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모든 이커머스가 뜨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분명한 매출 하락세로 돌아선 대형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보다 상태가 양호한 것은 분명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카테고리마다 매출이 떨어진 이커머스 판매자도 분명 존재한다. 주로 판매 성장세가 보이는 카테고리는 식품과 생활용품, 보건용품이 꼽힌다. 외출에 필요한 패션/잡화, 여행 관련 카테고리는 매출 성장세가 더디거나 오히려 감소한 모습을 보인다.

이베이코리아가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1월 20일부터 3월 3일까지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카테고리별 매출 증감차가 분명하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베이코리아가 홈콕용품이라 칭한 건강용품(598%), 생필품(41%), 식품(21%), 육아용품(15%) 카테고리 판매는 지난해 동기간과 비교해서 큰 폭으로 늘었고, 외출용품으로 칭한 티켓(77% 감소), 여행(57% 감소), 카메라(35% 감소), 신발(14% 감소), 꽃(5% 감소), 피트니스용품(5% 감소)은 판매량이 오히려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1월 20일부터 3월 3일까지 지마켓과 옥션의 판매 빅데이터를 작년 동기간과 비교 분석한 결과. 카테고리 판매 비중 변화 외에도 하루 24시간 중 저녁 및 심야 쇼핑의 비중이 지난해 대비 3% 증가했다.(자료: 이베이코리아)

라스트마일 물류기업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모든 상품 물동량이 증가한 것은 아니다. 고객이 다루는 카테고리마다 다르다”며 “예컨대 향수 같은 품목을 취급하는 고객사의 경우 확실히 물동량이 떨어졌다. 반면 식품 카테고리 물동량은 확실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와중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판매자를 지원하기 위한 이커머스 업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7일 코로나19에 대응하여 판매자 지원 정책을 펼치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사례를 정리해 발표했다. 이 중 이커머스 소상공인에게 정말 필요한, 도움 되는 ‘지원’이란 무엇일까.

직접 지원 : 판매 수수료 인하

이커머스 플랫폼은 판매자가 지불하는 온라인 장터 이용 수수료로 돈을 번다. 반대로 말하자면 판매자에게 있어 수수료는 원가에 포함되는 대표적인 고정비다. 판매채널과 카테고리마다 다른데 오픈마켓이라면 통상 10% 내외를 오가는 수수료를 부가한다. 수수료가 낮아지면 낮을수록 판매자의 건당 마진이 높아지는 것이 맞고, 직관적으로 가장 많은 판매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 방식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업체 입장에서는 당장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은 있겠지만, 신규 판매자 유입을 노리고 상품 구색(Selection)을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판매 수수료 지원을 택한 업체는 네이버와 위메프, 홈쇼핑업계 등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4월 6일부터 12월까지 9월 간 한시적으로 오프라인 외식업 종사자 대상의 스마트주문 결제 수수료 전액 지원을 발표했다. 예체능 레슨 업종 소상공인에게도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간 결제 수수료를 지원한다.

위메프는 3월과 4월 대구·경북 지역 협력사를 대상으로 판매수수료를 4% 수준으로 인하했다. 이 외에도 월 9만9000원 수준의 서버 이용료 무료 혜택을 함께 적용해 소상공인 지출비용 부담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홈쇼핑 업계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침에 따라 판매수수료율 인하 정책을 내놨다. CJ ENM과 현대홈쇼핑, NS홈쇼핑, 공영홈쇼핑, SK스토아는 피해 중소기업 상품을 무료로 방송하기로 결정했다. 이 외에도 판매수수료율을 2019년도 대비 5~27% 인하하여 중소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기로 결정했다.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수수료 지원 정책은 대부분 모든 업종과 카테고리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업체들은 보편적인 수수료 인하 정책보다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출 타격이 큰 특정 카테고리나 특정 지역 판매자에 한정한 수수료 인하 정책을 적용했다.

간접 지원 : 판촉 지원과 조기 정산

간접적으로 판매자의 마케팅을 지원하거나 판매자의 현금 유동성을 만들기 위한 이커머스 업계의 노력도 보인다.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한 판매자들을 위한 특별 판매 기획전을 여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이벤트 기획전을 여는 경우 그 비용을 이커머스 업체와 판매자가 나눠서 분담하기도 하는데, 판매자 입장에서는 지원을 통해 이 비용을 줄이고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다.

판매대금을 조기 정산하거나 자금 대출을 지원하는 방식도 있다. 이커머스 업체에 따라 정산 기간은 7일 이내로 빠를 수 있지만, 길게는 60일 이상까지 걸릴 수 있기에 경우에 따라서 판매자들의 흑자 도산을 막는 지원 방법이 될 수 있다.

11번가는 ‘이겨내요 코로나19’ 캠페인을 통해 오는 12일까지 판매가 위축된 지역 농수산물, 화훼농가 판매 지원을 실시한다. 최근 농수산물 소비 둔화와 가격 하락으로 고충을 겪고 있는 지역 농가를 돕기 위한 지원을 지난달에 이어 계속해서 추진한다. 일례로 11번가는 지난 3월 24일 쇼핑몰에 ‘긴급공수’ 코너를 꾸렸다. 여기서는 학교급식 납품용 친환경 채소와 과일을 ‘꾸러미’ 형태로 6000세트 구성해 시중보다 20~30% 가량 저렴하게 판매했다. 전국 초·중·고교 개학연기에 따른 급식 중단으로 판로가 막힌 친환경농산물의 유통을 돕는다는 취지다.

홈쇼핑 업계도 움직였다. 현대홈쇼핑은 코로나 피해로 전년대비 매출이 부진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인터넷몰 메인 편성 및 판촉 행사인 ‘어깨동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롯데홈쇼핑 또한 대구·경북 지역 위주의 피해 납품업체에 대한 수수료 우대방송과 지역특산품전 진행을 계획 중이다.

위메프는 대구·경북 지역 판매자의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주단위 정산 프로세스를 도입해 자금회전율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위메프의 배달 플랫폼 위메프오는 기존 5% 안팎으로 받던 배달 중개수수료를 전액 자영업자 프로모션을 위해 사용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티몬은 SC제일은행과 협력하여 입점 판매자들을 위한 공급망 금융상품 ‘데일리론’을 출시했다. 데일리론은 쉽게 말해서 티몬 판매자가 지급 받을 정산 예정 금액을 SC제일은행이 선지급해주는 금융상품이다. 티몬은 기존 정산일에 정산금을 판매자가 아닌 SC제일은행에 지급한다. 일종의 ‘선정산 서비스’로 판매자에서 플랫폼으로 전가될 수 있는 현금흐름 부담을 은행과 제휴를 통해 해결했다. 데일리론에는 5.8% 고정 금리가 적용된다.

정말 도움 되는 지원은?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한 많은 이커머스 플랫폼들의 노력들이 거론됐다. 이 중 이커머스 판매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은 무엇일까.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위메프에 입점하여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 소형 판매자에게 물었다.

보편적인 지원 방식으로는 ‘수수료 인하’가 꼽힌다. 소형 이커머스 판매자는 “수수료 인하는 보편적으로 대다수의 판매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 보인다”며 “판촉 지원과 조기 정산은 어느 정도 볼륨이 있는 판매자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지만, 판매량이 적은 소상공인에게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지원은 아니다”라 설명했다.

실질적인 매출 증가가 필요한 소상공인에게 다음으로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지원 방법은 ‘판촉지원’이다. 하지만 판촉지원은 믾은 판매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방법은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한 소형 이커머스 판매자는 “아무래도 쇼핑몰 메인 화면 등 한정된 이벤트 노출 공간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판매자를 지원하기는 어려운 방법”이라며 “소상공인이 아닌 어느 정도 튀어오르는 물량을 쳐낼 역량이 있는 대형 판매자에게 지원 혜택이 몰릴 것 같은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조기 정산의 경우 ‘현금흐름’이 막힐 우려가 있는, 그러니까 큰 규모의 자금을 운영하는 대형 판매자에게 도움이 되는 지원 방식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한 소형 이커머스 판매자는 “소형 셀러 입장에서 조기 정산은 크게 와 닿는 지원 방식은 아니다”라며 “현금흐름에 대한 걱정이 크게 없기 때문인데, 정산을 빨리 해줘도 수수료를 많이 떼어 간다면 그게 오히려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