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모바일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이슈가 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 모바일 앱의 수수료 정책을 재편한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는 앱 내부 결제(In App Purchase, IAP)라는 기능을 제공한다. 안드로이드 모바일을 이용할 때 외부 결제시스템과의 연동없이 앱 내에서 결제하는 기능이다. IAP는 편리하지만 비싸다. 구글은 IAP에 대한 수수료로 매출의 30%를 떼어간다.

문제는 일부 앱들에게는 IAP가 의무라는 점이다. 현재 모바일 게임은 IAP 이외에 다른 결제수단을 붙일 수 없다. 결과적으로 모바일 게임업체들은 매출의 30%를 꼬박꼬박 구글에 세금으로 내고 있다.

그런데 모바일 게임에만 적용됐던 이 정책이 음원, 웹툰, 영화 등 디지털 콘텐츠 전반으로 확대된다고 전해졌다. 앞으로는 이런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구글에 30%의 세금을 내야한다는 이야기다. 결과적으로 콘텐츠 가격이 올라갈 것은 자명하다.

이때문에 국내 업체들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어제(27일)에는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구글의 앱마켓 정책 변경과 로컬 생태계’라는 토론회를 열고 구글을 성토했다. 며칠 전에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구글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또 그 전에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이 방송통신위원회에 구글의 이런 정책 변경이 불법이 아닌지 판단해 달라고 진정을 냈다.

앞에서 불확실하게 ‘전해졌다’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도대체 이 이야기가 어디에서 시작돼서 확정된 사실처럼 언급되는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 구글은 이와 같은 정책 변경을 발표한 적이 없다. 또 외신에는 이에 대한 뉴스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외국 모바일 앱 기업들도 안드로이드 IAP 정책변경은 엄청나게 중요한 이야기인데, 외신에서 전혀 다뤄지지 않는다는 점은 이상하다. 오히려 몇몇 외신들은 한국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국 언론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구글은 한국에서만 인앱결제 정책을 바꿀 계획인걸까? 어쩌면 한국에서 먼저 시범적으로 시작하고 세계적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일 수는 있다. 한국은 세계 인터넷 기업들의 테스트베드니까.

현재까지 나온 이야기 중 가장 공식발표에 가까운 것은 구글플레이 빌링 라이브러리 버전3이 나온다는 것이다. 빌링 라이브러리는 IAP 개발을 위해 구글이 제공하는 API다. 구글은 개발자 블로그에서 빌링 라이브러리 버전3을 소개한 후 2021년 8월부터 모든 신규 앱은 이를 활용해야 하고, 11월부터는 기존 앱도 모두 새 버전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선포했다.

문제는 여기서 말하는 “모든 신규 앱”과 “모든 기존 앱”이 무엇을 의미하느냐다. 여기서 말하는 “모든”이 말그대로 구글플레이에 있는 모든 앱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디지털 콘텐츠뿐 아니라 쿠팡같은 쇼핑몰도 IAP만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가 될 수 있으니까.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낮다. 구글보다 훨씬 강한 IAP 정책을 펼쳐온 애플도 실물거래에는 IAP를 강제하지 않는다. 구글이 만약 그런 정책을 강요한다면 전세계 경쟁당국이 가만히 있을리 없다.

게임과 디지털 콘텐츠라는 영역에 한정해서 “모든” 앱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구글코리아 측에 문의했다. 인앱빌링을 쓰는 회사들의 경우에 새 버전으로 업데이트 해야한다는 것으로 확인해줬다.


이를 보면 이 야단법석의 기원이 구글 개발자 블로그는 아닌 것 같다. 구글이 모바일 앱 개발사에 공식적으로 정책 변경에 대한 공문을 보내거나 한 것도 아니다. 이는 양측이 모두 확인한 내용이다.

현재 유추할 수 있는 건 구글과 각 모바일 업체들간의 비공식 대화에서 정보가 나왔을 가능성이다. 구글이 그런 계획을 갖고 있음이 업계에 비공식적으로 알음알음 전해졌을 가능성 말이다.

현재는 혼란은 갈수록 가중되는데, 실제로 정책이 변경되는지 여부조차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에 대한 구글의 현재 입장은 “구글은 그런 정책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 그런 발표를 할 예정이냐는 질문에는 확인을 해주지 않는다. 매일 언론에 기사가 쏟아지고, 업계가 시끌시끌한데도 정작 구글은 먼산만 바라보는 중이다.

이는 독점적 플랫폼의 책임있는 태도가 아니다. 만약 정책을 변경할 계획이면 왜 변경하려고 하는지 생태계에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고, 변경할 계획이 없다면 이 혼란을 막기위해서라도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가장 나쁜 건 비공식적으로 던져놓고 일어나는 일들을 남의 일인양 멀찍이 떨어져 간을 보는 것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