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정말 다른 은행을 보여줄까

토스뱅크 컨소시엄(이하 토스뱅크)이 재수 끝에 제3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이제 은행 서비스를 위한 인력 및 물적 설비를 구축하면 본 인가를 받게 받고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1, 2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KT와 카카오라는 대기업에 근간을 두고 있는 반면 토스뱅크는 스타트업인 토스(비바리퍼블리카)에 기반을 두고 있다. 과연 토스가 스타트업답게 선배들은 제공하지 못했던 저세상(!) 뱅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토스는 어떻게 예비인가를 받았나

토스는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에 한 번 떨어진 재수생이다. 당시 심사를 맡은 금융위 외부평가위원회는 토스뱅크에 대해 “지배주주 적합성, 자금조달능력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탈락 이유를 밝혔다.

당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토스 상환전환우선주(RCPS)였다. 그간 토스의 투자자는 대부분 RCPS를 들고 있었다. RCPS는 투자자가 투자원금의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상환권)과 의결권 없는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전환권)을 모두 가진 주식이다. 스타트업 투자가 워낙 위험성이 높은 일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안정성을 다소 보장해준다는 측면에서 관련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투자방식이다.

문제는 국제회계기준(IFRS)에서 RCPS를 부채로 분류한다는 점이다. 투자금이 부채로 분류되면서 토스는 은행업을 하기 위한 재무건전성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1차 예비인가를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토스는 곧바로 문제를 해결했다. 주주의 동의를 얻어 RCPS를 전환우선주(CPS)로 전환했다. CPS는 국제회계기준으로도 자본으로 잡힌다. 덕분에 재무건전성 문제가 해결됐다. 투자자들 입장에서 보면 여차하면 돌려달라고 할 수 있는 권리(상환권)를 스스로 버린 셈이다. 토스뱅크 설립에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한 선택으로 보이는데, 그만큼 토스 투자자들이 토스뱅크 설립에 기대를 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토스뱅크는 얼마나 다를까?

정부가 인터넷 전문은행이라는 새로운 은행을 제도화 한 이유는 은행 서비스를 서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기존 시중은행은 안정적인 고신용 저금리 대출 서비스만 제공했다. 이 때문에 자영업자를 비롯한 많은 서민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웠다. 중금리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기관이 많지 않기 때문에 고신용자가 아니면 중신용자들도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 했다.

정부는 인터넷 전문은행에 중금리 중신용 시장을 개척해 줄 것을 주문했다.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는 이런 요구를 실행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아직 기대만큼 큰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물론 데이터가 쌓일수록 더 많은 중신용 중금리 상품이 나오겠지만, 중신용자들의 마음은 급하다.

토스뱅크는 이런 서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

토스뱅크 측은 자신감이 보이고 있다. 스스로 ‘2세대 챌린저 뱅크’라며 기존 인터넷 은행이 만족시키지 못한 고객을 포용하고, 새로운 기술혁신을 통해 기존에 불가능했던 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이력이 부족한 1200만명, 소상공인 600만명 등 경제인구의 23%를 차지하지만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1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토스 측은 자사의 강점을 ▲포괄적인 금융 데이터 보유 ▲혁신 상품 출시 경험 ▲압도적인 사용자 경험 ▲혁신적 조직구조 등 네 가지로 꼽았다.

우선 토스 서비스를 통해 쌓은 데이터가 존재한다. 토스는 송금, 카드조회, 금융상품 판매대행, 투자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왔고, 이 과정에서 금융 데이터를 다수 쌓았다. 다른 금융사들은 특정 분야의 데이터만 쌓이지만 토스는 저축, 대출, 투자 등 30여개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종합적인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자평했다.

또 지금까지 간편송금, 무료신용등급조회, 카드 및 대출 맞춤 추천 서비스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인 경험이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런 증명된 역량이 향후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를 받은 후에도 혁신적인 금융상품을 출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사용자 경험 면에서는 “오직 고객 관점에서 서비스 경험(UX)을 설계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UX가 1000만명이 넘는 사용자의 선택을 받은 이유라는 것이다.

토스 측은 대기업과는 다른 조직 구조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토스는 애자일 조직 구조를 강조했다. 사업단위 자율과 책임을 부여해 스프린트 방식으로 서비스를 1~2주 단위로 출시(개선)한다고 한다.

토스 이승건 대표는 “토스뱅크는 기존 금융권이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기존에 불가능했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포용과 혁신의 은행이 되고자 한다. 새로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대한 기대와 성원에 혁신으로 보답하겠다”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