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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에서 NHN이라는 회사는 약간 애매한 이미지다. NHN의 태생은 한게임이니까 일단은 온라인(모바일) 게임회사인데, 뭔가 그냥 게임회사는 아니고 하도 이것저것 다양한 사업을 펼쳐서 딱 손에 잡히는 이미지나 브랜드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6년 전 네이버와 분리된 후 NHN의 모습은 다소 이상했다. 관련 없어 보이는 회사들을 다수 인수했다. 음원 서비스 벅스가 있는 네오위즈인터넷을 비롯해 KCP, 티켓링크, 여행박사, 고도몰, 다이퀘스트, NOUVOLUTION(미국 의류 ERP 회사) 등 다양한 회사를 인수했다. 국내외 회사를 가리지 않았고, 분야도 특정돼 있지 않았다.

이런 모습을 보며 의아해하는 시각이 많았다. NHN의 움직임에 하나의 전략이나 방향이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엄청나게 다양한 NHN의 서비스에 대해 정우진 대표가 설명하고 있다.

2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는 ‘NHN FORWARD 2019’라는 행사가 열렸다. NHN 그룹 내 사업 부문별 주요 기술 공유를 비롯해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 소통하고자 마련된 자리다. 내부 직원들을 위한 콘퍼런스인 셈이다. 사전등록을 마친 약 2000여 명의 내·외부 개발자 및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게임, 클라우드, 머신러닝, 빅데이터 등에 대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정우진 NHN 대표는 이 자리에서 “처음에 게임산업과 연관 없는 신사업을 펼치면서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해 대내외적으로 크고 작은 우려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우리만의 속도로 조금씩 차근차근 NHN의 성과를 만들었다”면서 “지난 6년간 IT 트라이앵글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IT 트라이앵글이란 ▲모든 서비스의 시작과 핵심이 되는 ‘기술’, ▲개인의 일상을 보다 윤택하게 책임질 ‘결제와 데이터’, ▲평범한 오늘을 특별하게 만드는 즐거움 ‘콘텐츠’ 등이다. 무분별하게 보였던 수많은 인수합병이 이와 같은 세 개의 축을 중심으로 한 전략이었다는 설명이다.

NHN 정우진 대표

우선 기술적 측면에서는 클라우드에 많은 투자를 진행했다고 정 대표는 설명했다. NHN은 국내 기업으로서는 일찍부터 자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고 TOAST 클라우드라는 이름으로 서비스해왔다. 정 대표는 “2014년 토스트 클라우드의 첫선을 보이고, 2015년 통합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했다”면서 “이제 AWS와 경쟁하는 리딩 서비스가 됐고, 최근에는 금융권에서도 사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토스트 클라우드는 모든 기술의 시작”이라면서 “토스트 위에서 IoT, 게임, 워크플레이스 등 다양한 기술 비즈니스가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언급한 트라이앵글의 두 번째 축 ‘개인의 일상을 보다 윤택하게 책임질 ‘결제와 데이터’를 대표하는 것은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다. NHN이 결제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데이터 때문이다. 정 대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결제는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 영역”이라면서 “점심으로 어떤 메뉴를 먹는지, 커피는 뭐 좋아하는지, 여행은 어디로 가는지 등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 데이터가 축적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데이터를 분석하면 이용자의 취향을 알 수 있고, 이는 광고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 대표는 “데이터와 광고는 커머스와 사업적 선순환이 일어난다”면서 “축적된 데이터는 NHN고도의 사업  파트너가 매출을 확대하고자 할 때 활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 번째 축 ‘평범한 오늘을 특별하게 만드는 즐거움 ‘콘텐츠’는 NHN의 핵심 사업인 게임과 벅스, 코미코(웹툰) 등이 포함된다. 정 대표는 “우리는 IT를 기반으로 일상의 사람들과 대화하겠다는 목표”라면서 “NHN 콘텐츠는 우리의 일상을 풍부하고 즐겁게 만드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NHN의 미래에 대해서는 AI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NHN의 무한한 가능성을 AI 기술과 매칭해, 사람과 세상을 연결하는 일상 속의 가치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NHN은 최근 AI 바둑 ‘한돌’을 서비스하고 있다. 한돌은 최근 세계 AI 바둑 대회에서 4강에 오른 바 있다. 한돌은 다음달 18일 AI와의 바둑대결에서 마지막 승리를 거둔 이세돌 9단의 은퇴 대국을 펼치기도 한다.

정 대표는 “일상 속에서 AI가 재탄생돼야 한다”면서 “AI를 위한 AI 프로젝트가 아니라 AI를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하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NHN은 AI 기술력과 서비스 확장을 위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머신러닝 인재 발굴 투자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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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