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IT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을 꼽으라면 쏘카의 이재웅 대표가 1순위일 것이다. 국내에서 ‘타다’라는 모빌리티 서비스를 두고 사회적 논쟁과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 이 중심에 이 대표가 있기 때문이다. 쏘카는 타다를 운영하는 VCNC의 모회사다.

페이스북을 통해 쏟아놓는 이 대표의 발언은 하나하나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됐고, 사회적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 대표의 발언에 타다를 반대하는 측은 말할 것도 없고 타다를 옹호하는 측에서도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죽음을 예고하고 부추기고 폭력을 조장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죽음을 중계하고 문제 제기의 하나의 방식으로 인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발언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그런 의미로 말한 것이 아니겠지만, 이 발언들은 고인이 된 택시기사들을 모욕하는 듯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혁신 모빌리티 산업의 대표주자인 이 대표의 생각과 방향이 매우 중요함에도 ‘관종(관심을 받기 위해 과장되게 말하는 사람)’으로 치부하는 경향도 있다.

이 가운데 16일  이 대표가 언론과 대중 앞에서 자신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단법인 오픈넷이 주최한 ‘타다금지법을 금지하라’ 대담회 자리에 이 대표가 참석한 것이다. 오픈넷 박경신 이사와 이 대표는 두 시간 가까이 대담을 펼쳤는데, 이를 통해 이 대표가 갖고 있는 생각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타다는 공유경제인가

흔히 “타다는 유사택시, 쏘카는 그냥 렌터카일 뿐 공유경제와는 관계가 없다”는 말을 하는 분들이 많다. 사실 우버나 에어비앤비를 기준으로 공유경제를 정의하면 타다나 쏘카는 공유경제와 거리가 있어 보인다. 개인이 보유한 자동차나 부동산과 같은 자산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자원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자원을 구매해서 임대하는 형태다.

이재웅 쏘카 대표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공유경제를 좁게 해석하지 않는다”면서 “저희는 대량생산, 대량소유라는 기존 시스템에 반해 소유를 같이 하고 나눠쓰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공유경제라면 기존 자원을 공유해서 줄여야 하는데 타다나 쏘카는 계속 새로운 자원을 구매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일시적으로 자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안착되고 나서는 자원이 줄어드는 효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반복해서 타다나 쏘카를 서비스하는 자신들의 미션이 “차량의 소유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택시업계와의 갈등

이 대표는 현재의 상황을 택시업계와 타다의 갈등으로 규정하는 관점에 대해 불편함을 나타냈다.


“똑같은 시장에서 기존 사업자와 새로운 사업자가 경쟁한다면 갈등이겠지만, 저희가 과연 그런 상황인가?”

이 대표는 택시와 타다는 경쟁관계가 아님을 줄곧 강조해왔다. 타다는 택시가 아니라 차량 소유문화와 경쟁한다는 주장이다.

사실 이 대표의 이런 주장은 외부에 크게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장기적으로야 이 대표 생각처럼 갈 수도 있겠지만, 당장 소비자들은 택시와 타다 중에 무엇을 탈지 선택하고 있고, 그것은 택시와 타다가 경쟁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표는 “대형 할인점과 전통시장이 경쟁하는 듯 보였지만, 대형 할인점 규제한다고 전통시장이 살아나지 않고 이용자들은 온라인에서 구매한다”면서 “단순히 기존 산업과의 갈등으로만 보는 건 좁게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연하겠지만, 정부가 택시업계 보호를 위해 타다를 막는 것에 대해선 목소리를 키웠다. 이 대표는 “공유경제나 AI, 4차산업혁명은 우리가 아무리 막으려고 해도 온다”면서 “기존에 있는 면허나 제도가 지대추구처럼 됐는데, 과연 이것을 보호하는 것이 맞느냐, 이것을 과도하게 보호하게 되면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산업이 나올 수 없는 것 아닌가”라고 강변했다.

타다는 노동자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플랫폼과 관련해서 최근 가장 부각되는 문제는 노동이다. 플랫폼 노동자 양산이 사회적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에 대한 문제다.

노동계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플랫폼 노동을 ‘악’으로 규정하는 경향이 있다. 기존 정규직과 달리 일자리가 보호되거나 4대보험이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플랫폼이 질 낮은 일자리를 양산한다고 본다.

반대 측에서는 플랫폼 노동으로 일자리의 절대 숫자가 늘고 노동자가 원할 때만 원하는 만큼 일하는 새로운 노동 문화가 생기는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재웅 대표는 후자에 방점을 뒀다. 이 대표는 “과연 정규직만이 최고의 일자리인가, 사람들이 평생 주 50시간 일하고 정년 퇴임 하는 게 지속적으로 가능할까, 그 사람들이 행복한가, 그 시스템이 효율성을 가져오나”라고 의문을 던지면서 “저임금 노동자 양산, 이렇게 단편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일자리가 일거리로 대체되는 현상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처하면서 어떻게 적절한 수익을 플랫폼 참여자에게 제공할 것인지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타다기사가 법인택시보다는 50% 이상 수익이 많다”면서 “4대 보험은 법적으로 제공하지 못하지만 유사한 보장을 해줄 방법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AB5법에 대해서도 우호적으로 바라보는 듯 보였다. AB5법은 플랫폼 내 노동 공급자가 완전하게 자유롭지 않다면 법적으로 근로자성을 인정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상해 및 실업보험, 유급휴직, 초과 근로수당, 최저임금, 의료보조금 등을 받을 수 있다.

이 대표는 “(플랫폼 노동자가) 특정 기업에 속해 있지 않아도, 일자리가 일거리로 변화하는 노동환경에서도 일하는 사람이 보호받을 수 있는 법안은 시급하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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