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시간에 방문 픽업하고 결제까지 한 번에, ‘홈픽’이 미래 택배 물류”

#소셜커머스나 홈쇼핑에서 물건을 구매했지만 반품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구매처 고객센터에 반품 접수를 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물건을 가지러 오지 않는다. 이러다 반품 가능한 기한을 넘길 것만 같아 조마조마하다. 어차피 사용하지 않을 건데, 빨리 반품하고 환불받고 싶은데, 언제오냐고 고객센터에 전화해도 곧 갈 것이라는 이야기만 되풀이한다. 이쯤되면 답답한 것을 넘어 화가 난다.

“도대체 언제 옵니까?” 아무리 기다려도 안오는 택배기사. 그러나 이 분들은 잘못이 없다. 아침 7시부터 밤 8시까지 다양한 커머스 기업으로부터 평균 250개의 물품을 받아 배송한다. 물류센터도 멀리 있고 가야할 곳은 많은데 반품 송장을 받아 전체 물량의 10%도 안되는 반송 물품을 받아오기 위해 또 가야한다. 이걸 처리하기가 만만치 않다.

고객도 불만이고, 택배기사도 힘들다. 불만을 가진 고객은 고객센터에 전화해 상담사에게 독촉을 하지만 센터 상담사 역시 택배기사가 언제 반품 상품을 픽업해갈지 직접 통화하지 않는 한 알 수 없을 뿐이다.

홈쇼핑 회사에서 17년간 근무해온 김영민 줌마 대표가 이같은 고객 불만 상황을 자주 접하다 만든 것이 바로 신개념 방문 택배 서비스 ‘홈픽(HOMEPICK)’이다.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물품을 집화(픽업)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가 운영하는 주유소를 공유 인프라로 삼은 방문택배 서비스를 2018년 9월에 시작해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들었다.

소비자(고객)가 있는 지점과 멀리 떨어져 외곽에 있는 물류센터, 택배 기사 등 배송 인력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구조, 대형 택배사조차 여전히 주문접수만 될 뿐 온라인 결제를 제공하지 않는 상황 등으로 인해 유발하는 불편함과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서비스 방식을 채택했다.

바로 고객 근처에서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방문해 물건을 가지러(픽업하러) 오는 체계를 구현하기 위한 ▲‘도시 물류’와 ▲‘온디맨드’ 서비스, 그리고 기존 택배사에서는 제공하지 않던 ▲‘온라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영민 줌마 대표는 지난 13일 바이라인네트워크가 개최한 ‘이커머스 비즈니스 인사이트 2020’ 행사에 연사로 나와 홈픽 서비스를 시작한 배경과 특징을 이같이 설명했다.

김 대표는 “사실 택배는 개인간 거래(C2C)가 기본이었다. 하지만 점점 이커머스 등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물량이 많아지면서 엔드고객을 등한시하는 패턴으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하루 배송 물량은 계속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류는 365일 연결, 공유하고 서비스해 새로운 가치 창출해내는 영역인데,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약했다”라며 “우리는 C2C 영역을 블루오션이라고 봤다. B2C 때문에 묻혀있지만 굉장한 폭발성 있다. 단순 B2C로 시작했지만 이미 B2B, B2C 상관없이 24시간 언제(Anytime) 어디서나(Anywhere), 코로나19와도 상관없이 서비스하는 물류의 본질에 충실하려 한다. 이는 중요한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홈픽의 거점이자 주요 인프라를 가장 먼저 주유소를 고른 이유로는 전국 곳곳에 있고 짐을 싣고 다니는 차량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점 외에도, 고객들에게 기념품을 만들어 주기 위한 창고(마이크로웨어하우스)가 있다는 점, 그리고 물류는 365일 24시간 상시 온디맨드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는 점에서도 주유소는 안성맞춤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주유소를 근간으로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택배사들이 가장 잘하는 영역은 간선 중계 간선 배송이다. 고객이 요청하면 빨리 가서 물건을 가져오는 것은 택배보다 우리가 잘할 수 있다”라면서 “주유소에 서비스맨이 배치돼 있고 소형창고로 활용된다. 앱에서 결제까지 한 번에 이뤄지고 고객 요청시간에 방문 픽업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유소를 근거로 거기에 있는 공간을 공유받아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구조로, 이걸로 가치사슬을 완성했고 택배사와도 협업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막상 홈픽 서비스를 시작해보니 C2C 택배 수요가 예상보다 많고 다양했다. 이커머스 반품과 중고거래 수요부터 중고거래, 전자제품 애프터서비스(AS), 짐보관, 의약품 회수, 중고폰 수거, 여행 짐 픽업 요청까지 확대돼 제공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위메프, 11번가, GS숍 등 이커머스 회사들과 번개장터, 헬로마켓, 중고나라, 다이슨, SK케미칼,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 등은 물론 스타트업들과의 협력도 이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중고폰 수거, 여행 짐 픽업 요청이 매우 많다고 한다.

김 대표는 “생활 물류, 즉 개인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뭔가 보내야 하는 것이 꽤 많다. 그러나 기존에는 수단이 없어서 보내려 하면 막막하고 불편했다”며 “홈픽 서비스 재이용률은 80% 이상이다. 서비스를 오픈한 뒤 광고 마케팅을 한 적도 없지만 서비스 수요와 이용이 많다”고 현황을 소개했다.

결국 홈픽은 새로운 택배 물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진단이다.

“삼성KPMG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새로운 택배 물류 서비스는 데이터 기반 택배 물류, 자율주행 물류, 디지털 창고혁신, 풀필먼트, 새벽배송·콜드체인 서비스가 포함된 라스트마일 딜리버리가 제공돼야 한다. 결국 데이터 기반 분석 서비스가 이뤄져야 한다. 데이터 분석 기반 택배 물류 서비스는 물류 라우팅, 통합 리스크관리, 공유와 마이크로 물류, 복합 운송이 다 해당된다. 혹시 이 자료를 홈픽을 보고 만든 게 아닐까 싶었다.”

“이 모든 것은 앞으로 택배 물류 분야에서 이뤄져야 하는 필수 기반이다. 무궁무진하게 열려있는 시장 상황에서 배송 최적화를 위한 도시 물류는 더 강화될 수밖에 없고, 이는 마이크로 물류와 자율주행 물류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다. 보다 효율적으로 물류시스템을 운영하고 교통 리스크를 없애 온디맨드 서비스를 충족하려면 혼자서 왔다 갔다 할 필요 없이 홈픽처럼 주유소나 철도 인프라를 활용해 완성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홈픽의 미래는 무엇일까. 김 대표는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로컬 딜리버리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데이터 기반 플랫폼을 구축할 것이다. 주유소를 통해 온디맨드 서비스가 필요한 모든 회사와 공유 협력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나갈 것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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