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네이버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 ‘SME’

지난 28일 네이버의 핀테크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중·소상공인 전용 대출을 올해 안에 선보이겠다”고 발표해서 화제가 됐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사가 아니어서 금융상품을 직접 만들지는 못한다. 이 상품은 미래에셋캐피탈의 것이다. 다만 누구에게 얼마의 이자로 판매할 것인지는 네이버파이낸셜이 결정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를 위한 자체적인 신용평가 모델을 개발했다고 한다.

이 뉴스에서 주목할 점은 ‘중·소상공인(SME, Small and Medium Enterprise) 전용’ 대출이라는 점이다. 최대 대출 금액도 5000만원 이하로 적은 편이다. 네이버는 씬파일러(Thin Filer, 금융거래 정보가 적은 사람)을 위한 대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씬파일러는 대출 받기가 쉽지 않다. 자신이 빚을 잘 갚을 사람이란 것을 증명할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씬파일러 대출은 그만큼 리스크가 있는 상품이다. 그런데도 네이버는 씬파일러, 그 중에서도 소상공인을 최우선 타깃 고객으로 대출상품을 만든 선보인 것이다.

이는  네이버 비즈니스의 핵심에 SME가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를 살펴보면 이들이 펼치는 서비스의 상당수가 이 SME를 향해있음을 알 수 있다. 대출 서비스의 첫 타깃이 SME가 된 것도 SME를 향한 네이버의 구애활동인 셈이다.

네이버가 SME에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은 SME가 많아지고, SME를 통한 거래가 늘어날수록 네이버의 수익도 늘어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의 핵심 수익모델인 검색광고의 광고주는 대부분 SME다. SME가 늘어나고, 그들의 수익이 많아지면 검색광고 수요도 늘어나고 네이버 매출도 늘어난다. 또 네이버 플랫폼안에서 소상공인이 무언가를 판매하면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등으로 수수료를 받는다. 더 많은 소상공인이 네이버 생태계 안에서 자신의 비즈니스를 성장시킬수록 네이버도 돈을 버는 구조다.

이 때문에 네이버는 SME의 성장 지원을 중요한 미션으로 삼고 있다. 특히 오프라인만 존재했는 SME를 디지털화 하고 이들의 비즈니스를 네이버 안으로 가져와서 성장시키려는 노력을 펼친다. 이것이 네이버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는 지난 해부터 ‘동네시장 장보기’라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동네 전통시장에서 파는 신선 식재료와 반찬, 간식 등의 먹거리를 온라인으로 주문해 2시간 내에 배달하는 서비스다. 이용자들은 모바일로 동네시장 상점을 둘러보고 원하는 상품을 담아 네이버페이로 간편하게 결제하면 된다. 이 서비스는 코로나19로 인해 이용자가 대폭 증가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동네시장 장보기 주문량이 지난 해 2분기보다 12.5배 증가했다. 최후의 오프라인 영역일 줄 알았던 전통시장을 네이버는 온라인으로 이끌어 내고 있다.

특히 스마트스토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스토어는 SME 생태계 확충을 위한 네이버의 핵심 서비스다. 스마트스토어는 누구나 쉽게 자신의 온라인 상점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이다. 판매 수수료 이외에는 상점 운영을 위한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판매할 상품이 있다면 부담없이 온라인 상점을 열 수 있어 소상공인들에게 인기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혜택을 내놓고 있다. 처음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하면 12개월동안 판매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판매자를 위한 분석도구도 제공한다.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에게 라이브 방송으로 홈쇼핑처럼 판매할 수 있는 ‘쇼핑 라이브’도 제공한다. 이는 별도 스튜디오나 대형 장비 없이도 스마트폰 하나로 누구나 쉽게 라이브 방송으로 판매할 수 있는 도구인데, 지난 6월 ‘달바’ 뷰티상품 라이브는 약 5만명이 동시접속했고, 어린이 영어전집 라이브는 3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달성했다고 한다.

네이버가 스마트스토어를 강화하는 배경은 커머스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여가는 동시에 검색분야에서의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이베이나 쿠팡과 같은 e커머스 업체들은 호시탐탐 네이버를 떠날 기회를 엿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한 때 네이버에 상품DB 제공 중단을 시도했었다. 현재 상품DB를 제공하긴 하지만 보유한 상품의 100%는 아니다.  지금까지는 네이버 검색의 파워가 이들의 반란(?)을 잠재울 수 있었는데, 미래까지 장담할 수는 없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쿠팡이나 이베이와 같은 e커머스 업체들이 네이버에 상품DB 제공을 중단해도 상품검색 품질을 유지해야 한다. 이 때문에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을 자체적인 상품DB가 필요하고, 스마트스토어는 이를 위한 대책이다.

이 외에 스마트 플레이스, 네이버 예약, 스마트 주문 등도 오프라인 소상공인의 온라인화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협업솔루션 자회사 웍스모바일은 SME를 위해 라인웍스 무료 상품을 출시하기도했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스마트스토어 기반의 창업부터 파트너스퀘어에서의 교육, 비즈어드바이저 등과 같은 다양한 기술 및 데이터 지원 그리고 자금 융통까지 SME의 창업과 성장을 위한 네이버의 지원 인프라가 완성됐다” 면서 “이 일환으로 네이버파이낸셜도 SME가 자금 걱정 없이 사업에만 집중해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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