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나 인공지능(AI)와 같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전통적인 IT기업에 숙제를 안겨준다. 기존에 시장을 지배하고 있던 기업이라도 이와 같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기존의 지배력이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GAFA(Google, Amazon, Facebook, Apple) 등 신규 지배자들이 신기술로 무장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면서 공룡이라 칭해지던 전통적인 IT기업들의 위세가 많이 약화됐다.

오늘 이야기할 SAS도 기존 IT 시장에서 지배자 역할을 하던 기업이다. 통계 분석 소프트웨어로 시작한 SAS는 고급 분석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큰 성장을 거뒀다. 특히 금융권에서 SAS 활용도가 높았다.

그러나 SAS도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SAS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오픈소스의 인기가 높아졌고, 머신러닝과 같은 새로운 기법의 등장은 통계 기반으로 분석 시스템을 제공하는 SAS에 변화를 강제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SAS 역시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

SAS의 경영진도 새로운 기술과 플랫폼의 등장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대응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를 리가 없다. 그래서 내놓은 것이 ‘SAS 바이야(Viya)’라는 플랫폼이다.

짐 굿나잇 SAS CEO는 바이라인네트워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SAS 바이야는 원하는 인터페이스나 코딩 언어로 접근 가능한 개방형 분석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기존에는 SAS 언어로만 개발해야 했었는데 이제는 파이썬과 같은 범용 언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파이썬뿐만 아니라 R, 루아(Lua) 등의 오픈소스 언어를 통합할 수 있고, 주피터 노트북 사용도 가능하다고 그는 설명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SAS 글로벌 포럼에서 SAS 바이야 4를 선보였는데, 클라우드 네이티브 아키텍처 기반의 AI 분석 플랫폼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와의 제휴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퍼블릭 클라우드에서도 SAS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SAS 클라우드의 우선사업자로서 애저, 다이나믹스 365 등의 클라우드 솔루션 전반에 SAS 바이야를 포함한 SAS AI 및 분석 솔루션을 긴밀하게 통합할 방침이다.

SAS 모델뿐 아니라 오픈소스로 개발된 모델도 SAS 바이야 4에서 관리할 수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굿나잇 CEO는 “SAS 바이야 4는 모든 분석 모델의 성능을 중앙에서 모니터링하고, 모든 오픈소스, SAS 모델, 리니지(lineage), 템플릿 등의 관리를 중앙화해 모델링 활동 전반에 대한 완전한 가시성과 제어력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SAS는 아울러 산업별 특화 분석 솔루션을 강화하고 있다. 새롭게 떠오르는 플랫폼 기업들은 아직 산업별 맞춤형 솔루션은 공급하기 어렵다. 각 산업의 특수한 요구에 대처하기에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SAS와 같은 기업은 이미 산업별로 무수히 많은 고객사가 있기 때문에 그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는 점에서 특화 솔루션을 제공하기에 유리하다.

일례로 SAS의 경우 금융권의 사기방지시스템(FDS)을 위한 특화 솔루션, 유통업체를 위한 솔루션, 사물인터넷 환경을 위한 솔루션 등을 공급한다.

SAS가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새롭게 데이터 분석 기술을 습득하는 이들에게 SAS는 친근하지 않을 수 있다. 이들에게 SAS는 옛 기술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SAS는 교육 프로그램에 신경을 많이 쓴다. 최근 글로벌 포럼 2020에서도 교육 관련 지원 방안이 발표했다. SAS는 코로나19 위기 대응의 일환으로 SAS 아카데미 포 데이터 사이언스, 러닝 서브스크립션 등의 이름으로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한다. 지금까지 3만 4천 명 이상이 등록해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이용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또 교육 목적으로 무료 이용이 가능한 ‘학습자용 SAS 바이야(SAS Viya for Learners)’를 제공하기도 한다.

올리버 샤벤버거 SAS 수석부회장은 “SAS 툴에 대한 지식은 구직자에게 많이 요구되는 10대 기술에 계속해서 포함되고 있으며, 또한 통상적으로 커리어를 발전시키고 보다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면서 “미국의 구직정보업체인 엠시(Emsi)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SAS 기술을 가진 인재를 찾는 구인 공고가 약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