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기업의 공통점은 환경 변화에 맞게 진화해 나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는 DVD 우편배달 배달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스트리밍 기반의 주문형 비디오(VoD) 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아마존이 시작은 우리나라 예스24나 알라딘 같은 온라인서점이었지만 수십, 수백만개의 상품과 콘텐츠,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됐다. 우리나라 쿠팡의 경우에도 소셜커머스라는 이름으로 쿠폰이나 티켓을 판매하는 회사로 시작했다. 그래서 이름도 쿠(폰)팡(팡)인데, 지금은 아마존과 유사한 서비스로 모습으로 진화해가고 있다.

이 글은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왜 개인·법인 임대사업자를 위한 ‘다방허브’를 출시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어느 기업이 ‘돈을 벌기 위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원룸이나 투룸을 구하는 개인을 위해 매물 정보를 제공하던 한 부동산 앱 회사가, 지금까지와는 결이 다른 B2B 시장으로 확장하는 이유를 들여다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O2O 시장에서 스타트업이 어떻게 탄탄한 기업으로 진화할 계획을 세우는지 들여다본다는 뜻에서다.

창업 8년차의 부동산 중개 앱 ‘다방’이 ‘넥스트 플랜’을 공개했다. B2B 영역으로 진출해 ‘부동산 전자계약’ 솔루션을 제공한다. 비대면으로 부동산 계약과 관련한 모든 업무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개인·법인 임대사업자의 공실을 대신 관리해주는 비즈니스 모델도 채택했다. 디지털 전환에 대한 요구와 코로나19 이후 직접 대면을 꺼려하는 수요를 고려한 것이다.

■창업 8년, 흑자 2년차 스타트업의 고민

뭘로 먹고 살 것이냐는, 스타트업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다방은 지금까지 전월세 매물 정보를 제공하는 B2C 영역에서 성장해왔다. 인기 아이돌 ‘혜리’를 모델로 쓰면서 인지도를 키웠고 네이버 부동산이나 직방 같은 쟁쟁한 경쟁자가 있는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분투했다. 대표적 사례가 2030 세대에 부동산 정보를 제공한 ‘다방면 스코어’ 제공이다. 매물의 가격, 관리비, 옵션, 교통, 편의시설 등 방을 구하는 사람이 궁금해 할 다섯 가지 항목을 분석해 지수화해 제공했다.

다방은 창업 6년만인 2018년 첫 흑자를 냈다. 다음 10년을 위해 B2B로 눈을 돌리는 넥스트 플랜 구체화 작업에 돌입한 것이 같은 해다. 임대 관리 플랫폼인 ‘방주인’을 출시했다. 오피스텔 등 다량의 매물을 임대하는 개인사업자나 법인, 시행·시공사를 타깃으로 잡았다. 공실 관리 업무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면, 임대관리 업무에 효율성을 바라는 수요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 파악했다. 지금까지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장을 넓힐 전략을 B2B에서 찾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내부 TF에서 임대 사업자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 선보인 것이 임대관리 플랫폼인 ‘다방허브(다방 HUB)’다.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던 공실 관리 업무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고, 다량의 임대 건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으로는 PC나 모바일로 공실을 등록, 임대 현황을 확인하고 공실 수익을 관리하는 등 임대관리에 필요한 일련의 과정을 처리할 수 있게 했다. 앞으로는 360도 VR(가상현실) 영상으로 매물 정보를 제공하고, 주변 임대 시세 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금융 서비스와 연계해 임차인, 임대인 간 송금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계획을 잡았다.


■다방의 미래, ‘다방-다방허브-다방프로’로 이어지는 전자계약

스테이션3는 지난해 신사업팀을 발족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앱 안에서 부동산 전월세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전자계약 서비스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하반기에 다방, 다방프로, 다방허브 앱 서비스 전면을 개편하는 주요 업데이트를 실시한다. 크게 보면 중개사와 방을 찾는 소비자 양 측면에서 편의성을 강화하면서 다방의 새로운 수익 창출을 도모하는 쪽으로 나아간다.

먼저, 중개사 측면이다. 공인중개사 전용 프로그램인 ‘다방프로(다방PRO)’를 워크 솔루션(Work Solution)으로 업데이트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지금까지 다방프로는 매물 정보 관리, 사무실 직원들의 일정 조정, 고객 응대 등 중개사들의 업무를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해결하게 하는데 초점을 뒀다. 오는 20일 선보일 다방프로 2.0 버전에서는 중개사들이 매물을 확보할 수 있는 공실센터를 활성화해 실시간으로 양질의 매물을 확보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임대관리 플랫폼인 다방허브 역시  개인, 법인 임대사업자들이 공실 대량 등록 및 계약 현황 등을 한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중개사들이 매물 확보가 쉬워진다는 것은, 방을 찾는 소비자들이 매물 찾기도 수월해진다는 뜻이 된다. 하반기 오픈 예정인 다방은 4.0버전에서 소비자들이 전자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매물을 전면에 노출할 예정이다. 비대면과 디지털에 대한 요구를 적용해 방을 구하고 계약하는 전 과정의 편의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스테이션3 측은 새로워진 다방-다방허브-다방프로에서 각 부동산 거래 주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 진화된 부동산 거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을 최종 목표로 잡았다. 고연차 스타트업이 가장 많이 듣는 ‘수익성’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다방은 부동산 시장에 천착한 B2B솔루션 개발에서 찾은 셈이다.

이같은 방향은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서도 트렌드로 보인다. 대표적 사례가 미국의 ‘질로우(Zillow)’다. O2O 부동산 정보 플랫폼인데, 처음에는 다방과 유사하게 부동산 매물과 거래 정보를 제공하면서 성장했다. 연매출 2조4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는데, 최근에는 비대면 계약 관련 서비스인 ‘질로우 렌털 매니저’를 선보였다. 임차인이 질로우에서 매물을 보고 계약을 먼저 요청하면 임대인이 임차인의 신용정보를 확인해 계약 여부를 결정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 과정에서 신용정보를 제공하는 다른 테크핀 서비스들과 협업도 이뤄진다.

스테이션3 관계자는 “다방과 다방허브, 다방프로를 통해 임차인과 임대인, 공인중개사 등 부동산 거래 주체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부동산 통합 플랫폼으로 성장할 계획”이라며 “부동산 매물 정보 검색에서부터 계약까지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모바일 부동산 시장’을 완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