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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3N이라는 표현이 있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이 주인공이다. 시대에 따라 세번째 N 네오위즈이기도 했고, NHN이기도 했지만, 이제는 넷마블로 정착됐다.

3N 지난 20 한국 게임산업을 상징하는 기업이다. 이들은 한국에서 온라인 게임이라는 산업을 개척하고, 성장시켜왔다. 그 과정에서 개척자의 고난을 겪었고, 달콤한 열매를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에 유저들 사이에서 3N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과거의 성공방식을 반복하다보니 참신성이 떨어지고, 수익만 추구한다는 비판이다. 새로운 기술에 기반을 둔 유저 경험이나, 게임 자체의 재미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도 자주 나온다. 

지난 주말 지스타가 끝나고 부산에서 서울로 돌아왔는데도 기억에 남는 회사가 있다. 펄어비스와 크래프톤이다. 엄청나게 화려한 부스를 꾸린 것도 아닌데, 관람객의 눈을 붙잡았다. 마치 요란한 파티 속에서, 단정하게 차려 입은 모범생이 오히려 주목받은 느낌이랄까.

시장을 쫓아가는 게임사가 아니고, 시장과 기술을 선도하는 개발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모범적인 발언은 정환경 펄어비스 프로듀서(PD) 것이다. PD 신작붉은사막 개발을 총괄한다. 그에게 지난 지스타 현장에서펄어비스가 어떤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느냐 물었더니 치의 고민도 없이펄어비스가 개발사로 남길 바란다 말했고 이어시장과 기술을 선도하는 개발사가 됐으면 좋겠다 덧붙였다.

펄어비스는 창립 이래검은사막 하나를 개발, 서비스해온 회사다. 남들과 조금 다른 점은 자체 개발한 엔진을 써서 게임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대형 게임사도 상용엔진을 개발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는 상황에서, 신생 게임사의 자체 엔진 개발은 하나의 승부수였다. 모바일 MMORPG 트렌드가 되던 , PC 온라인에서 먼저 시작해 모바일, 콘솔 등으로 영역을 넓혔고 글로벌 진출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왼쪽부터)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펍지주식회사(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성공담은 올해 지스타에서 4 만에 신작개를 선보이게 동력이 됐다. 붉은사막을 비롯해 섀도우 아레나, 플랜8, 도깨비 작품 모두모바일 퍼스트 아니다. PC온라인이나 콘솔을 먼저 준비하며, 글로벌 진출을 고려했다. 신작 발표는 유튜브로 세계에 생중계 됐다. 아예 새로운 엔진을 만들어 적용했으므로차세대 게임 맞는 고스펙을 갖출 것이라는 예고도 했다.

중에서도 이제는검은사막 하나의 IP(지적재산권) 보고, 이를 확장해 펄어비스의 세계관을 넓히는 시도를 한다는 것이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섀도우 아레나는 검은사막의 게임 요소를 발전시켜, ‘액션 배틀로얄이라는 다른 장르로 떼어왔다. 붉은사막은 검은사막의 프리퀄 개념으로, 전작의 분위기를 이어가면서도용병 수집이라는 다른 형태의 게임 규칙을 접목시킨다.

개발을 강조한 다른 게임회사를 꼽으라면 크래프톤이다. 테라에서 성공한 자원을 가지고 다른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나가는 장르가 아닌, 생소한 배틀로얄 장르의배틀그라운드 북미 지역에서 인기를 얻었다. 역시, PC 온라인과 콘솔에서 시작해 모바일로 옮겨 왔으며, 자신 있는 장르의 개발에 도전하는 스튜디오와 연합군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크래프톤은 올해 지스타에서 단일 회사 브랜드가 아닌각자의 개성을 가진 여러 게임 제작 스튜디오의 연합이라는 의미를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크래프톤의 메시지는, 그래서 개의 청중을 상대로 한다. 하나는 게임 축제를 찾은 관람객이지만, 다른 하나는 개발자다.

최고로 있는 판을 깔고, 믿어 테니 개발 공동체 안에서 진짜 제대로 게임을 만들자는 이야기다. 개성을 가진, 남다른 게임을 만들고픈 개발자들은 크래프톤 연합의 스튜디오에 합류하라는 구애를, 이렇게 지스타에서 대놓고 하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올해 게임 업계를 돌아다니며 가장 많이 들은 말은힘들다. 모바일 게임의 출시 주기가 짧아지면서 경쟁이 세지고, 흥행하더라도 오래 가지 않으며, 중국 게임이 몰려오고, 중국 판호가 막혀 중국 진출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맞는 이야기다. 그런데 똑같은 상황에서 누군가는 성장을 한다. 성장의 바탕이 시장을 해치는 방식이 아니라, ‘남들과는 다른 재미있는 게임 개성 있게 만들어내는데서 온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크래프톤과 펄어비스에 관심이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쩌면, 국내 게임 업계의 세대 교체가 이렇게 오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드는 과한 생각일까.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