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데이터 유출 피해액 평균 38억원…작년보다 증가

국내 기업의 데이터 유출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작년보다 증가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데이터 침해사고를 인지하고 해결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더 길어졌다.

IBM이 글로벌 보안컨설팅 전문업체 포네몬인스티튜트와 공동으로 전세계 17개국 524개 기업의 데이터 유출 현황을 조사 분석한 발간한 ‘2020 글로벌 기업 데이터 유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은 데이터 유출로 인해 각각 전년(35억 5300만원) 대비 약 7% 증가한 38억원의 금전적인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기업 24곳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 결과다.

이들 국내 기업은 데이터 침해 1건 당 전년(16만5100원) 대비 18.2% 증가한 19만5200원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의 데이터 침해가 발생 원인 가운데 절반은 악의적인 공격이었다. 내부 시스템 결함(29%), 임직원 단순 실수(21%)가 그 뒤를 이었다.

또한 데이터 침해 원인을 식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2019년 216일에서 2020년 223일로 증가했고, 데이터 침해 해소에 걸리는 시간은 2019년 71일에서 2020년 78일로 증가했다.

데이터 침해 원인 식별 기간(MTTI)과 데이터 침해 해소 기간(MTTC) 차이가 벌어지면 피해규모가 증가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데이터 침해 원인 식별 기간이 100일 미만일 경우 26억100만원의 피해금액을 기록한 반면, 100일 이상일 경우 49억9800만원을 기록하는 등 큰 차이를 보였다. 데이터 침해 해소 기간이 30일 미만일 경우 33억100만원의 피해 규모를 기록했으나, 30일 이상일 경우 피해 규모는 42억 9900만원 상당으로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세계적으로 데이터 유출로 인한 기업 당 평균 피해액은 미화 386만달러로 작년(390만 달러) 대비 약 1.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피해액이 감소하는데 기여한 요인으로는 성숙한 보안 자동화와 침해 사고 대응 프로세스를 갖춘 기업과 업종의 증가, 유럽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의 안정화, 사이버보험 등이 꼽혔다. 다만 2019년과 2020년에 조사된 16개 동일 국가 또는 지역 가운데 대한민국을 포함해 총 12곳에서 평균 피해액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피해규모로 17개 조사 대상 국가 중 10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데이터 유출 사례를 심층 분석한 결과, 80%가 고객의 개인식별정보(PII) 유출로 나타났다. 피해액 규모 측면에서도 고객 개인식별정보 관련 데이터 유출이 기업에 가장 큰 피해를 줬다. IP 유출은 30%로 그 뒤를 이었다. 최근 기업 원격 근무가 증가함에 따라 주요 데이터가 통제가 비교적 덜 엄격한 환경으로 이동하게 되어, 네트워크에 대한 가시성이 저하되어 침해 사고에 더 취약해진 경향을 보였다.

IBM은 이 보고서에서 눈여겨볼 점으로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보안 자동화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의 평균 피해액이 245만달러인 반면, 그렇지 않은 기업 피해액은 603만달러를 기록해 약 385만달러의 비용 격차가 발생했다는 결과를 꼽았다. 보안 자동화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은 약 27% 이상 더 빠르게 침해를 탐지해 통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2018년(151만달러)과 2019년(251만달러)의 비용 격차를 살펴 보면, 최신 보안기술의 도입 유무에 따른 기업간 피해액 격차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웬디 휘트모어(Wendi Whitmore) IBM 엑스포스 위협 인텔리전스(X-Force Threat Intelligence) 부문 총괄 부사장은 “그동안 자동화 기술에 투자했던 기업들이 최근 들어 데이터 침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기업들이 급속도로 디지털화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보안 인력 부족으로 인해 여러 IT 팀이 더 많은 디바이스, 시스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보안 자동화를 통해 더 빠른 침해 대응이 가능하고 비용 효율성이 대폭 향상되어 이러한 부담을 덜어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세계적으로 데이터 침해를 통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산업군은 헬스케어 분야이고, 국내에서는 금융업으로 조사됐다. 2위는 서비스 부분으로 조사됐고 지난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기술 산업 분야는 올해 3위를 기록했다.

한국IBM 보안사업부 총괄 김용태 상무는 “최근 국내 보안 관제의 주요 방향성은 AI와 SOAR(Security Orchestration, Automation and Response)를 통한 고도화로, IBM도 AI, SOAR 기반 보안 자동화 영역에 많은 기술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 기업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보안 자동화는 클라우드 전환 가속화와 더불어 부족한 인력난을 해소하고 비즈니스 민첩성을 지원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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