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국내 10여 개 은행이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를 개시했다. 오픈뱅킹이란 하나의 은행 애플리케이션으로 여러 은행의 업무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입금, 출금, 잔액조회, 거래 내역 조회 등 6개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 각 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고객 데이터를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방식으로 타 은행에 제공한다. 이 API를 활용해 타사 고객의 계좌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시범 서비스가 개시된 이날 NH농협·신한·우리·KEB하나·IBK기업·KB국민·BNK부산·제주·전북·BNK경남은행 등 10개 은행이 오픈뱅킹 서비스를 개시했고, 나머지 8개 은행 KDB산업·SC제일·한국씨티·수협·대구·광주·케이뱅크·카카오뱅크 등도 앞으로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오는 12월 18일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핀테크 기업 140여 개도 참여한다.

최고의 앱만 살아남는다

하나의 은행과만 거래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다. 지금까지는 다양한 은행의 계좌를 모바일에서 관리하기 위해 각 은행 앱을 모두 설치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하나의 앱만으로 모든 은행의 계좌를 관리할 수 있다.

오픈뱅킹이 시작된 이 날 우리은행 ‘우리 WON 뱅킹’ 앱으로 ‘카카오뱅크’에 있는 계좌를 조회해봤다. 공인인증 등 간단한 절차를 마친 후에 계좌를 조회하고 이체할 수 있었다. 카카오뱅크 이외에 다른 은행 계좌까지 등록한다면 앞으로 우리은행 모바일 앱 하나로 모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

이런 점에서 오픈뱅킹은 은행을 무한 IT경쟁 시대로 진입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복수의 앱을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점점 하나의 앱만을 사용하게 될 것이고, 은행들은 그 단 하나의 앱이 되기 위해 더 나은 서비스와 사용자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온라인 기업의 속성이다. 대부분의 인터넷 시장에서 1위 사업자는 시장을 독점한다.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전환하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이다. 더 좋은 서비스를 비용추가 없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좋은 혜택과 경험을 제공하는 앱을 소비자는 선택할 것이다.

토스와 경쟁해야 하는 은행

오픈뱅킹은 은행 간 경쟁만 유도하는 것도 아니다. 토스와 같은 핀테크 기업도 같은 경쟁의 무대에 서게 된다.

토스는 현재도 타 은행 출금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펌뱅킹망을 이용했기 때문에 비싼 수수료를 내야 했다. 토스 측이 10회 무료 송금 이후 소비자에게 이체수수료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오픈API를 활용하면 앞으로는 이체 수수료 없는 토스 서비스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토스는 지금도 월간활성이용자가 가장 많은 금융 앱이다. 수수료까지 없어진다면 은행 입장에서는 무서운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토스 관계자는 “사실상 오픈뱅킹으로 구현할 수 있는 타 은행 출금 이체 등은 이미 토스에는 다 구현되어 있어서, 각 서비스를 더 고도화하고 더 좋은 경험으로 제공하는데 집중하고자 한다”면서 “비용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토스의) 거래량이 워낙 많다 보니 안정성에 중심을 두고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