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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기업용 IT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출범시켰다. 지난 5월 카카오 내  사내 독립기업(CIC)으로 조직 개편됐던 AI랩이 분사한 것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일반 기업들이 카카오가 사용하는 기술을 비즈니스에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 측은 “합리적인 비용과 안정성, 편리성을 갖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큰 엔터프라이즈 IT 시장에서 서비스형플랫폼(PaaS),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분야의 대표 사업자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스마트 스피커, 로봇 등과의 연계를 통해 엔터프라이즈 IT 시장의 혁신을 가속화 하겠다고 설명했다.

‘슬랙’과 같은 기업용 메신저 사업도 준비 중이다. 회사 측은 “기업이 원하는 보안과 관리 기능을 추가해 업무용으로 적합하면서도 편리함을 갖춘 서비스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인공지능과 고도화된 검색 기능을 기업용 메신저와 함께 제공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던 IT기업이 B2B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낯선 광경은 아니다. 이처럼 기업용 IT 시장이 워낙 크고 수익성이 좋은 분야기 때문이다. 오히려 카카오의 진출이 좀 늦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아마존웹서비스(AWS)를 들 수 있다. AWS는 e커머스 사업을 하던 아마존이 2006년에 처음 선보인 클라우드 기반의 B2B 서비스다. e커머스 사업을 위해 내부적으로 구축한 시스템을 외부에 팔기 시작한 것이다. 일반 기업에 데이터 저장공간(스토리지)을 빌려주는 서비스인 S3에서 시작해서 가상 서버 컴퓨터를 제공하는 EC2가 출시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13년이 지난 현재 AWS는 현재 아마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동시에 가장 수익성이 좋은 사업이다. 지난 3분기 전년동기 대비 35% 성장한 90억 달러(약 11조원)의 매출과 22억 달러(2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이는 아마존 전체가 올린 영업이익의 71%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내 회사 중 네이버와 NHN 등도 이미 기업용 IT 시장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는 내부 IT서비스를 담당하던 NBP(Naver Business Platform)를 이용해 이 시장에 참전했다. NBP 역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사업을 펼치는데, 일반적인 인프라 클라우드뿐 아니라 네이버 지도, 파파고(자동번역), 클로바(AI)처럼 네이버가 대중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다른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게임 사업을 하는 NHN도 ToastCloud(토스트클라우드)라는 이름으로 기업용 IT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KB국민은행이 ToastCloud를 도입해 눈길을 끌었고, IT시스템뿐 아니라 협업 솔루션과 같은 애플리케이션까지 제공한다.

카카오가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기반의 B2B IT사업을 시작한 만큼, 데이터센터 건립 여부에도 눈길이 쏠린다. 국내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펼치는 대부분의 기업은 대부분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NBP나 NHN과 같은 국내기업은 물론이고 AWS,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등 외국계 기업도 마찬가지다. 구글도 내년 초 국내에 데이터센터 리전을 건립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아직 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지 않고 타사의 IDC를 빌려서 내부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남의 데이터센터 빌려서 클라우드 사업을 펼치는 B2B IT기업은 흔치 않다는 점에서 카카오도 자체 데이터센터 건립을 피하기 쉽지 않을 듯 보인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