에서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기대하는 시너지가 이 부분에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이었다. 페이나 금융은 라인과 야후재팬이 경쟁하는 분야다.

특히 페이 시장에서는 사생결단식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었다. 두 회사가 경영통합을 이루면 상대를 죽이기 위한 출혈경쟁보다는 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공동 마케팅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두 회사 모두 영향력이 없다. Z홀딩스는 재팬넷뱅크라는 일본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은행은 일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중에서도 영향력이 미미한 편이다. 라인도 아직 미즈호파이낸셜그룹과 라인뱅크 설립을 준비하는 중이다.

한 대표가 꼽은 협력 요소 중에서 흥미로운 것은 검색이다. 일본 검색 시장은 현재 구글이 9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 야후재팬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이는 구글의 검색엔진을 붙여놓은 것이다.

한 대표의 발언을 보면 구글 대신 앞으로 네이버 검색엔진을 야후재팬에 붙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네이버가 야후재팬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결단의 문제일 것이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GIO(글로벌 투자 책임자)는 일본 검색 시장을 10년 넘게 두드리다가 결국 실패했는데, 어쩌면 야후재팬을 통해 우회적으로 꿈을 실현하게 될 지도 모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