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가 낸 음원 스트리밍 요금이 내가 즐겨듣는 가수가 아닌 아이돌이 가져가는가, 에 대한 기사를 쓰고 나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게 단순히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고요. 심지어는, 그 ‘저스틴 비버’도 스포티파이의 순위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이야기를 접했는데요.

지난 1월 10일자 뉴스입니다.

Justin Bieber Asks Fans To Generate Fake Spotify Plays So He Can Get a #1 Song

미국의 ‘디지털 뮤직 뉴스’라는 곳 외에 ‘더버지’에서도 이 소식을 다뤘습니다. 저스틴 비버가(혹은 그의 팀이) SNS를 통해 팬들에게 신곡  ‘야미(Yummy)’를 밤새도록 재생해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것인데요, 그래야 스포티파이에서 1위(#1)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포스팅을 놓고 언론들은 “저스틴 비버가 ‘페이크 스트리밍’을 팬들에게 지시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더 눈에 띄는 부분은 저스틴 비버의 포스팅에  ‘잠들었을 때 소리를 완전히 끄지 말아라, 아주 작게 틀어놓아라’라는 구체적인 지침도 들어있었다는 점입니다. 비버는 아마 스포티파이에서 전체 재생 수를 계산할 때 소리를 완전히 끈 경우는 제한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해당 포스팅은 곧 삭제됐지만, 저스틴 비버 같은 슈퍼스타도 스트리밍 사이트의 순위 앞에서는 약해질 수 없나보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스틴_비버_너마저

‘저스틴 비버’를 키워드로 관련 내용을 검색해 보다가, 영국 BBC에서 흥미로운 보도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내용인데요,

 

But much of the new music lacks dynamic progression, one of pop’s most vital ingredients. Everything is built around a mood or a feeling – and there’s a worrying absence of memorable hooks.

It all seems to have been written to appeal to Spotify’s playlist algorithms, or the 15-second loops of Tik Tok. Sometimes, Bieber sounds barely interested in what he’s singing (which is odd, because the docu-series made it clear how much time he invested in the recording process).

 

알아요, 여러분. 저와 같은 마음이겠죠. 파파고의 힘을 보여드릴게요.

 

(그러나 새로운 음악의 많은 부분은 팝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역동적인 진행이 부족하다. 모든 것은 분위기나 느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기억에 남는 갈고리가 걱정스러울 정도로 없다.

이 모든 것은 스포티파이의 재생목록 알고리즘, 또는 틱톡의 15초 루프에 호소하기 위해 쓰여진 것으로 보인다. 때때로, 비버는 그가 노래하는 것에 거의 관심이 없는 것처럼 들린다(이상한 것은,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그가 녹음 과정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지를 명확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약간의 배경 설명이 필요하겠군요. 실제로 yummy가 들어있는 신보 ‘체인지(Change)’는 비버가 자신의 아내 헤일리 볼드윈에 대한 사랑을 표현한 곡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만큼 애정을 쏟은 앨범이고, 관련된 내용은 최근 제작된 저스틴 비버에 대한 다큐멘터리에도 들어있다는 것이죠.

BBC는 비버의 신곡에 대해  “팝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역동적인 진행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는데요, 스포티파이나 틱톡의 알고리즘에 특화한 작곡 전략일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비버의 사례는 스포티파이에 잘 노출되는 것이 곡의 흥행에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로 볼 수 있겠군요. 뭐, 많은 기업이나 서비스가 검색 알고리즘에 잘 노출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를 생각한다면, 음악하는 이들만 비판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문제의 원인은 알고리즘을 영리하게 이용하는 비버가 아니라,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시스템일테니까요.

스포티파이 대문입니다. 한국에서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가 없군요.

음원을 순위에 따라 줄을 세우고, 더 많이 재생된 만큼 정산을 하는 방식은 가수들 간 다툼도 불러옵니다. 기억하시나요? 지난해 11월 얼굴 없는 래퍼 마미손이 ‘짬’이라는 노래를 만들어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받는 가수를 비판한 적이 있는데요. 해당 곡이 나오기 전에 블락비 소속 래퍼 박경이 일부 가수들을 지칭하며 “나도 사재기 좀 하고 싶다”는 글을 써 지명된 가수들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일도 있었죠.

유사한 일이 미국에서도 있었습니다.

French Montana responds after 50 Cent and fans accuse him of “faking” Spotify streams

요약하자면, 프렌치 몬태나라는 래퍼의 곡이 애플뮤직 등에서는 낮은 순위를 기록한데도 불구하고, 스포티파이에서 20위권 안에 올라간 것을 놓고 50센트가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다는 뉴스입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의혹에 열받은 몬태나는 오히려 50센트를 사재기의 주범으로 지목했다는데요.

한국이나 미국이나, 가수들이 욕을 보고 있습니다. 스트리밍 사이트가 공정하게 음원의 순위가 정해지고 정산이 되는 구조가 된다면 이런 싸움은 일어나지 않겠죠. 그래서 지난 기사에 썼던 것처럼,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정산 방식의 도입이 필요해보입니다. 프랑스의 스트리밍 사이트, ‘디저’의 사례를 기억하시나요?

디저는 음원 사재기의 근본적 문제를 차트의 순위가 아니라 1등이 불러오는 수익의 독점 현상 때문이라고 봤죠. 따라서 음원 판매로 인한 수익이 공정하게 분배되는 방법을 찾으려 했고, 그 결과 재생 수가 아닌 이용자 중심의 정산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용자별로 어떤 음원을 들었는지 파악하고, 개인이 실제로 들은 음원에만 권리료를 나눠주는 방식입니다.

디저의 실험에 관심이 가는 건,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힌트가 될 수 있어서죠. 에피톤 프로젝트의 음악을 즐겨드는 저로서는, 제가 낸 월정액 이용료가 다른 아이돌 가수에게만 돌아가는 일이, 그리하여 더 적긴 하지만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어느 음악가가 재정난으로 더 이상 음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오는 일이 없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