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학회 “시진핑 방한 때 판호문제 풀어야”
“어떠한 일이 있어도 시진핑 국가 주석이 방한할 때 판호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내 게임산업에는 더이상 비전이 없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16일 중앙대학교에서 학회장 취임 간담회를 갖고 한국 게임의 중국 판호발급 문제 해결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위 학회장은 “언론 보도를 보면 대략 3~4월에 시진핑 주석이 방한할 거라 예상되는데 이 시기를 놓치면 어렵다”며 “중국과 협상 목록에 게임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문화부와 외교부가 공동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판호는 중국 정부가 자국에서 새로 출시되는 게임에 내주는 일종의 판매 허가증이다. 중국에서는 판호가 없이 게임을 유통할 수 없는데, 사드 사태 이후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이 멈춰 있는 상태다. 게임 업계는 판호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주길 바라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문화부나 외교부에서 아직 뚜렷한 행보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위 학회장은 외교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게임 문제 해결에 나서길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판호 발급과 관련해서 외교부가 키를 쥐고 있다”며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관련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들었는데 게임에 대해 아픔을 느낀다는 말 한마디라도 해달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국내 대표 게임사들이 게임질병 코드 등재 논란 때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고 보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게임이 활성화된 지 20년이 지나도록 산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창업자들이 보다 크게 목소리를 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직접적으로 방준혁(넷마블), 김정주(넥슨), 김택진(엔씨소프트) 등 일명 ‘3N’의 창업자를 겨냥하기도 했다. 위 학회장은 “웅진코웨이를 인수한 것 정말 아쉽게 생각한다. 넥슨의 김정주 회장도 게임업계에 다시 돌아왔으니 역할을 해야 한다. 김택진 대표도 MMORPG 개발에서 글로벌 톱레벨인데 그만한 좋은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리더들은 절대절명의 시기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임학회는 이날 올해 시도할 중점사업을 크게 ▲학문적 역량 강화 ▲사회적 공헌 ▲산업적 공헌 ▲정부와의 협력 및 정책 대안제시 등 네 개 카테고리로 나눠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사회적 공헌 부문에서 게임에 대한 인식 개선과 게임 가치에 대한 확산을 촉구했다. 올 초 CES 등에서 던진 주요 IT 아젠다를 보면, 결국 이들 하드웨어와 플랫폼 위에 얹힐 콘텐츠로 ‘게임’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위 학회장은 “자율주행차나 폴더블폰 등 디바이스나 플랫폼에 무얼 얹을 것인가. 결국 게임”이라며 “돌고 돌면 결국 게임으로 오게 되어 있는데 진화의 과정에서 게임 이슈가 빠져 있는 게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 중소 개발사와 스타트업 등 게임 산업 생태계 복구를 위한 노력이나 확률형 아이템, 웹보드 게임에 대한 문제 대응과 대안 모색도 올해 끌고 갈 이슈로 언급했다. 게임산업법도 규제보다는 진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확률형 아이템의 경우와 관련해서는 “언제까지 확률형 아이템에 기반해서 게임 IP를 전개하는 것이 맞나”라며 “작년에 3N 중심으로 일정한 노력이 있었어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확률형 게임의 확률 정보 공개를 강제하려는 규제 움직임에 대해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위 학회장은 “공정위는 메이저 기업과 중소 개발사 간 불공정 거래 문제를 해결하는 등의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달라”며 “국내업체는 대부분 (자율규제로) 지키고 있는데 공정위가 ‘확률 공개-비공개’ 이슈로 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회장 취임식에는 이례적으로 박양우 문화체육부 장관이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박 장관은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예술경영학과 교수를 거쳐 부총장직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이날 취임식에서 “게임의 인문학적 가치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게임이 삶이고 삶이 게임인 시대에 살고 있는데 문화레저로 자리잡은 게임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 재고와 사회적 가치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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