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테크놀로지스(이하 델)가 자회사 VM웨어를 매각할 뜻이 있음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델은 15일(현지시각) 내년 9월 이후 VM웨어의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델은 보유한 VM웨어 지분 81%를 팔 계획이다. 다만 매각 이후에도 양사간의 긴밀한 관계는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델이  VM웨어를 매각하려는 이유는 일차적으로 부채를 줄이기 위함이다. 델은 현재 400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는데 VM웨어를 매각하면 모든 부채를 없앨 수 있다. 델이 보유한 VM웨어의 지분 81%는 약 500억 달러의 가치다.

또 너무 잘나가는 자회사 때문에 본사의 가치가 평가절하된다는 점도 델의 고민이었다. VM웨어를 보유한 델의 가치는 440억 달러 수준이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테크 관련주들은 계속 상승세를 띠고 있는데 델의 주가는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델은 2018년 재상장 한 이후 주가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델이 VM웨어를 매각할 뜻을 밝히자 하루만에 델의 주가가 17%나 올랐다.

이런 상황은 델에게 매우 서운한 일이다. 델은 엔터프라이즈 컴퓨팅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회사인데, 이런 시장 상황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경쟁사인 HPE나 IBM은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고, 뉴타닉스와 같은 새로운 경쟁사들은 아직 델과 직접적으로 비교할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잘나가는 자회사 VM웨어를 떼어내면 델의 가치가 좀더 부각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보인다.

반면 델이 장기적으로 VM웨어의 미래를 크게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매각을 시도한다는 해석의 여지도 있다. VM웨어의 핵심 경쟁력였던 ‘가상화’가 이제 시장에서 크게 각광을 받는 기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기업용 IT 시장은 가상화를 넘어 클라우드 네이티브 시대로 넘어가는 중이다. 만약 기업의 IT환경이 클라우드 네이티브로 급속히 변화된다면, 현재의 VM웨어가 받고 있는 가치는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

물론 VM웨어 역시 피보탈 인수를 통해 클라우드 네이티브 시대에 대비하고 있지만, 가상화 시대에 가졌던 독보적 입지를 클라우드 네이티브 시대에 그대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가상화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나 레드햇 정도와 경쟁을 했지만, 클라우드 네이티브 시대에는 이런 전통적 경쟁자 이외에도 AWS, 구글 등 IT업계의 지배자와 경쟁을 펼쳐야 한다.

특히 기존에는 이들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만 집중해서 기업의 자체 데이터센터 내부 시장은 무주공산이었지만, AWS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제품을 내놓으면서 앞으로는 데이터센터 안에서도 이들과 경쟁해야 한다.

그렇다고 당장 VM웨어의 가치가 당장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VM웨어는 여전히 대규모 사용자군을 보유하고 있고, 대기업이 애용하는 솔루션이다. 그렇기 때문에 델은 VM웨어를 시장에 내놓으면서도 긴밀한 관계는 유지할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마이클 델 CEO는 “델과 VM웨어의 관계가 현재보다 더 강력했던 적은 없다”면서 “(매각 이후에도) 시장 진출, 서비스, 연구개발, 지적재산권 면에서 함께 할 수 있는 협정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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