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서 날개 단 웹툰, 네이버-카카오 전략 차이는?

네이버웹툰과 카카오 픽코마가 사흘 간격으로 낭보를 띄웠다. 다음은 두 회사가 보낸 보도자료 일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픽코마의 낭보

카카오재팬(대표 김재용)은 글로벌 앱 조사업체 앱애니(App Annie)의 리포트 결과 픽코마가 지난 7월 월간 기준으로 일본 양대 앱마켓(애플 앱스토어+구글플레이)에서 비게임 부문 모든 앱 중 통합 매출 1위에 올라섰다고 밝혔다같은 기준(양대 앱마켓 통합 매출게임 제외전세계 순위로는 1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2016 4월 서비스를 출시해 일본 만화 플랫폼 후발주자인 픽코마가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웹툰의 낭보

네이버웹툰(대표이사 김준구)이 지난 2일 업계 최초로 유료 콘텐츠 하루 거래액 3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8월, 역시 업계 최초로 하루 거래액 20억 원 돌파 후 불과 1년 만에 30억 원을 넘어서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입증했다. 네이버웹툰의 7월 글로벌 월간 순 방문자(MAU)도 6천 5백만을 넘어서면서 두 달 만에 사용자가 1백만 이상 증가했다. 글로벌 지역 사용자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결제지표도 긍정적으로 상승하는 선순환을 이어가고 있다. 

두 자료의 요점을 말하자면, 네이버웹툰의 거래액이 크게 늘었다. 네이버 측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일거래액이 20억원 규모였다. 1년 만에 거래액이 50%포인트 신장한 것이다. 특히 북미에서의 사용자 수가 늘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픽코마의 경우, 처음으로 일본에서 라인망가를 제치고 전체 매출 1위에 올랐다. 코로나19 이후로 일본 내에서도 콘텐츠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서 잘 나가나는 웹툰 IP를 공수한 것이 먹혀들어간 분위기다.

사진제공=카카오.

네이버웹툰이 미국과 일본에서, 픽코마가 일본에서 승승장구하는 원인은 ‘웹툰’의 성격 그 자체에 있다. 웹툰이 흥미로운 부분은 기존에는 존재 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라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은 세계 만화 시장을 이끌어가는 양대 산맥이지만, 아직도 출판 만화의 힘이 크다. 모바일에서 스크롤 해 보는 ‘웹툰’은 이제 힘을 키워가는 단계다. 그러나 이들 국가에서도 모바일은 성장하고 있고, Z세대들은 모바일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한다. 모바일에 적합한 만화의 형식은 웹툰이고, 이 부문에서 한국에서 먼저 경험을 쌓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유리하다. 게다가 웹툰이라는 형식이 새롭기 때문에 앞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볼륨도 크다. 성장하는 산업에서 두 회사가 리더가 된 격이다.

다음은 웹툰이 앞으로 얼마만큼 성장할 수 있을지와 관련한 두 회사의 발표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10일, 7월 매출 1위와 관련한 픽코마 측 발표 자료 중,

일본의 만화 시장은 약 57천억원 규모로 전세계 1위이며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디지털 만화 시장 매출이 종이 만화 시장을 역전했다디지털에선 거의 앱(App)으로 만화를 보는 한국과 다르게 일본에는 215백억원의 웹(Web) 만화 시장이 존재하며 픽코마가 소속된 앱(App) 만화시장은 약 8천억원 규모로 웹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일본 시장에서도 지속적으로 모바일 콘텐츠 소비가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픽코마의 가파른 성장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5월, 네이버가 미국을 거점으로 웹툰 사업 일원화를 발표한 자료에서 발췌,

현재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웹툰은 아직 새로 생긴 콘텐츠 장르에 불과하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는 디즈니, 넷플릭스부터 애플, 아마존까지 시가총액 수백조원의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며 경쟁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은 엔터테인먼트 산업 지형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미국을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함으로써 웹툰 콘텐츠가 아시아와 북미를 넘어 유럽과 남미 지역 등 아직 웹툰이 자리잡지 않은 지역에까지 그 저변을 빠르게 확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웹툰 IP가 전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핵심적인 원천 콘텐츠로 자리잡아, 비즈니스 관점에서의 장기적인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두 회사는 같은 듯 다른 방식을 쓰고 있다. 우선 네이버웹툰은 국내에서 효과를 봤던 ‘베스트도전’을 북미에 이식했다. 현지에서도 ‘캔버스’라는 아마추어 데뷔 공간을 운영한다. 신진 작가 육성과 신규 콘텐츠 IP 발굴을 위한 곳인데, 이 곳에서 본무대에 오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치러진다. 네이버는 이 공간을 통해 아마추어 작가 풀을 확보할 수 있다. 국내에서 성공한 IP를 미국으로 가져하기도 했지만, 현지 만화가를 발굴하는 것에도 중점을 둔다. 미국의 네이버웹툰에서 인기 1, 2위를 하는 작품은 현지 작가의 것이다. 특히 영어로 쓰인 작품이 유럽에서도 인기가 있다는 것이 북미 지역의 현지 작가 발굴에 힘쓰게 되는 이유 중 하나다.

네이버는 일본의 라인망가에서도 베스트도전과 유사한 서비스를 운영한다. 작가가 플랫폼과 별도 계약을 맺지 않고 자유롭게 작품을 올릴 수 있게 한 것이다. 반대로, 별도로 베스트도전과 같은 공간을 만들지는 않았다.  대신 픽코마는 이미 한국에서 검증된 IP를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픽코마에 따르면, 이 플랫폼에서 최근 매출 톱10에 오른 작품은 한국의 것이 5~6개, 일본 3~4개, 중국 1개로 구성되어 있다.

수익 창출 면에서는 유사한 전략을 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서도 ‘기다리면 무료’ 류의 미리보기 유료 콘텐츠 시장을 만들어낸 곳들이다. 네이버 측은 지난달 있었던 애널리스트데이에서 연말까지 거래액 8000억원 달성을 예상했으나, 연말께 1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픽코마 역시 매출액 1위에 오른 이유 중 하나로 기다리면 무료의 공을 언급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그랬듯이 ‘기다리면 무료’ 모델이 유료결제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관련 글

첫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