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되면 기사 쓰는 법을 배운다. 기사 쓰는 것은 일반 소설이나 시, 에세이와 달리 정해진 작법이 있다. 그 작법 중 하나는 가까이에서 본 관점이 기사에 담겨있으면, 반드시 멀리서 본 관점도 함께 담겨야 한다는 원칙이다.

예를 들어 전하고 싶은 이야기에 대해 특정인의 경험을 내세웠으면, 통계 등 객관적 데이터로 그 경험을 뒷받침해야 한다. 특정인의 경험을 전하는 이유는 독자들이 이야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고, 데이터는 이 이야기가 누군가의 예외적인 경험이 아니라 보편적인 경험임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다. 데이터만 나열한 기사는 몰입감이 떨어지고, 특정인의 경험만 나열한 기사는 신뢰성이 없다.

때아닌 기사 작성법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최근 배달의민족에 대한 주류 언론들의 기사가 이상하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은 4월 1일부터 과금체계를 바꿨다. 기존에는 광고비를 받았는데, 앞으로는 매출에 따른 수수료를 받겠다고 한다.  (관련기사 : 수수료 모델로 돌아간 배달의 민족, 어떻게 볼 것인가)

그런데 배달의민족에 대한 기사 중 상당수가 앞에서 언급한 기본적인 기사 작성법을 따르지 않고 있다. 기사들은 특정 음식점의 사례를 내세워 이번 제도 개편으로 음식점의 수수료가 대폭 인상되고 있다고 전한다. 그러나 이 사례가 보편적인 사례인지, 소수 음식점의 예외적인 사례인지 기사만으로는 알 수가 없다. 멀리서 보는 관점을 제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공유되는 사례 중 하나는 8만8000원의 광고비로 약 3000만원의 매출을 일으켰는데, 앞으로는 175만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음식점이 보편적인 사례일까?

이 사례가 거짓이 아니라면 이 음식점 사장님은 지금까지 엄청난 행운을 누린 것이다. 이 음식점이 사용한 광고비는 매출 대비 0.3%다. 배달의민족에 데이터에 따르면, 매출대비 1% 이하의 광고비를 집행하는 음식점은 전체 수십만 개의 가맹점 중에서 7000~8000개에 불과하다. 1% 이하 중에서도 0.3%라면 손에 꼽히는 예외적인 사례일 것이다.

또 이 음식점은 기존에 4번째 노출됐는데 오픈리스트에 들어가지 않음으로써 104번째 보인다고 한다. 아마 이 음식점주는 엄청나게 당황스러울 것이고, 제도를 바꾼 배달의민족에 화가 날 것이다. 그래서 언론과 인터넷에 자신의 이야기를 전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그럼 반대로 104번째에 있던 음식점은 어디로 갔을까? 당연히 상위에 있던 음식점만 하위로 내려가고 끝난 게 아니다. 상위에 있던 음식점들이 하위로 내려갔다면, 하위에 있던 음식점들은 반대로 상위로 올라갔을 것이다.

기존에 상위에 있던 음식점들의 상당수는 깃발꽂기 경쟁의 승리자였다. 깃발꽂기란 광고를 말한다. 광고 기반 플랫폼에서는 광고비를 많이 집행할 여력이 있는 공급자가 더 많이 노출된다. 반대로 광고비를 많이 못 쓰면 노출의 기회가 적어진다. 광고비를 많이 내던 음식점이 4번째에서 104번째로 내려갔다면, 광고비를 많이 안 쓰던 음식점은 104번째에서 4번째로 올라왔을 수 있다.

앞에서 말했듯 특정인이 경험한 몇몇 사례에만 주목하면 안된다. 제도 개편으로 손해를 입은 곳도 있지만, 반대로 이익을 얻는 곳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보편적인 통계다. 배달의민족으로 인해 비용부담이 커진 음식점은 얼마나 되고, 반대로 비용 부담이 줄어든 음식점은 얼마나 되는지 데이터를 살펴봐야 한다. 만약 가맹점 대다수가 매출은 변화 없이 비용이 상승한다면 이 제도 개편은 취소되어야 한다. 반대로 이익을 보는 가맹점이 더 많다면 오히려 잘된 개편이라고 할 것이다.

배달의민족 측은 이번 개편으로 전체 입점 업소의 52.8%가 월 부담이 낮아진다고 한다. 이 데이터는 아직 배달의민족 측의 주장에 지나지 않는다. 이제 할 일은 이 데이터가 실제인지 검증하는 것이다. 배달의민족이 실데이터를 공개하든지, 아니면 정부나 협회가 음식점주를 대상으로 객관적인 조사를 해야 한다.

가까이에서 나무만 보면 숲이 어떻게 생겼나 알 수 없다. 숲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까이에서 나무도 봐야 하지만, 멀리서 숲의 모습을 보는 것도 필수적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sm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