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금융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P2P 금융 플랫폼 업체들은 더이상 대부업자가 아니다. 이젠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라는 새로운 법적 지위를 갖게 된다.

국회는 31일 본회의를 열고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하 P2P 금융법)을 통과시켰다. 2017년7월20일 법안이 처음 발의한 후 834일 만의 일이다.

이날 통과된 법안에는 P2P 금융업을 법적으로 정의하고, 금융위의 감독 및 처별 규정을 정한 것이 특징이다. P2P 금융업자의 자격요건(자본금 5억원 이상의 주식회사)과 의무규정, 허용범위 등이 명시돼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우리나라의 P2P대출시장 누적대출액 규모는 2015년 말 373억원에서 2019년 6월 말 6조 2,521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면서 “P2P대출업에 대한 규제체계를 법률에 마련함으로써 규제 공백을 보완하고 이용자 보호 강화 및 혁신금융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법 제정 취지를 설명했다.

◆기존 금융기관 P2P 금융 투자 가능

법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금융회사가 P2P 대출 연계 투자를 허용했다는 점이다. 대출 모집 금액의 40% 이내에서 대통령령으로 금융기관도 연계투자할 수 있다. 이는 P2P 업계가 학수고대 하던 조항이었다. 금융회사가 P2P 대출의 투자자로 나선다면 P2P 금융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고, 거래 규모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금융기관의 투자에 대한 논란이 좀 있었다. P2P는 개인과 개인의 거래를 연계시키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금융기관이 투자자로 들어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P2P 대출에 안정성이 최우선인 은행 등 전통 금융기관이 투자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러나 해외 금융기관들은 P2P 금융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미국 랜딩클럽이나 프로스퍼는 투자금의 상당부분이 금융기관에서 나온다. 담보가 있거나 신용등급이 높은 이들에게 낮은 금리로 대출해왔던 은행은 P2P 금융 투자를 통해 중신용자들에게 중금리로 간접 대출하는 셈이다.

◆P2P금융업체 자기자본 투자 가능

P2P 금융업체의 자기자본을 대출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지금까지는 P2P는 투자자와 대출자를 연계하는 연결자 역할만 요구받았다. 자기자본을 대출할 경우 일반 금융사나 대부업체와 다를 것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P2P금융 업체들은 업체가 갖고 있는 자기자본 안에서 대출을 실행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달라는 요구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대출 속도 때문이다.

요즘 신용대출은 전화나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몇 분안에 통장에 돈이 들어온다. 그러나 P2P 금융에서는 불가능했다. 대출을 원하는 사람은 당장 돈이 급한데 P2P 금융에 대출을 신청하면 그때부터 투자자를 모집해야 하기 때문이다. 빠른 대출이 불가능하고 이는 서비스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었다. 이

법안은 이와 같은 P2O금융업계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내용을 담았다. 법안은 모집한 투자금이 부족할 경우 부족분 내에서 자기자본을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대출 금액의 80% 이하에서만 가능하다.

◆환호하는 P2P금융업계

학수고대하던 숙원을 이룬 P2P금융업계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환호성을 질렀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 준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렌딧의 김성준 대표와 테라펀딩의 양태영 대표는 “역사적인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 제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세계 최초로 P2P금융산업에 대한 법 제정이 이루어진 만큼 향후 세계 핀테크 규제에 대한 새로운 롤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상훈 어니스트펀드 대표는 “P2P금융이 제도권 금융으로 안착함에 따라, P2P금융상품의 건전성과 공신력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면서 “개인투자한도 확대 및 투자자 보호 의무 강화를 통해 P2P투자자들은 이전보다 더욱 안전해진 투자 환경 속에서 활발한 투자활동을 영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10월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은 이후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되며, 법 공포 후 9개월 뒤 본격 시행된다. P2P금융업체들의 등록은 이보다 앞선 공포 후 7개월 뒤부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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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