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제재 지속되면 미 반도체 산업 매출, 일자리 모두 감소할 것”

화웨이 등 중국 기업에 대한 교역 제한 조치가 지속되면 미국의 반도체 리더십이 붕괴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 반도체 기업의 매출 감소와 대규모 실업사태를 불러올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적 컨설팅 기업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의뢰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미국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한 ‘중국과의 무역 제한이 반도체 시장에서 미국 리더십을 어떻게 종식시키는가’란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서 양국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되면 미국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돼 시장 지배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BCG는 2019 년 5월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한 후 미국의 상위 반도체 회사 25개는 매분기 평균 4%에서 9% 가량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두 가지 시나리오, 즉 미국 규제를 받는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기술 수출 통제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와 양국 간 기술 교역이 완전히 중단돼 미중 기술 산업이 분리될 경우를 설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수출 제한 기업 명단을 유지해 중국 기업과 미국 기업의 거래를 제한한다면 미국 반도체 기업들은 향후 3~5년 내 시장점유율이 8% 하락하고 매출도 16% 감소하게 될 전망이다. 그리고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반도체 관련 판매를 전면 금지해 사실상 중국으로부터 기술 분리를 야기할 경우 같은 기간 미국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은 18%, 매출은 37% 감소하는 등 낙폭이 더 커질 수도 있다.

이같은 매출 감소는 미국 반도체 회사들이 연구개발과 자본 지출을 크게 줄여 미국 반도체 산업 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규모는 최소 1만5000명에서 최대 4만명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 정부가 추진하는 ‘중국 제조 2025’ 전략이 실행되면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이 지금의 14%에서 25%~40% 수준까지 높아져 미국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2~5%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 중단 사태가 지속된다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은 더 큰 어려움이 직면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된다면 한국이 몇 년 안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시장의 선두주자로 올라서고, 중국도 장기적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미국이 글로벌 리더 자리를 잃으면, 미국 기업들은 급속도로 경쟁력 하락과 이윤 감소라는 하향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31일 화웨이의 2019년 실적 온라인 발표회에서 미 상무부의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 제재에 관한 외신 기자의 질문에 대해 에릭 쉬 화웨이 순환 회장은 “중국의 반도체 회사뿐 아니라 한국, 일본, 대만, 유럽 회사들의 반도체를 사용하여 완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답했다.

때문에 BCG는 미국의 정책 당국이 국가 안보 우려를 해소하고 미국 반도체 회사의 세계 시장 접근을 유지하는 해결책을 고안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보고서에서 미국은 현재 45%~50%에 이르는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이끌고 있으며, 경쟁사들보다 월등한 규모의 금액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앞선 기술력을 확보해가고 있다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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