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와 지사(지점)를 연결하는 광대역네트워크(WAN) 시장이 소프트웨어 기술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관련업계의 지형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큰 성장세가 점쳐지는 소프트웨어정의광대역네트워크(SD-WAN) 시장에 전세계 20여개 기술기업들이 뛰어들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VM웨어가 WAN 시장 ‘리더(Leader)’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VM웨어(CEO 팻 겔싱어)는 10일 가트너가 최근 발간한 ‘2019 매직 쿼드런트 WAN 엣지 인프라’ 보고서를 공개하고, 올해로 2년 연속 리더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실행력과 비전 완성도 부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WAN 엣지 인프라 시장 리더 플레이어로 VM웨어와 실버피크 두 기업이 지목됐다.

실버피크는 아직까지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지 않은 기업이다.

VM웨어는 2년 전 SD-WAN 전문기업인 벨로클라우드를 인수하면서 WAN 인프라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실버피크와 함께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이 시장에서 리더 입지를 유지했다.

이와 관련해 산제이 우팔(Sanjay Uppal) VM웨어 부사장 겸 벨로클라우드 비즈니스 부문 총괄 사장은 “이번 가트너 WAN 엣지 인프라 부문에서 2년 연속 리더로 선정돼 기쁘다”며, “업계에 최초로 선보인 VM웨어 벨로클라우드 SD-WAN은 최신 시큐어 액세스 서비스 엣지(Secure Access Service Edge, SASE) 솔루션과 하이퍼스케일 SD-WAN 아키텍처를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 네트워크를 가능하게해 업계를 멀티클라우드 단계로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VM웨어 벨로클라우드는 전세계 170개국 15만개 넘는 지점에서 사용되고 있다. 가트너는 5500여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물리·가상화 기반의 클라우드 게이트웨이와 오케스트레이션을 사용, 클라우드와 매니지드서비스제공업체(MSP) 호스팅, 클라우드 호스팅이 가능한 다양한 구축방법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과 전세계 1000여개 넘는 지점 구축사례를 바탕으로 대규모 구축역량이 검증돼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다만 전문 보안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하지 않고 파트너 가상화 인스턴스 방화벽이나 클라우드 보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과, IPv6을 기본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주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두드러진 점은 지난해 리더 위치에 있었던 네트워크 시장 전통의 강호인 시스코가 챌린저(Challenger)로, 챌린저 그룹에 있던 WAN 인프라 분야 전문기업인 리버베드는 니치(Niche) 플레이어로 자리를 옮겼다는 것이다.

시스코는 지난 2017년 빕텔라를 인수하면서 SD-WAN 시장에 뛰어들었다. 전세계 2만여 SD-WAN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가트너는 시스코가 기존 ISR 통합 서비스 라우터를 기반으로 10만여 WAN 엣지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빕텔라 기반 SD-WAN 고객사는 800여개, 머리키 MX 기반 SD-WAN 사용자는 1만3000곳으로 주로 보안 어플라이언스로 구축돼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렇게 시스코는 빕텔라뿐 아니라 머라키, 그리고 기존 ISR을 바탕으로 SD-WAN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광범위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플랫폼이 중복돼 있는 동시에 통합되지 않았고, 라이선스 체계도 복잡한 측면이 있다고 가트너는 지적했다.

또한 가트너는 ISR 라우터의 IOS XE 플랫폼에서 빕텔라가 제공하는 시스코 SD-WAN의 안정성과 확장성 문제를 지적하는 한편, ISR 기존 고객들이 빕텔라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플랫폼을 업그레이드 해야한다고 분석했다.

시스코는 한국에서 다양한 소프트웨어정의(SDx) 네트워크 플랫폼 사업으로 꽤 성과를 올리고 있다. 글로벌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 국내 대기업에 대규모 SD-WAN 구축 사례를 확보하고 있다.

리버베드는 국내 WAN 가속 인프라 시장에서 많은 고객을 확보하면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해온 기업으로, 2016년 SD-WAN 업체인 오시도를 인수했지만 각광받는 SD-WAN 시장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리버베드는 올해 버사(Versa)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SD-WAN을 OEM 재판매하기로 하는 사업 결정을 내렸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본격적인 SD-WAN 사업을 준비하고 있던 와중에 본사에서 갑작스럽게 한국 지사를 철수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현재는 국내 파트너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매직 쿼드런트 비저너리 플레이어였던 케이토네트웍스와 니치 플레이어였던 포스포인트는 올해에는 사라진 반면에, HPE 아루바가 니치 플레이어로 새롭게 등장했다.

비저너리에는 버사와 클라우드지닉스, 아리야카 그리고 챌린저에는 포티넷, 시스코, 시트릭스, 화웨이가 안착했다. 특히 니치 쿼드런트에는 주니퍼네트웍스, 오라클(탈라리네트웍스), HPE 아루바, 누아지네트웍스, 바라쿠다, 리버베드 등 10개 기업이 포진해 있어 SD-WAN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증가하고 회선 비용과 운영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다 보안 문제도 가중되면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최근 SD-WAN이 부상했다.  가트너, IDC 등 시장조사기관들은 몇 년 전부터 SD-WAN 시장이 연평균 6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SD-WAN은 가상화 기술로 WAN을 하나의 논리적인 네트워크로 손쉽게 구축·관리할 수 있게 한다. 본사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환경에 있는 컨트롤러가 다양한 지점 네트워크 장비들을 통합 구성, 제어할 수 있어 관리자는 개별 장비를 일일이 구성하고 관리할 필요가 없어진다. 새로운 기능과 정책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던 네트워크의 회선 고비용 문제와 복잡성을 해결해 민첩성을 높이고 인프라를 간소화하면서도 보안성까지 충족해 디지털 비즈니스 환경 요구에 맞춘 WAN 네트워크·보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최근 SD-WAN은 고도의 보안 기능이 통합 제공되면서 지사와 지점 사용자들의 안전한 액세스를 지원한다는 점이 부각되며 SASE(새시) 기술로 새롭게 불리고 있기도 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