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채널’이라는 유통업계의 용어가 있다.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오프라인 채널을 유기적으로 통합하자는 방법론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을 본 고객이 그 자리에서 온라인 주문을 하고, 배송받은 제품에 문제가 있으면 다시 오프라인에 반품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옴니채널은 대체로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추진해온 전략이다.

그러나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 교수는 이 옴니채널 전략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전했다

송  교수는 13일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주최한 ‘이커머스 비즈니스 인사이트 2020’ 컨퍼런스에서 “옴니채널은 공급자적 마인드”라면서 “고객이 원하는 것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것도 준비하고 저것도 준비했으니 알아서 선택하시오”라는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단순히 물건을 잘 판매하는 데 집중하는 공급자 중심의 사고가 아닌 수요자 관점에서 고객의 삶에 녹아서 프로세스를 차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유통기업은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 걸까?

송 교수는 “고객의 라이프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건 팔 생각 그만하고 고객의 삶에 녹아들어가서 프로세스를 차지하라”고 조언했다.

쇼핑센터를 예로 들어보자. 쇼핑센터는 더이상 많은 상품을 한번에 볼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아이들과 분수 아래서 뛰어놀거나 연인이나 가족이 맛있는 음식을 먹는 놀이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상품을 파는 공간은 줄어들고 체험 공간이 늘어난다.

송 교수는 옴니채널 만들 생각보다는 “고객의 삶 중에 한 부분을 완벽히 점유하는 라이프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에 따르면, 고객은 상품을 구매할 때 식별(Identify)-리서치(research)-검색(search)-픽업(pickup)-결제(payment)-배달(delivery)-사용(use) 등의 프로세스를 거친다. 라이프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하나의 단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으면, 다른 단계까지 영향력을 미치게 된다.

송 교수는 인스타카트를 예로 들었다. 인스타카트는 식료품을 대신 구매해서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2012년 창립해 기업가치 9조원의 평가를 받는 유니콘이다. 인스타카트는 배달대행 서비스지만, 사실상 유통업체를 좌지우지한다. 고객들이 인스타카트의 서비스에 중독돼 A라는 슈퍼마켓이 인스타카트를 이용하지 않으면, 고객은 그 슈퍼마켓을 이용하지 않는다.

네이버의 경우 ‘검색’이라는 고객의 라이프에 들어간 후 픽업, 페이 등의 단계로 영향력을 확장했다. 송 교수는 “라이프 플랫폼 시대에는 틈새를 찾아서 고객과 호흡하면 고객 여정의 인접 프로세스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이커머스 시장에 세가지 기회가 있다고 봤다.

첫번째는 모바일이다. 고객의 쇼핑경험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온라인에서도 모바일로 넘어왔기 때문에 누가 모바일에 맞는 라이프 플랫폼을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다.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라는 식의 접근은 모바일 시대에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송 교수의 진단이다.

두번째, 퍼스트마일(First Miles)에서 라스트마일(Last Miles)이 아니라, 엑스트라 마일까지의 고객 경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송 교수는 말했다. 엑스트라 마일은 반품 단계를 말한다. 미국의 월마트가 이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언제라도 쉽게 반품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송 교수는 지적했다. 이 부분에서만큼은 아마존보다 월마트가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엑스트라 마일에서의 경쟁력을 차지하려면 마이크로 풀필먼트가 필요하다. 도시 외곽의 독립적인 물류센터뿐 아니라 도시 안에 다수의 소규모 라스트마일 운송센터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송 교수는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투자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도 기회가 될 수 있다. 투자비를 기회로 이용한 대표적 사례는 아마존이다. 이베이의 경우 폭발적인 물류투자에 소극적이었지만, 아마존은 강력한 투자를 지속했다. 결국 이 투자가 아마존과 이베이의 현재를 갈라놓았다.

송 교수는 정리하면서 “이종 플랫폼간의 경쟁은 너무나 자연스러워졌기 때문에 ‘유통’이라는 단어는 이제 뺄 필요가 있다”면서 “라이프 플랫폼에 대한 경쟁이기 때문에 온라인 회사인지 오프라인 회사인지는 중요하지 않게 됐다”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 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