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최근 거의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저 또한 궁금합니다. 솔직히 두렵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필자가 기성세대에 속한 사람이라 더 그럴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상하 위계가 있는 조직 생활을 경험했고, 그래서 그런지 경조사와 회식과 같은 대면 접촉은 일상처럼 당연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로 확실히 사회적인 분위기가 바뀐 모습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비대면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 가구 유형별 구성비 전망(자료: 통계청, 필자 가공)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하죠.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중은 2017년 29%에서 2027년 33%, 2037년 36%, 2047년 37%까지 치고 올라갈 것으로 예상 됩니다. 2017년까지만 해도 부부와 자녀와 함께 하는 가정이 가장 많은 비중(31%)을 차지했다면, 당장 2027년 숫자만 보더라도 그 비중은 역전됩니다. 점차 함께 살기 보다는 각자의 삶을 중시하는 ‘한 부부’ 혹은 ‘1인 가구’ 가정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숫자는 코로나19 이전부터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그 속도는 훨씬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통계청의 2019년 3월 설문 결과에 따르면 스스로 ‘혼족(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혼자 즐기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약 68%로 나타났습니다. 20~30대는 약 70%가 스스로를 혼족이라고 생각했고, 40대에서도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대면 문화의 확산 현상을 방증하는 조사 결과가 하나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로 인플루엔자(독감), 급성기호흡기감염병 등 여타 감염병의 발생 비중이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눈병, 수두 같은 전염성이 강한 감염병 같은 경우에도 종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발병이 급감했습니다. 코로나19 이전 동네 병원을 찾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감기 때문이었다면, 이제는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자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왜일까요. 코로나19 영향으로 대중 접촉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서로 만날 일이 없으니 감염병의 발병률도 그만큼 적어진 것이죠.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확산했고, 여러 사람들이 모이는 시설은 잠정적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이와 함께 위생 관념의 변화도 한 몫 했습니다. 사람들은 가능하면 자주 손을 씻고 기침 예절을 지키고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도리어 이상하게 보입니다.

유통업은 코로나19 이후 이러한 비대면 문화 확산에 맞춤 형태로 변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필자가 그간 수집한 자료를 기반으로 앞으로 유통업계에 찾아올 변화는 무엇인지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HMR과 배달앱의 연계 성장

국내 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 시장 규모가 확연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2년 HMR 시장 규모는 2019년 대비 25% 증가한 5조원 규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초기의 HMR을 냉동 만두가 대표했다면, 이제 프리미엄 HMR 상품들이 고객에게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HMR 시장 성장추이(자료: 농립축산식품부, 필자 가공)

1인 가구 증가는 배달앱의 성장에도 영향을 줬습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2019년 배달앱 결제 금액은 전년 대비 47% 급성장했습니다. 배달앱에는 완성 조리 식품뿐만 아니라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하고 즐길 수 있는 먹거리 카테고리가 함께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대면 회식을 꺼리는 사회 분위기의 확산으로 소비자들의 저녁 있는 삶을 공략하기 위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습니다.

상권력을 뒤집는 오프라인 유통

코로나19 이전까지 오프라인 유통은 지금까지 ‘거대한 자본’이 필요한 사업으로 인지됐습니다. 주요 상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높은 프리미엄을 줘야 했습니다. 소상공인은 높은 권리금과 임대료를 지불하고 상권에 들어가지만 경기가 좋지 않으면 폐업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코로나19 이후 이 양상이 뒤집힙니다. 앞으로 역으로 건물주가 세입자를 찾으러 다니는 세상이 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프라인 유통이 ‘온라인’과 연계성을 강화하여 상권과 상관없는 형태로 매장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임대료가 저렴한 이면상권에는 온라인과 연계한 ‘다크스토어’와 ‘고스트키친(Ghost Kitchen, 공유주방)’이 들어섭니다.

중개 유통에서 ‘상품 기획’으로

코로나19 이후에도 온라인 유통은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서 바라볼 포인트는 종전 단순한 ‘중개 유통’이 아닌 상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업체들이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요컨대 PB(Private Brand)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종전 PB는 대형 유통기업이 기존 브랜드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가성비 상품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앞으로의 PB는 특정 소비층에 맞는 상품을 소량으로 재창조하는 시장으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를 위해 온라인 유통에서도 상품 기획력을 갖춘 인력이 충원될 전망입니다. 상품 기획을 전문으로 하는 프리랜서라면 코로나19 이후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V커머스 활성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의 확산은 여가 활동의 변화도 가지고 옵니다. 모임을 통한 만남은 점차 줄어들고 개인이 할 수 있는 즐거움을 찾는 형태로 변화가 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OTT(Over The Top Service)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그 변화를 방증합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 시장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평균 27.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2020년에는 약 7801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OTT 시장 규모 성장 전망(자료: 방송통신위원회, 필자 가공)

이에 따라 유통 관점에서 함께 찾아오는 변화는 ‘V커머스’와의 연계입니다. 소비자들은 보고 듣는 콘텐츠를 즐기면서 곧바로 상품 구매와 연계되는 소비를 이어나가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데이터&물류 전쟁

비대면 시장을 활성화하는 핵심 촉매는 단연 ICT기술입니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무인화를 위한 다양한 기술이 이미 나왔고, 코로나19 이후에는 더욱 새로운 기술이 상용화되는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소비자 한 명 한명의 정보 수집과 분석을 통한 ‘개인화 추천(Personal Curation)’ 기술의 고도화가 향후 유통 시장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유통 시장은 점진적으로 ‘가격’ 중심 경쟁에서 고품질 경쟁으로 변모됩니다. 바꿔 말하면 장바구니 객단가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장바구니에 포함되는 상품 수량은 적어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를 현실적으로 분석하여 반영할 수 있는 역량이 유통업체들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를 것으로 판단됩니다. 여기에 더해 물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도전들이 함께 관측될 전망입니다.

글. 조용석 컨설턴트 <bigman35@naver.com>

WHO? 조용석

(전) (미국) AT&T 통신엔지니어,  롯데그룹 기획조정실, CJ올리브네트웍스 유통계열사 담당, 한솔로지스틱스 국제물류 기획담당, 신세계I&C 전략컨설팅 담당, 삼성 S-Core 유통 전략 컨설팅 담당이사, (캐나다) Datametrix SNS 분석 담당 부사장

(현) 프리랜서 컨설턴트(신사업 추진 및 온오프라인 유통 컨설팅 자문), 프리오 수석 고문

New Jersey State University Computer Science 학사,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Information System (AI) 석사

20년 이상 유통업계에서 일했습니다. 관련된 여러 가지 일을 했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유통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단지 시대가 변해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유통의 모습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한 번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추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 다른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싶어 기고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