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4일)의 화제였다. 쿠팡이 <쿠팡, 입점 판매자도 로켓 태운다!… ‘로켓제휴’ 선봬>라는 이름의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뿌렸다. 제목만 보자면 ‘쿠팡이 드디어 3P 판매자를 대상으로 한 물류대행 서비스, 요컨대 ‘풀필먼트’를 시작하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뭔가 이상하다. 쿠팡이 새로 시작했다는 로켓제휴가 기존 쿠팡이 하고 있던 물류센터 직매입 배송 사업 ’로켓배송‘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한 제조업계 관계자는 “(로켓제휴가) 직매입 로켓배송과 구조적으로 똑같은 방식인데 어떤 지점이 차별적 요소인지 보도자료 내용만으로 감이 안 온다”라며 기자에게 물었다. 한 유통업계 고위관계자도 “쿠팡이 셀러들을 상대로 3PL 서비스를 시작하나 했는데 매입하는 방식이었다”며 “계약 조건을 자세히 알아봐야겠다”고 소셜 네트워크에 공유했다.

궁금증이 있다면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준비했다. 로켓제휴는 로켓배송과 뭣이 다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확실히 다르다. 먼저 쿠팡이 보도자료에서 밝힌 로켓제휴란 무엇인지부터 살펴본다.

“로켓제휴는 쿠팡의 알고리즘이 필요한 재고를 예측해 판매자에게 데이터를 제공하면 판매자가 쿠팡의 로켓 물류센터에 상품을 입고시키고 쿠팡이 매입하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이후 쿠팡은 상품보관부터 로켓배송, 강력한 CS 응대까지 쿠팡 로켓만의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로켓제휴 상품은 상품 검색 화면에 ‘로켓제휴’가 명시된 뱃지가 별도로 부여되고, ‘로켓배송만 모아보기’ 필터도 적용돼 상품의 노출 빈도를 높일 수 있다(쿠팡 보도자료 中 발췌)”

로켓배송과 똑같은 거 아니야?

쿠팡이 보도자료에서 전한 내용만 보자면 기존 쿠팡의 직매입 판매 방식인 로켓배송과 차이가 없어 보인다. 로켓배송 또한 입점 판매자의 상품을 쿠팡 물류센터에 재고로 입고, 매입해서 이후 모든 물류 프로세스를 쿠팡이 담당하는 구조다. 당연히 로켓배송 상품은 전용 필터를 걸어 고객에게 노출될 수 있고, 자정까지 주문하면 내일 도착하는 로켓배송망을 통해 배송된다. 이 설명만 보자면 로켓제휴는 로켓배송과 방식은 동일하고 뱃지 이름만 로켓배송에서 ‘로켓제휴’로 바뀐 거다.

그렇다면 로켓제휴는 기존 마켓플레이스 판매자를 로켓배송 판매자로 전환하고자 하는 수단인 건가. 쿠팡이 아마존의 SPC(Selection, Product, Convenience) 확보 전략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을 봤을 때 일견 로켓제휴는 빠른 배송(Convenience)을 보유한 상품 구색(Selection)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기존 쿠팡 마켓플레이스 판매자의 날뛰는 물류를 쿠팡이 자체 보유한 ‘물류망’으로 통제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걸 굳이 ‘로켓제휴’라는 이름으로 따로 빼서 포장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쿠팡은 이미 기존 마켓플레이스에 입점 판매하는 3자 판매자들 대상으로 ‘로켓배송’ 입점 제안을 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쿠팡의 물류를 쓰는 ‘로켓배송’과 판매자가 알아서 물류를 하는 ‘아이템마켓’을 동시에 쓰는 판매자가 많은 이유다.

쿠팡의 로켓배송과 마켓플레이스(아이템마켓)에 동시에 입점 판매하고 있는 한 유통업체 대표는 “우리 상품이 아이템마켓에서 내는 수수료가 상품 판매가의 10.5%에 부가세 별도고, 우리가 직접 처리하는 배송 및 반품 물류비가 상품가의 7~10%라고 본다면 로켓배송은 나쁜 선택지가 아니다”라며 “쿠팡이 우리 물건을 판매가의 70%에 사주는데, 이 가격으로 매입하는 것이 오랫동안 유통업을 한 제 기준으로 비춰봤을 때 정상적인 사입인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물론 쿠팡이 아무 상품이나 로켓배송 입점을 받았던 건 아니다. 쿠팡이 판단하기에 잘 팔릴 거라 보는 상품만 가져간다. 한 로켓배송 입점 판매자는 “쿠팡에 로켓배송 입점 상품으로 5개 제품군을 제안했는데 그 중 1개만 발주 요청이 들어왔다”며 “쿠팡에 판매하던 상품 중에서 가장 잘 팔리는 상품만 가져가더라”라고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로켓배송은 ‘직매입’ 구조로 쿠팡이 재고 관리 및 폐기 부담을 떠안는다. 안 팔리면 그 비용 부담은 그대로 쿠팡의 몫이 되니 당연히 로켓배송에는 잘 팔릴 것만 중심으로 가져와야 된다. 그마저도 안 팔리는 게 있어서 쿠팡이 외부업체에 덤핑으로 사장 재고 매입을 제안하고 다니는 것까지 확인했다.

쿠팡으로부터 로켓배송 재고 매입 제안을 받은 한 업체 관계자는 “얼마 전 쿠팡으로부터 로켓배송에서 잘 안 팔리는 재고를 한 번에 저렴한 가격에 사줄 수 있는지 묻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매입’이지만 다른 매입

기자는 취재를 통해 쿠팡이 보도자료에는 전하지 않은 로켓제휴의 모습을 확인했다. 요컨대 로켓제휴는 로켓배송과 다르다.

로켓제휴는 판매자의 상품을 ‘매입’ 하지만 로켓배송에서 쓰고 있는 ‘직매입’ 방식을 쓰는 것이 아니다. 특정매입이라 불리는 방식을 쓴다. 로켓배송과 차이점은 쿠팡이 판매자와 협의를 통해 특정 기간 동안만 쿠팡이 ‘소유권’을 갖는 방식으로 매입하는 거다. 특정 기간이 넘어간다면, 그러니까 상품이 오랫동안 안 팔리면 재고의 소유권은 판매자에게 넘어간다. 요컨대 로켓배송은 사장재고의 부담을 쿠팡이 안고 간다면, 로켓제휴는 특정 기간이 넘어갈 경우 판매자가 재고 부담을 진다.

아무 상품이나 물류센터에 입고시키지는 않는다는 기준은 로켓배송과 동일한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쿠팡측은 “일반 및 법인등록 사업자라면 누구나 로켓제휴 입점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여기 조건이 붙으니 별도의 입점 계약을 하기 때문에 쿠팡과 판매자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거다. 협의가 붙었다는 건 어느 정도의 ‘게이트 키핑’ 기능이 여전히 로켓제휴에도 존재한다는 의미다.

쿠팡 출신의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게이트 키핑 없이 아무 판매자의 상품만 받아서) 1억3000만개가 넘는 마켓플레이스 판매자의 SKU(Stock Keeping Units)가 로켓배송 물류센터로 유입이 된다면 필연적으로 물류센터가 터질 것”이라며 “쿠팡이 쉽게 가져갈 수 있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로켓제휴엔 ‘물류비’가 녹았다

로켓제휴와 로켓배송의 또 다른 큰 차이점은 ‘매입 시점’에서 나온다. 로켓배송이 입고 시점을 기준으로 판매자에게 ‘매입가’를 입금한다면, 로켓제휴는 상품 판매 시점 기준으로 판매자에게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입금하는 판매분 정산 구조다. 같은 매입이더라도 정산 구조가 다르다. 여기서 하나 주목할 점이 있다면 로켓제휴 수수료에는 ‘물류비’가 간접적으로 녹았다는 점이다.

먼저 로켓배송의 경우를 살펴본다. 로켓배송을 이용하는 한 입점 판매자에 따르면 로켓배송은 물류센터 입고 및 세금계산서 발행 시점 기준으로 D+50일에 쿠팡과 협의한 매입가가 정산된다. 통상 쿠팡의 매입가는 상품 판매가의 60~70% 정도인데 공급자의 협상력과 상품 카테고리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특정할 수 있는 수치는 아니다. 이게 세간에 쿠팡 로켓배송 수수료가 30%라고 알려진 이윤데 엄밀히 말하면 이건 수수료가 아니다.

반면, 로켓제휴는 실제 상품 판매 시점에서 ‘매입’이 발생한다. 정산은 판매 시점 기준으로 D+50일이다. 여기서 쿠팡이 판매자에게 입금하는 돈은 ‘수수료’를 제외한 매입가의 나머지다. 로켓배송과 달리 쿠팡은 로켓제휴에서 ‘수수료’를 받는다. 그리고 이 수수료는 통상 쿠팡 마켓플레이스 수수료로 알려진 10% 내외보다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쿠팡이 판매자에게 제공하는 상품 보관이나 배송, 반품, CS 등 풀필먼트에 따른 부가 비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로켓제휴의 당근?

사실 여기까지만 보면 판매자들 입장에서 굳이 안 팔릴 재고 부담을 감수하고 로켓제휴를 쓰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쿠팡의 방식과는 조금 다르지만 예부터 판매분 특정 매입 방식을 전형적인 대형 유통업체의 ‘갑질’로 규정하며 불만을 표하는 판매자들이 많았다. 가령 이런 거다. H&B스토어 O사에 마스크팩을 입고해서 팔았는데, 안 팔렸다. 그러면 O사는 어느 정도 시점을 보다가 상품 재고를 빼라고 판매자에게 이야기한다. 유통기한이 얼마나 남았든 상관없이 말이다. 여기서 혹여라도 판매자가 반발하면 판매 매대 위치를 안 좋은 곳으로 조정하는 등 바이어의 응징을 받기 때문에, 쉽사리 밖에 이런 이야기를 하는 업자는 많지 않지만 말이다.

한 이커머스 솔루션업체 대표는 “기존 대형 유통업체의 판매분 매입 방식은 가격결정권은 판매자가 가져가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유통사가 갖고 가는 방식”이라며 “상품 노출의 결정권을 유통업체가 갖고 있기 때문에 힘없는 일개 브랜드 업체라면 유통업체의 방향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쿠팡이 던진 당근이 있다. 로켓배송과 달리 ‘판매가격’과 ‘프로모션’ 설정 권한을 판매자에게 준다는 거다. 이게 뭐 대단한 거냐고 물을 수도 있는데 대단하다. 실상 쿠팡은 종전 내부 프라이싱팀을 통해 매일매일 인터넷상에서 최저가를 매핑하고 입점 판매자에게 연락해서 공급가를 조정했다. 방법은 단순하다. 로켓배송 공급자가 자사몰 등 쿠팡 외에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하는 가격을 내리게 하던가. 쿠팡에서 판매하는 가격을 올리게 해서 가격을 맞추던가. 로켓배송 판매의 가격 결정권은 판매자에게 있지 않았다. 판매자 입장에서는 쿠팡 로켓배송은 빠른 물류를 제공하는 채널이니 ‘가격을 올려볼까?’ 생각해도 못했다는 이야긴데 이게 로켓제휴에선 가능해진다는 거다.

재고 입고 수량 또한 어느 정도 판매자가 결정할 권한이 있다. 이 또한 기존 쿠팡이 넣으라고 하는 발주 물량을 쿠팡이 지정하는 물류센터에 시간에 맞춰 넣었던 로켓배송과는 다르다. 쿠팡의 알고리즘이 고객 수요에 따라 필요한 재고를 예측하여 판매자에게 관련 데이터를 재고하면 얼마나 상품을 입고할지는 ‘판매자’가 결정한다. 이 때문에 쿠팡은 로켓제휴를 ‘고객의 수요에 따라 운영되는 온디맨드 모델’이라 평했다. 종전 로켓배송은 상품 판매 데이터를 판매자에게 상품 소유권이 쿠팡에게 있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던 것을 보면 조금 다른 방식이다.

쿠팡 관계자는 “로켓제휴는 쿠팡 물류센터 입고 후 재고관리를 포함한 제반 사항을 쿠팡이 부담한다. 따라서 쿠팡은 물론 판매자에게 서로 재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온디맨드 모델로 운영되는 것”이라며 “쿠팡의 로켓제휴가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판매분 매입 방식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로켓제휴가 풀필먼트의 전초전인 이유

정리해보자면 쿠팡의 로켓제휴는 쿠팡 ‘풀필먼트’ 진출의 전초전으로 해석된다. 쿠팡 입장에서 사실 가장 편한 그림은 아마존의 FBA(Fulfillment By Amazon)처럼, 혹은 한국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배송처럼 3P 판매자를 대상으로 ‘물류’ 서비스와 ‘시스템’을 제공하고 돈을 받는 것일 거다.

하지만 한국에서 그 방식을 쿠팡이 그대로 쓰기에는 제약이 걸린다. 쿠팡의 로켓배송 네트워크는 ‘자가용 번호판’을 장착한 차량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쿠팡의 물류는 물류지만 물류가 아니다.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을 할 수 없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제2조(정의)에 따르면 화물자동차 운송사업이란 다른 사람의 요구에 응하여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화물을 유상으로 운송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게 쿠팡의 로켓배송이 ‘무료’일 수밖에 없는 이유고, 로켓배송을 쿠팡의 상품(매입한 상품) 외의 3자 판매자의 상품을 배송하는 영역으로 확장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흰 번호판을 장착한 쿠팡 제주도 캠프 앞에 주차한 로켓배송 차량들. 전부 흰색 넘버다. 당연히 쿠팡 로켓배송의 또 다른 인프라 쿠팡플렉스 역시 자가용 배송을 하기 때문에 흰색 넘버다. 이 인프라를 3자 판매자에게 제공하려면 매입, 그러니까 쿠팡의 상품이 돼야 한다는 조건이 필요하다.

쿠팡은 로켓제휴의 매입 구조를 통해 이 제약을 우회했다. 어찌 됐든 판매 이후 쿠팡이 ‘매입’을 하기 때문에 이 상품은 배송 전에는 ‘쿠팡의 상품’이 된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제56조(유상운송의 금지, 자가용 화물자동차의 소유자 또는 사용자는 자가용 화물자동차를 유상으로 화물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하여서는 아니 된다)를 피해가는 방법이다.

여기에 더해 쿠팡은 마켓플레이스 판매자에게 종전에 받지 않았던 물류비가 포함된 수수료를 받는다. 형태는 조금 이상하지만 쿠팡이 물류비를 3자 판매자에게 받는 사업은 이미 시작됐다고 해석할 수 있다.

장차 쿠팡이 이번 론칭한 로켓제휴를 기준으로 지난해 자진 반납했던 ‘택배사업 자격’을 다시 신청할 수도 있겠다. 택배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예전 쿠팡 택배사업 영위에 걸림돌이 있었다면 국토교통부가 요구하는 일정 비중 이상의 쿠팡이 아닌 3자 화주 확충이었다. 로켓제휴를 이용하는 3자 판매자를 늘려서 이 비중을 맞춘다면 쿠팡은 다시 한 번 택배사업자로 돌아올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택배 전용 ‘배’ 번호판을 확충해서 쿠팡이 굳이 ‘매입’이라는 이상한 조건을 껴넣지 않고 본격적인 풀필먼트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겠다. 지금은 흰 번호판이기 때문에 약간 돌아가고 있을 뿐이다. 노란색 번호판 뭣이 중하냐고? 이거 법으로 공급 제한이 걸려있는 아이라 꽤 비싸다. 많이 떨어졌다고 해도 개당 2000만원이 넘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